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 - 잠시지만 짜릿한 의식의 자유를 맛보다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2006)
일단 소설 원작이 존재하는 영화는 소설을 보고서 보면 대부분 실망하기 마련이고, 소설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그래도 좀 나은편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서 소설을 보기가 좀 곤혹스러워진다는 문제점도 안고있다.
어찌보면 다행이랄까.. [다빈치 코드]를 계속해서 보려고 했지만 사서 보긴 좀 본전생각이 날 것도 같고, 책의 디자인도 중요시하는편인데 책 자체가 너무 촌스럽게 출판이되어서 손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도서관에서 빌려라도 보려고 했지만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대출중이어서...
어둠의 경로를 통해 텍스트로 된 책을 다운받긴했지만 컴퓨터로 영화와 만화를 보는건 좋아하지만 일반 책 만큼은 컴퓨터로 도저히 볼 수 없더라는..
구닥다리 PDA에 E-Book기능이 있어서 써볼려고 했는데 잠시 사용해서 몇 장 볼때까진 좋았는데.. (방전되면 안의 데이터가 다 날아가는 것이라) 나중에 다시 설치해서 시도해보려고했것만 무슨 이유에선지 포트가 전혀 개방이 안된다고만 나와서..
결론은 책으로의 [다빈치 코드]는 아직도 보지 못하고있다는... 그리하여 다들 실망스럽다고말하는 영화 <다빈치 코드>가 내겐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는.. 그것이다. ^^
뭐 책과 영화의 내용이 많이 다르다고들 얘기하던데, 촬영장소의 협조도 거의 되지 않았다고하고, 전세계 상영을 염두에 두었다면 그 내용을 어느정도 영화적으로 단축/수정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생각은하는데, 책을 보지 못했으니 그 차이점에 대해서는 나중에 책을 보고나서 코멘트하기로하고.
극장에서 만나본 <다빈치 코드>, 그 영화안에서 조금 당황스러웠던것은 수천년 비밀스럽게 감춰온 것들을 단 며칠만에 풀어내고 찾아낼 수 있다는 그 놀라운 주인공들의 능력에 대해 당황.. 어쩌면 감탄. 줄거리야 어차피 나는 줄거리 같은 것을 얘기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좋은 세상이 되어서 인터넷 잠깐만 검색하면 줄거리 같은것이야 얼마든지 알 수 있는것이므로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영화 안에서 내가 건질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것인가의 문제일터.
<다빈치 코드>에서 정말 흥미로웠던 것은... 아니 흥분되었던것은 스릴러적인 요소도 아니고, 오드리 토투의 미모도 아니고, 시각적인 볼거리들도 아니었다.
그것은 역시나 논란이 되어온 것들.
'성배'에 대한 그동안의 생각들을 뒤엎는 발상의 놀라움이나, 그 발상으로부터 이야기를 끌어가고 맞춰가는 지적능력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관심이 갔던것은 이안 맥켈런이 연기한 이른바 '선생'이라는 존재가 피력하고 추구해가는 논점이 내 의식을 사로잡았는데..
그의 논점대로라면 서구인들이 가지고 있는 '원죄의식'을 성배를 찾아내고 자신의 논점이 진실임을 세상사람들이 알게됐을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것이라는 얘기는 무척이나 흥분되는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기독교의 존재가치의 절대적 힘인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태초로부터 그리고 예수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죄의식' 그 모든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그 논지가..
왜 기독교에서 <다빈치 코드>의 제작에 대한 방해와 상영금지신청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거 같았다.
이미 서구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이 땅과 이 땅을 뒤덮은 저 수많은 십자가의 무덤과도 같은 이 땅위의 의식안에서 우리도 '의식의 자유'를 100%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감안했을때, 설령 단지 그것이 한 작가의 가설일지라도 잠시나마 짜릿한 흥분을 경험케하는 그 주장을 이끌어가는 '선생'의 생각을 들어본다는 것만으로도 <다빈치 코드>를 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나는 감히 그렇게 생각해본다.
소설 [다빈치 코드]가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아마 제작에 제약이 많았던 영화보다는 훨씬 다양한 내용과 풍부한 주석및 해석을 담고있을 것이라 생각해본다.
언제쯤 도서관에서라도 이 책을 볼 수 있는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보게 될 날이 있을것임을.. 알고있다..^^
Text by Minerva's Ow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