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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n Kpt - 84
** 아래의 글은 20060312 지난홈피글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ARON KPT-84 Keyboard (일명 닭갈비 키보드)
닭갈비 키보드 : 계륵鷄肋- 먹자니 먹을 것이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 것을 빗대어 삼국지의 조조 이후로 모든 이들은 계륵이란 말을 즐겨사용하게 되었단다...
## 사진설명
1. 백축 클릭 슬라이더 사진 (실제보다 먼지가 너무 많아 보임 ^^;)
2. 플라스틱 보강판의 모습
3. 기판의 일부모습인데 납땜의 흔적이 무척이나 china스럽군요. 상단에 점퍼가 하나 있는데 무엇에 쓰는 것인지는 모르겠음.
4. 높이 조절 다리를 세운 모습
5. 높이 조절 다리를 접은 모습
6. 삼색 LED모습
## 간략제원
키보드 이름 :ARON KPT-84
사이즈 : 가로 31.5Cm X 세로 15.3Cm X 높이 5.6Cm(높이 조절 다리를 폈을 때/ 펴지 않았을 때 3.8Cm)
스위치 : 유사 알프스로 추정되는 백축 클릭
무게 : 약 650g
연결방식 : AT
인쇄방식 : 한/영 실크 인쇄
제조 : (주)아론 디지털
생산지 : China
FCC ID : IYNKPT -84/87
## 개인적인 역사 (?)
2001년 정도에 기계식 키보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단지 '기계식' 이라는 호칭뿐이었지만요. 어쨌거나 입력장치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호기심은 찾아왔고 열심히 찾아보니 지금의 모델 M이 기계식의 모든 것인줄 알았습니다. 당시엔 zoooz도 없었으니까요. 정보의 부재와 구할 곳에 대한 알지못함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던 차에 국내기업인 아론이 새롭게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아론에서 내놓은 베이지 클릭과 향후 나오게 되는 블랙 우레탄, 109키 인체공학 등 여러 키보드를 구입하게 되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떠나고 없지만 남아있는 아론 키보드가 하나 있었으니, 여러 아론 키보드를 출시때마다 예약구매로 경험해보던 사이에 100대 한정이라고 판매를 한 키보드가 있었는데 그 키보드가 바로 KPT-84였습니다.
이전의 아론이라는 회사의 역사를 알지 못하였기에 당시에만 판매를 한 것으로 알았는데 예전부터 있었던 모델의 마지막 공식 판매가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커다란 아론로고가 왼쪽 상단에 붙어있는 모델도 있던데 이 녀석은 로고사이즈가 너무 언발란스라... 로고 없는 것이 훨씬 깔끔하고 좋아보입니다.
## 내/외관을 살펴보며
블랙 색상의 미니 키보드로써 기계식 미니키보드가 대부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kpt-84는 저렴한 가격에 기계식 미니 블랙을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무광 블랙의 하우징에 키캡에는 두툼한 흰색의 실크인쇄로 되어있습니다. 이 키보드는 개인적으로 현재 가지고 있는 것중에 구입시기가 가장 오래되었지만 실 사용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후 아론에서 나온 얇디얇은 실크인쇄와는 질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선명한 폰트는 마치 이색사출의 그것을 연상시키며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은 중고 kpt키보드가 옥션이나 장터에 등장했을 때 보아도 알 수 있는데 키캡의 문자가 지워진 것을 본적은 없는 듯 합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이 키보드는 한글각인이 없는데.. 사포질해서 지웠습니다. ^^;
사포질하면서 느낀 건 인쇄품질이 무척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후 아론의 실크인쇄 키보드들은 쓱싹 지워지는데 반해서 이녀석은 지우는 것도 한참걸리더군요. 지운후의 지저분함을 닦아내기 위해서 화공물질로 닦아냈는데 이로 인하여 이색사출 키보드의 키캡마냥 문자열의 키캡이 반질거려보입니다.
아론에서 나온 가장 완성도 높고 좋은 품질의 키보드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그 이유가 있을것도 같은데요. 역시 미니블랙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과 수요충족이 잘 되지 않음에서 오는 욕구가 그런 평판을 불러 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런 단적인 예로 kpt-84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나 키 배열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표시의 전혀 예상밖의 위치(두 군데나 자리잡고 있는 특이성) 와 편집키들의 제멋대로 배치, 그리고 무엇보다 이 키보드에 사람들을 좌절케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측의 shift키를 들 수 있는데요. 한글 입력의 특성상 중모음등의 입력을 위해선 shift키를 자주 쓸 수 밖에 없는데 좌측 쉬프트를 주로 쓰시는 분이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저처럼 우측 쉬프트를 주로 쓰시는 분이라면 적응에실패하거나 한참 걸리거나의 길을 걸어야합니다. (현재는 불편함이 전혀 없군요)
키캡은 화공물질로 닦았을 때 쉽게 표면이 녹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품질 좋은 키캡재질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키캡을 뽑아보면 스위치의 상부덮개에 'APC'라는 각인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문자로 인하여 알프스 스위치일 거라고 짐작을 했는데 유사 알프스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DJ.HAN님은 모임에서 알프스 스위치의 진짜 가짜 여부는 논의의 가치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알프스는 워낙에 OEM으로 스위치 납품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논의는 조금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그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 키보드를 놓고 하셨던 말씀이구요. 새겨들을 만한 말씀이라 생각해서 기억에 남는군요.
실제 스위치를 분리해보면 알프스 스위치와 모든 것이 동일한 모양새를 지니고 있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높이 조절 문제가 또 하나의 약점으로 다가오는데요. 높이 조절 다리를 펴지 않았을 때는 키보드가 바닥면에 납작하게 위치하여 불편하고, 다리를 편 상태에서는 다리가 너무 높아서 각도가 조금 무리가 있게 느껴지며 실제 타이핑시 손목이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연결 방식은 AT방식인데 나중에 나온 모델중에는 ps/2모델도 있다고 하더군요. 특이한 점은 AT->PS/2단자를 같이 제공하는데 동일 블랙색상의 단자를 제공하여 색상의 통일성을 유지시켜주는데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베이지 색상의 연결단자를 가지고 계실텐데 이 단자를 가지고 있으면 5170등의 검은색 케이블을 쓰는 AT방식 키보드에서 통일된 느낌의 연출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감은 기존 아론 키보드들에 비해서 좋은 편인데요. 삐그덕대며 곧 망가질 것처럼 비틀면 휘어지는 아론의 현재 키보드들과는 달리 들고서 비틀어보아도 휘어짐도 적고 삐걱대는 불안함도 없는편입니다.
##키감에 대한 생각
이 키보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제 제대로 된 스트록 (클릭 스위치이므로 클릭음이 들릴 때까지의 온전한 스트로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스위치를 슬며시 눌러주면 문자가 입력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문서를 타이핑한다던가 할 때 생각이 걸리는 부분에서 키캡위에 손가락을 파지하고 있을 당시 불필요한 문자가 입력되는 문제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또한 플라스틱 이지만 보강판이 장착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캡이 흔들거림이 유난히 심한 것을 문제삼을 수 있겠는데요. 그로 인하여 타이핑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손가락을 키보드위에서 가끔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달그락 거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키감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얘기가 되므로 하지 않고 싶지만 사용기에서 개인이 느끼는 키감에 대한 얘기를 빼고서는 아무 얘기도 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키감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일단 키압은 높게 느껴집니다. 클릭음이 들리게 되기까지 한차례 압력이 걸리는 부분에서 내려 누르기 위해선 여타의 낮은 키압 키보드에 비해서 많은 힘을 주어야 합니다.
묵직한 키압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좋아하시겠지만 대부분의 유저가 낮은 키압만을 선호하기에 이 부분은 중요한 부분인 듯 싶습니다.
실제 알프스 백축 클릭 키보드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이와 비교해보면 비슷한듯 하면서 조금 더 강한 압력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릭음은 아무래도 사용감이 적어서인지 무척 큰 편이며 묵직한 키압으로 인하여 중후하면서 둔탁한 클릭음을 내고 있습니다. 실제 알프스 백축 클릭도 블루 클릭에 비하면 압도 높고 클릭음도 둔탁한 편인데요. 알프스 백축 클릭보다 조금 더 둔탁하며 묵직하고 큰 소리의 클릭음이라고 보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단점 정리해보기
장점
1. 블랙 미니 기계식 키보드의 고가 라인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2. 실크 인쇄지만 두툼한 인쇄품질로 오랫동안 키캡 지워짐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
3. 꾸미지 않은 무광의 단순한 마무리가 화려하지 않은 외관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단점
1. 높이 조절시 지나치게 높은 위치를 가지게 된다.
2. 키캡이 덜그럭 거림이 심하며 완전 입력이 아님에도 슬쩍 누르는 것만으로도 문자가 입력이 된다.
3. 지나치게 작은 우측 shift키와 제멋대로인 키배열의 난감함.
4. 오래전 단종으로 인하여 구입이 어려운 편이다.
## 마무리하며
간략한 사용기를 쓰고 싶지만 언제나처럼 두서 없고 불필요한 말들만 늘어놓게 되서 송구스럽군요.
더불어 수전증(?)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지 못함도 안타깝군요..^^;;
사람들에겐 저마다'계륵' 같은 키보드가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봅니다.
누군가에게 판매를 하자니 아깝고, 그렇다고 실사용을 하자니 뭔가 아쉬운 부분들이 발목을 잡아 내 책상위의 키보드로 자리잡지 못하는 키보드...
제게 아론에서 나온 KPT-84키보드가 그런 존재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닭갈비 키보드라고 우스개로 표현하였지만 그래도 제게는 나름의 애착이 가는 키보드입니다. 빨간불 신동품을 분양함으로 인하여 현재 가지고 있는 유일한 블랙 색상의 키보드이며, 미니 사이즈에 기계식 스위치 탑재는 한차례 이 키보드를 방출하고자 했던 마음을 비우고 가끔씩 꺼내보기라도 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줍니다.
사용기를 적는 순간에도 kpt-84 키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기계식 입문자들에게는 강한 호기심으로 클릭 키보드를 추천하게 되지만 실제 사용시 클릭 스위치는 난감한 기분을 많이 느끼게 만들죠. 역시나 너무 오랬동안 리니어와 넌클릭에 빠져있다보니 간만에 꺼내본 클릭 키보드는 귀마저 아프게 만드는군요.
타인과의 공존의 공간에서 클릭 키보드는 만인의 적군과 같지만 일상의 스트레스와 마음의 번뇌를 날려보내고자 할 때 매우 좋은 친구로도 변신함을 새삼 생각하게됩니다.
다음 사용기의 키보드는 어떤 걸로 해야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군요. 더불어 궁극의 병기를 찾는 과정의 험난함과 비용때문에 많은 가슴아픔이 절 슬프게 하는 그런 새벽녘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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