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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의 섬 」
 

지은이 : 사와무라 이치
옮긴이 : 이선희
펴낸곳:  아르떼
분량 : 393쪽
2022년 8월 8일 1판 1쇄본 읽음
 

점술을 하고 예지력을 보여주고 예언을 하는 등 일본에서 인기를 얻었던 -소설상의 이야기임- 인물이 죽으면서 남긴 예언을 쫒아 어느 섬에서 벌어지는 태풍 부는 밤의 이야기다. 
점술가는 자신이 죽은 날로부터 20년 후 한 섬에서 6명이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남긴다. 어려서 점술가의 모든 것에 연예인처럼 관심을 두었던 세 청년과 점술가를 추앙하는 여성 그리고 나중에 정체가 밝혀지지만 점술가의 손녀가 예언의 날에 맞춰 섬에 모인다. 
과거 점술가 할머니는 죽기전에 이 섬의 작은 산에 원령이 있다고 주장했으며, 그 원령을 확인하기 위해 올라갔다가 저주에 걸려서 앓다가 죽은 것으로 소설에 나와있다. 
쉽게 말해 귀신의 저주로 죽었다는 괴담에 기초하는 셈인데, 그 이야기를 믿으며 추앙하는 여성과 할머니가 가짜였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손녀, 또는 직장내 왕따로 실의에 빠진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여행온 청년들, 토속신앙에 매료되어 노인들만 남은 섬에 민박집을 운영하는 부부등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한다. 
태풍이 몰아쳐 고립된 섬에서 친구를 위해 여행을 떠나온 청년들 중 한명이 시체로 바닷가에서 떠오르고, 섬의 유일한 경찰이 시체로 발견되기도 한다. 
그 밤 점술가의 예언처럼 원령이 내려와 6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인가... 정말 원령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호기심에서 글의 행간은 속도를 높여가며 읽혀져 나간다. 
글의 말미까지 속도감에 박차를 가하던 이야기는 내 기준에서 굉장히 알 수 없는 의아한 결말을 제시한다. 
여태까지 난 도대체 무엇을 읽은 것인가? 하는 황당함.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이 다다르기 전까지 주는 이야기의 긴박감이라던가 원령에 대한 의문점의 해결 (이것은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정체를 간파해버렸다) 등에 초점을 맞춰본다면 나름 재밌었다고 얘기할 수는 있을거 같다. 하지만 역시나 마지막의 허무함은 설명할 길이 없다. 
그렇기에 독서를 추천하기는 조금 애매하지 않은가 싶다.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되지 않는다 」
 

지은이 : 리러하
펴낸곳: 팩토리나인
분량 : 318쪽
2022년 8월 7일 초판본 읽음
 

3층짜리 매우 낡은 단독주택이 등장한다. 거기 인생 막장의 세입자들이 방을 얻어 살고 있다. 그나마도 집이 너무 낡아 이제 히키코모리 한 명과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어느 여성 한 명만이 세입자로 남아있는 집이 주 무대가 된다. 결국 히키코모리 한 명 만을 세입자로 남겨둔채 모든 세입자가 나가버린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리모델링에 들어간 지옥에서 이 집의 빈 방들에 세를 얻어 들어오게 된다. 
라는 설정인데 매우 황당함에도 그럴싸하고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방마다에서 죄를 짓고 지옥에 떨어진 죄수들은 형벌을 받고 있고, 원래 집주인인 할머니는 세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자세를 유지하고, 그 집의 업둥이 손녀인 주인공은 그 상황에 점차 적응을 해나가던중...
어느 늦은밤 귀가를 하다가 죄수들에게 형벌을 가하고 죄수들을 관리하는 악마를 만나게 된다.
학비가 없어 휴학을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흙수저 주인공과 차원이 다른 세계의 공무원에 준하는 악마와의 만남. 
이 힘들어지기만 하는 세계에 대한 은유. 그렇지만 지옥과도 같은 세상에서도 사랑은 피어나고 희망은 존재하는 법이 아닌가. 
주인공과 악마는 점차 현실과 이세계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관계 맺음 속에서 황당한 이야기의 서사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 보살핌의 정서가 좋아서, 팍팍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이 좋아서, 따뜻함을 남겨두는 이야기의 엔딩이 좋아서 이 이상한 제목의 책은 내 마음을 끌어 당긴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안에서 발견하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주는 세상살이의 힘겨움을 발견하고, 그 장애물들을 허들 뛰어넘듯 뛰어넘는 활기찬 활극을 기대한다면 즐겁게 독서할 수 있을것 같다. 
부디 그런 시간이 여러분에게도 존재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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