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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우리 셋 」

빨간부엉이 2022. 8. 19. 11:32

 「우리 셋 」

지은이 : 양장
옮긴이 : 윤지영
펴낸곳: 슈몽
분량 : 405쪽
2022년 5월 초판 1쇄 발행본 읽음

중국의 여성 작가 양장 선생의 수필인 「우리 셋 」을 신청 도서로 받아서 읽어봤다.
현대 중국 문학에 대해 거의 아는게 없다보니 당연하게도 이 수필을 통해서 처음 작가의 이름을 접했는데, 이 분 1911년에 태어나서 세계대전과, 문화대혁명의 시기를 모두 거쳐 2016년까지 사셨다. 105세의 장수를 하셨다는것이 놀라운 것보다 격변의 20세기를 온몸으로 관통하며 살아 남으신게 대단하다 싶었다. 중국에서만 사셨던 것도 아니고 유럽에서 유학도 하시고, 중국으로 돌아와서 학교 교장선생님과 작가, 번역가로 많은 존경을 받았던 인물인 듯 하다. 
역시나 이름을 모르지만 남편 첸중수가 양장 선생보다 더 유명한 중국의 작가이자 학자로 알려져있기에 첸중수의 아내로 어쩌면 더 익숙할 수도 있겠지만...

수필  「우리 셋 」은 양장선생과 남편 첸중수, 그리고 역시나 학자이자 교사였던 유일한 딸 첸위안 세명을 가리킨다. 양장 선생은 첸위안을 97년에 척추암으로 잃고, 그 이듬해 남편과 사별했다. 
한 가족의 만남과 이별의 시간들이 담담한 일상의 필체로 쓰여졌다. 감정을 움직이려는 유려한 문체 같은건 없는 건조함 속에서 느껴지는 가족들의 사랑과 유대감, 슬픔등이 종이에 물 스며드는 것처럼 배어나온다는 느낌을 받는다. 중국 현대사 100년을 통과한 산 증인답게 그 시대들에 중국에서 벌어졌던 공산당과 모택동에 의한 무수한 각종 '운동'들의 명칭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데, 검색을 하면 나오는 것들도 있지만 절반 이상은 중국인이 아니면 모를 시대의 피폐함이 느껴질 그런 운동들에 희생 당하며 살아야 하는 인민들 (국민들) 의 고달픔이 절로 느껴지는 듯하여 가슴이 아팠다.

반중, 반일의 정서같은 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고 조장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 그 안으로 들어가면 인간애의 보편적 정서안에서 모두들 수렴되는게 아닐까 생각하는데 역시나 그런면에서 중국이니 한국이니 하는 개념으로 보지 않고 그저 한 시대를 통과해온 학자도 아니고 작가도 아닌 한 인간의 삶을 공유하고 그 감정을 나눈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명징한 문장 같은게 없음에도 오래 기억에 남을 가치를 지닌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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