「유다의 별」

 

 

「유다의 별」

지은이 : 도진기
편집인 : 김준혁
펴낸곳 : 황금가지
분량 : 전체 2권 약 750여쪽
2014년 7월 4일 1판 1쇄본 읽음

 

 

간만에 혼자인 시간이 생겨서 책 본 후 느낌이라도 남겨두려고 워드 창을 열고 책 제목을 적어넣었다.
「유다의 별」이라는 제목을 왜 붙인걸까? 첵을 읽으면서도 책을 다 읽고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야 그런 의문이 들다니..
나는 잘 모르겠고, 혹시나 이 책을 읽으셨거나 읽으실 분이라면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겠다..ㅎㅎ

도진기 작가의 책을 읽는건 처음이지만 현직 판사로서 추리소설을 펴낸 이력때문인지 익히 이름은 들어왔고, 전에 심야 TV프로그램에서 (책과 음식 소개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억) 패널로 나오신것도 보기도 했고.. 언젠가 꼭 읽어보리라 다짐했었는데 도서관에서 볼 만한 책을 고르던중 우연히 눈에 띄어서 읽게 됐는데 흡입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과거 한참 추리소설에 빠져 살던 시절의 한국 추리소설이라고 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남녀 육체관계가 더 많이 나오는 듯한... 장르를 의심케 하는 소설들이 대부분이었던바, 어쩌면 기대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어디 얼마나 재미지게 이야기를 풀어가나 하는 호기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도서관에는 도진기 작가의 책이 몇 종류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유다의 별」을 고른 이유는 가장 긴 장편이라서 골랐다..ㅎ (책을 잘 못 읽는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장편이나 길고 긴 이야기를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선택은 매우 잘 한 일이었던 것 같다. 작가님의 대표작이 아닌지 싶기도하고.. 영화화도 결정되었다고 하니 언젠가 이 작품의 영화 버전을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유다의 별」은 일제 강점기 시절에 종말론을 내세워 사람들을 현혹하고 재산과 여인들을 갈취했던 (지금도 그런 행태가 변치 않고 행해지고 있다는게 놀라울 뿐이다) 이른바 '백백교' 사건을 책의 전체에 배치한다. 그 역사적 사실이라는 토양위에 가상의 이야기를 겹치는 이른바 팩션의 형태를 띄고 있고, 백백교의 내용이 처음엔 소설적 허구인줄 알았는데 굉장히 상세히 기술되는바 검색해보니 1920년대에 실재로 있었던 사건인걸 알고 깜짝 놀랬다.
재산을 뺐고, 여인네를 취하는 종교집단이 그 이전에도 있었고 그 이후로도 쭉 있어오고 있지만 백백교 사건의 놀라운점은 신도들의 가치가 없어지면 살해해서 암매장하거나 생매장하는등.. 발굴된 시신만 340여구지 일본경찰의 기록에는 2천명 이상의 신도를 살해했을거라고 추정한다니 실로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하겠다.

책의 전체 흐름은 1920년대 종말을 고한것으로 알려진 백백교의 숨겨진 재산을 둘러싸고 그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과 살인들과 트릭, 반전, 반전..  그러함들로 가득하다.
사건위에 창작을 덧붙이는 팩션으로 이보다 더 드라마틱한 내용과 구성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흡입력은 가히 초일류라 할만하다. 반전에 반전이 너무 많은 아쉬움이 없는건 아니지만 2권이나 되는 책을 며칠만에 읽게 만든건 (과거 2십대에는 소설 같은 경우 매일 하루에 8권씩 읽곤 했는데 지금은 한 권 보는데 몇 달이 걸리거나 아예 중도에 작파하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며칠만에 두 권 읽은건 실로 대단한 거다..ㅋ) 도진기 작가가 가진 이야기 구성의 힘이라 할 수 있겠다. 현직 판사였고 지금은 변호사와 작가를 겸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법률적 지식과 역사적 사건들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이 이런 멋진 작품을 낳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요에 의해 지금 뭔 소린지도 모르는 철학서나 인문학서를 읽고 있다면 책장을 덮고 당장 이런 재밌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모름지기 독서란 재미로부터 출발해야 하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