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밤의 일기랄까...
아무튼, 감사할 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책을 읽고 있던 밤이었다. 전날 비가 오고 늦더위가 부러 귀찮은 기승을 부리던 날이 급격히 식어버려 쌀쌀해지기까지 한 바람부는 날 밤. 늘 여기저기 다 열어두던 문과 창을 닫았다. 가을은 오지도 않고 사라졌다. 요조의 「아무튼, 떡볶이」 를 읽고 있었는데, 컴퓨터의 JRiver 프로그램에서 돌려놓은 파일은 영훈님이 들어보라고 보내신 작년의 가을블루스를 테마로 한 모음곡 이었다. 마크 노플러의 '블루버드' 라는 곡의 블루스 기타 연주가 전주로 흘러 나오는데 너무 재밌게 읽고 있던 책의 문장들이 눈 앞에서 사라지고 소리가 뇌리를 잠식한다. 그리고 눈물이 맺힌다. 어쩌면 살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노래를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그런 인연이 생겨남에 감사하고..
Essay & Poem & Etc
2021. 10. 15. 0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