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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정해연
펴낸곳 : 시공사
분량 : 1. 420쪽 / 2. 284쪽 / 3. 284쪽
밀리의 서재 E-Book 읽음


드라마 <유괴의 날> 이 재밌다는 글을 본 것 같다. 그리고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분이 예전에 읽었던 「홍학의 자리」의 작가란 걸 알게 되었다. 

어떤 '날'을 제목으로 붙인 3부작 소설. 「유괴의 날」, 「구원의 날」, 「선택의 날」은 연작 소설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책을 먼저 봐도 사실 상관이 없고, 모두 읽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모두 유괴가 등장한다. 

원래 제목은 그게 아니었다지만 어쨌거나 「구원의 날」을 쓰다가 나중에 쓰이게 되고, 일단 「유괴의 날」이 먼저 나왔다고 하는데, 드라마화가 된 것은 이유가 있는 법이니.. 「유괴의 날」은 세 작품 중 단연 재밌다 할 수 있겠다. 추리 소설적인 면도 강해서 서사의 앞과 뒤를 잘 재고 꿰어 맞추는 이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물론 천재 소녀와 어리숙한 유괴범이라는 설정부터가 흥미를 유발하긴 하지만 말이다.
반면에 「구원의 날」은 서사가 헐겁고 매듭도 성기다. 스릴러도 아니고 순수문학도 아니고 추리 소설도 아니다. 어디에 놓여야 할지 애매한 작품으로 보인다. 마지막 작품 「선택의 날」은 꽤나 현대적 장르 소설의 흐름을 잘 따라간다는 느낌이다. 발기부전에 아내가 사라진 남편과, 아내를 알고 있는 사채업자의 버디무비 같다. 재밌는 설정에 걸맞는 두 남자의 재밌는 상황들이 연상돼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시선은 언제나 사람에게 향해있다. 내면을 보듬고자 노력하는 게 여실히 보인다. 세 작품 모두 악당이라 할 존재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어찌 보면 그들도 시간과 시대상이 만들어낸 피해자 들일 수도 있고.. 생각해보면 선과 악이 종이의 양면과 같을 수 있기에 모멸 차게 악의 주체에게 돌을 던지기도 힘들게 한다. 생각의 여지는 많지만 생각할 힘은 나에게 이제 없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재미 충족이란 말초적 신경 자극이 있는가의 여부로 이야기 책을 읽는 지금의 나에게 이 삼부작 이야기는 금방 읽어낼 만큼의 재미는 보장할 수 있다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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