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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  / 2013 

 

 

많은 것을 의도하는것이 정말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에 빠진다.
삶을 성찰하게 하고, 우리네 삶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 돌아보게 만드는 진지함을 가진 영화임에도 불현듯 스펙타클한 이미지들의 볼거리들이 상념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든 어쨋거나 이든간에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보고 난 후의 실망감 같은건 일말 없는 영화임엔 틀림 없어 보인다.

 

은유적으로 빗대거나 직설적으로 접근하거나 무언가를 얘기하고자 함은 이야기 전달 미디어의 공통된 사명이고, 이 영화는 그런 부분을 아주 능청스럽고 맛깔나게 잘 포장하여 내놓았다.
건져지는 것들은 참 많기도 많았던 영화지만 기억에 남는 건 이런 것들이다.

 

'정말로 아름다운 것들은 일부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블로그며 트윗이며 페북이며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일상을 가감없이, 또는 완강하게 꾸미며 스스로를 드러내기 좋아하는 (또는 그러해야만 하는) 현대인들에 대한 각성의 언어.
가만히 있으면 나를, 나의 삶을, 나의 지각에 대해 누가 알아줄 것인가하는 조바심과 경계의 줄타기 위에  선 삶에 울리는 자그마한 경종.

 

두 명의 셀파조차 올라가지 않는 고산준령의 험난한 눈 계곡을 뚫고 만난 사진가는 몇날 며칠을 기다렸을 한 컷을 포기한다. 그것이 그에겐 그것으로 의미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눈 아래 내려다 보이는 평지에서 사람들이 공을 차고 있다.
고통의 기나긴 여정은 마음 안에 있는 것일뿐.. 도달한 후의 뒤 돌아 보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닌 언덕을 올라온 것일 뿐임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었을까.

 

사진가는 주인공에게 내려가 같이 공을 차자고 한다. 당신이 없으면 쪽수가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나는 세상을 굴리는 커다란 수레바퀴에서 벗어나 있는 의미없는 존재요 무의미한 삶 속의 번뇌하는 개인일뿐이라고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당신이란 존재의 의미, 세상에 당신이라는 삶의 필요성에 대해 얘기하는 따뜻한 미소.
그것은 참 아름다웠던 거 같다.
그것이 가식이요 의도한 성찰이든간에 그날의 나에게, 또는 그날의 누군가에겐 아름다웠을 거라는 것..

 

그걸로 족하고 훌륭한 2시간의 마무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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