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운 살인자」 작가 : 서미애 출판사 : 노블마인 분량 : 303쪽 2010년 7월 25일 초판 1쇄 발행본 읽음
책 제목이 낯익어서 골라잡았는데 몇 장 읽을 때까지 어디서 본 제목인지 생각이 나질 않았었다. 유오성이 주연했던 영화 <반가운 살인자>의 원작 소설이었던걸 책을 보다보니 생각이 났다. 영화를 보지 않았었으니 모를 수 밖에.. 짤막한 단편 추리소설 (모두 추리소설로 보긴 힘들지만) 10편이 실려있는 서미애 작가의 소설 모음. 작품 후기에 적은 작가의 말처럼 습작같기도하고, 뛰어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도 언뜻언뜻 비치기도 한다. 전체적인 느낌은 장편을 쓰기 위한 시놉시스 내지는 블로우업을 위한 축약본의 스케치처럼 읽혔다. 추리소설에 빠져살던 시절이나 그로부터 벗어난지 엄청 오래된 지금이나 국내의 추리소설은 여전히 내실이 빈약한듯 하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느낌이 그렇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유치하거나 선정적인 작품들 외에는 없었다면, 지금은 많이 다양화되긴 했지만 깊이있는 우러남이 보이는 작품은 아직 국내 추리소설에선 보지 못한 거 같다. 서미애 작가의 작품들은 영화나 단막극을 위한 소품들 처럼 보인다. 실제로도 많이 영화나 드라마 작품들을 써 온 작가인 듯 하다. 기승전결과 고전적 가치가 잘 어우러진 작가의 장편 추리소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루팡의 소식」 작가 : 요코야마 히데오 옮긴이 : 한희선 출판사 : 비채 분량 ; 452쪽 2007년 9월 10일 1판 1쇄 발행본 읽음
「루팡의 소식」은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인 요코야마 히데오의 데뷔작인가 보다. 무책임하게 들리는 문장이지만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으니 어쩔 수 없다..ㅋ 미유키 여사 이후의 일본 추리소설의 경향인지 아니면 그전부터 있어왔던 경향인지는 몰라도 이 작가도 미유키 여사처럼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로 불리우는 듯 하다. 「루팡의 소식」은 작가가 성공한 이후에 데뷔작을 다시 손봐서 출간한 작품이라고 적혀있다. 한 작가의 데뷔작 치고는 상당히 구성이 치밀하다는 느낌으로 읽었다. 사건은 복잡한 구성보다는 단출한 사건 개요를 지니고 있지만 15년 전의 사건을 시효마감 하루전에 맞닥뜨려 24시간안에 해결한다는점에서 나름 신선하게 여겨진다. 추리적인 면에서 사건 해결을 위해 '독자에게 모든 것을 제시하고 있는가?' 라는 추리소설의 근간적 미덕에 충실하다는 기분은 별로 들지 않지만 긴박감이 느껴지는 상황 묘사나, 현재와 15년전을 플래시백으로 챕터마다 이동시키는 짜임새는 봐줄 만하다는 기분이다. 하지만 글의 말미 전까지 별다른 인간적 감정의 따스함과는 거리가 멀게 전개되다가, 소설의 말미에 와서 갑작스럽게 인간적인 감정의 파고를 불러오는 글쓰기는 한 작가의 처녀작답다는 기분이 들었다. 사람들의 감정샘에 접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발로로 읽히기도 하고..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인간애를 지닌채 사회현상적 주제의식을 가져야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로 불러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면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에서 그런 점을 발견하려면 근간 작품을 몇 작품 읽어봐야 할 듯하다. 재미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작품이고 말미에 살풋 감동스럽기도 하지만.. 거기까지가 이 작품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골든 슬럼버」 작가 : 이사카 코타로 옮긴이 : 김소영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분량 : 526쪽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을 한 작품 더 읽었다.「골든 슬럼버」는 책을 읽기전에 영화 예고편를 먼저 본 생각이 났다. 어쨌거나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언급된 작품 중 한 작품이기에 읽어보게 됐는데.. 읽고서 느낀점은 확실히 이사카 코타로라는 작가의 작품은 굉장히 특이하다는 점이었다. 무엇이 특이한가하면 보통 특정 작가의 작품은 사람마다 지문이나 성문이 있듯이, 작가들도 문체나 글을 쓰는 성향이 내용과는 별개로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생각했던것이 매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이사카 코타로는 그 특정 성향을 가볍게 돌파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골든 슬럼버」까지 현재 네 작품을 읽었는데 작품 속 내용이나 등장 인물들을 특별출연처럼 등장 시키는 것을 제외한다면 한 작가의 작품들로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신선함 면에서 높이 사줄만하다는 느낌이다.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어서「마왕」에서 받았던 특출한 훌륭함이 느껴질까 기대를 했는데, 그런 느낌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영화화 된 것이 영향을 주었을지 모르지만 영화로 만들어지기 딱 좋은 내용전개라는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감동적이거나 음미할만한 대목은 별로 발견하지 못한 채 스토리의 긴박감과 재미에 끌려서 정신없이 읽어나가는 작품이라고 할까.. 가두 퍼레이드 행사 중 무선조정 헬기에 매단 폭탄공격으로 사망한 일본 총리의 암살범으로 지목된 주인공이 쫓기고,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사흘간을 무대로 삼는 이 작품에서 세상 모두에게 쫓기는 주인공의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면 한가한 주말 저녁 세 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커피 한잔 마시면서 신나게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 백수가 된 터라 일을 구하기 전까지 도서관 출입이 어렵게 됐다. 당분간 책 읽기는 중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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