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사진책과 함께살기」

빨간부엉이 2011. 1. 1. 21:44


「사진책과 함께살기」

지은이 : 최종규
출판사 : 포토넷
분량 : 311쪽
2010년 5월 1일 1판 1쇄본 읽음



인천 배다리 헌책방 골목 초입에 있다던 '사진책 도서관' 에 언젠가 가봐야지 벼르고만 지냈는데..
드뎌 큰 맘 먹고 낼 아침 일 끝나고 나가면서 들러 보리라 작정하고 문을 여는지 전화를 해봤더니 결번이라고 나온다.
전화번호를 찾아보려고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못찾겠어서.. 도서관장 최종규씨가 꾸리는 두 곳의 카페에 가입을 하고 정보를 찾아봤지만 알아낼 수가 없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문을 연다고 나와있긴한데 아무래도 신년 초 휴일이다보니 무작정 갔다가 추운 날씨에 헛걸음 할까 두려워 최종규님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충주의 산골로 이사를 했단다.
이럴수가..ㅠㅠ

「사진책과 함께살기」라는 책을 서점에서 살짝 보다가, 도서관에서 빌려서 정독을 했다. 책을 읽고서 도서관에 꼭 가야지 생각했었는데 결국 가보지 못하고 도서관이 사라진 셈이다. 어쩌면 국내 유일하며 최고의 사진책 도서관이었을텐데..
대신 나도 앞으로 살림을 조금씩 거덜내어 사진책을 한권씩이라도 사보기로 결심해본다.
「사진책과 함께살기」는 인천의 골목길을 담아내며 사진을 찍고, 헌책방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고, 사진책을 모아 모아 도서관을 꾸려가던 최종규씨의 사진책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있는 책이다.
자신이 만들어낸 언어로 쓰인 글이 좀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예쁘게 단장된 듯한 언어 구사와 정갈한 어휘의 나열이, 보는 내내 미소짓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취미이든, 사명감이든.. 도서관을 꾸려가며 모아온 책들 중 엄선하여 소개하는 귀한 사진책에 대한 이야기와, 헌책방과 사진책에 얽힌 사연들을 이야기하는 애정어린 꼭지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사진에 대한 개인적 철학등이 나른한듯하며, 때론 예리하게 녹아있다.

좋은 글을 쓰려면 타인의 글을 많이 읽어야하며,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기존의 음악을 많이 들어야함은 당연한 이치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장비는 넘쳐나게 마련들 하면서 사진책을 읽거나, 사보거나, 찾아 보는데 인색하기만 한것이 또한 우리네 현실임을 저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네의 생각에 동화되면서 나는 반성의 시간을 가져본다. 사진 찍으러 어슬렁 거리고 다니는 걸 좋아하면서도 누군가의 사진에 애정어린 시선과 그이들이 사진에 담고자했던 이야기 읽어내기를 위한 노력을 해본적이 있기는 했던가 하는..
「사진책과 함께살기」라는 책을 반드시 읽어볼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저자가 바라는 건 어쩌면 무관심하게 나온채 잊혀지고, 절판되어버리는 세간의 사진책 역사에 대한 관심을 촉구함이 더 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사진책들 중 대부분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당장 쉽게 구입해서 볼 수 있는 것들도 많다.
관심을 가지고 시작해보기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안도감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