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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

지은이 : 정세랑
펴낸곳 : 난다 (지구에서 한아뿐 개정판)
분량 : 224쪽
2019년 8월 2일 초판 2쇄 발행본 읽음

펴낸곳 : 은행나무 (재인 재욱 재훈)
분량 : 170쪽
2014년 12월 24일 1판 1쇄 발행본 읽음


처음 읽었던 책 「시선으로부터」 때도 몰랐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 제목으로 사용되었고, 「지구에서 한아뿐」도 책을 읽기 전까지 책 속 인물 이름이 책 제목으로 사용된 지도 모르고 읽었다. 정세랑 작가는 유명하지만 한 권 읽은 게 전부였던지라 이 작가의 속내를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지구에서 한아뿐」, 「재인, 재욱, 재훈」을 읽고 나니 정세랑 작가의 머릿속이 굉장히 궁금해졌다. 풍부한 상상력이라고 말하면 좋은 표현일 것 같고, 보통적인 표현을 빌려오자면 떠오르는 생각의 단초들을 가감 없이 뱉어날 수 있는 용기 있는 필력, 어찌 보면 잡탕찌개적 머릿속..ㅎ

간만에 도서관에 잠시 들렀다가 그냥 나오기 서운해서 신간 코너를 훑어봐도 눈에 걸리는 책이 보이지 않고.. 뭔가 빌려볼까 고심하다가 정세랑 작가가 생각이 났다. 유명한 책 「지구에서 한아뿐」이 보였고, 리커버로 나온 「재인, 재욱, 재훈」의 예전판 책이 보였다. 다른 것도 있었는데 일단 두 권 빌려봄. 「보건교사 안은영」은 사놓고 아직 안 봐서..

읽어본 분들은 익히 아실 얘기일 테고, 혹시 안 읽어보신 분도 잠깐 검색해 보면 알만한, 작가의 대표작이 아닐까 싶은 「지구에서 한아뿐」은 SF를 가장한 로맨스 소설이요, 로맨스 소설을 가장한 SF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인간인가 외계인인가의 문제도 아니고, 보이는 외피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소통의 문제, 객체 간의 마음 전이의 진정성 문제 같은 것들이 아닐까 싶었다. 거기에 환경문제가 얽혀 들고, 지구에서 한아뿐은 주인공 이름이 아니라 하나뿐인 지구 안에 하나뿐인 자기만의 것, 자기만의 사람에 대한 은유처럼 다가왔다. 

「재인, 재욱, 재훈」은 삼 남매다. 어느 날 여행에서 돌아오다 우연히 들른 평범한 맛의 바지락 칼국수 집에서 식사를 한 후 셋은 세계의 이곳저곳으로 분리가 된다. 첫째 누나 재인은 대전의 연구단지로, 둘째 재욱의 사막의 건설 현장으로, 막내 재훈은 미국의 어느 시골로. 그리고 칼국수를 먹은 댓가(?)로 각기 이상한 초능력을 얻게 되고 어느 날 택배를 하나씩 받는다. 택배에는 의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하나씩 들어있고, 각기 'SAVE1 ~3' 까지가 적힌 쪽지를 받아 든다. 그렇게 이야기는 흘러 흘러 첫 째는 누군가 한명을 구하게 되고, 둘째는 누군가 2명을 구하게 되고, 셋째는 받아든 숫자처럼 3명을 구하게 된다. 각자에게 생긴 이상하고 별 볼 일 없을 것 같은 초능력으로 말이다. 

두 권의 이야기는 결정적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빚은 산물이다. 그 상상력 또한 세상살이에서 받아들여진 지난 시절의 어떠 어떠함들이 뭉쳐진 결실일지라도 말이다. 

아.. 책들이 너무 얇아서 서러웠다. 한아의 다음 생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고, 재인 삼 남매의 뒷얘기가 너무 궁금하다. 아름다웠고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느껴본 것 같다. 결국은 사람의 문제 사람의 이야기다. 구함을 받는 건 결국 소설 속 등장인물도 아니고 책을 읽어낸 나와 우리다. 나와 당신.. 지구에서 하나뿐인 누군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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