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오기傳 」
「 미오기傳 」
글쓴이 : 김미옥
펴낸곳 : 이유출판
분량 : 279쪽
2024년 5월 30일 초판 2쇄 발행본 읽음
전주에 가니 색시가 도서관에서 신청해서 받아둔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 미오기傳 」 이라는 제목에 부제로 '활자 곰국 끓이는 여자'가 붙어있었다. 양장본의 단정함에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표지가 눈을 사로잡았다. 조금만 읽어봐야지 했는데... 한달음에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다 읽고서 궁금해서 작가에 대해 찾아보니 유튜브에 인터뷰 영상도 몇 개 보이고, 무엇보다 페이스북에서 굉장히 유명한, 문화나 도서의 평론이나 알려지지 않은 도서에 대한 알리미의 역할로 유명한 분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일단 친추는 했는데 받아주실지는 모르겠다..ㅎㅎ
책 제목이 「 미오기傳 」 인 만큼 이 책은 저자인 김미옥님의 살아온 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세이다. 문장은 담백 간결하고 때론 자극적이고 일부의 남성들 시선으로 보기엔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들도 담뿍 담고 있다. 성적 편향에 시달리는 남자들이 본다면 어쩌면 부들부들 떨지도 모를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인생 행보를 살아오셨고 행보에 걸맞은 삶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에세이를 표방하고 나온 만큼 독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또는 시간을 지불하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가는 도서로써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 미오기傳 」 은 그런 부분에서 '지나치게' 괜찮은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성 중심의 서사와 삶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안토니아스 라인>이나 정세랑 작가의 「 시선으로부터」 가 상기되기도 하는데, 뭐 어쨌거나 이런 것 저런 것 다 떠나서 이 책 「 미오기傳 」 은 굉장히 재밌다.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은 글이, 작가의 삶이 곰국처럼 우러나서 전달되는 시간이 감탄스러우면서 흥겹다. 이 한 권의 에세이는 어쩌면 한판 푸닥거리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질곡 많은 인생에 대해, 여성이라는 약자로 살아남아야 했던 세월에 대해,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앞으로 더 나아가고 변해가야 하는 평등의 세상에 대한 한 판 굿처럼, 이 한 권의 짧은 이야기들은 어쩌면 광기로 펄떡인다. 긴 시간 후에도 지금의 강렬한 생명력은 유지될 것 같다.
동 시간대에 출간된 서평 모음집인 「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도 조만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