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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시인과 촌장 Live - [12년만의 만남]

빨간부엉이 2010. 3. 9. 21:45


시인과 촌장 - [12년만의 만남 : Live]

2001 / 신촌뮤직

가난한 영혼들이 살아가는 혼탁한 세상에서 맑은 시간을 꿈꾸게 하던 그..의 노래
하덕규, 시인과 촌장.
충격적인 멜로디 라인이 한 시대를 뛰어넘었던 '얼음무지개'가 실린 2번째 앨범과 인간의 내면이 가지는 숭고함과 눈으로 보는 시선의 청결함과 영적인 순수의 소리들로 가득했던 3집의 걸작앨범을 뒤로하고, 그는 기독교적 노래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조금씩 잊혀져 갔던 거 같다.
'자유'가 실렸던 솔로앨범이 대중가요 음반에서 종교적 색채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이런 저런 소리도 많이 들었을 듯한데..
한동안 잊혀졌던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4집 앨범 <Bridge>는 동화같은 순수함을 버리고 이상적인 종교관을 세상의 바닥으로 끌어내렸다. 그리고 그는 세상과 거리와 사람들과 질퍽한 삶을 노래하고 있었다.
목소리는 그 곱던 미성이 탁성으로 변해있었으며 노랫말은 은유와 비유를 버리고 직설을 선택하였다.
그 4집 앨범과 같은 해에 발매된 시인과 촌장의 라이브 앨범은 긴 세월의 노래들을 담았기에 베스트 앨범처럼 들린다. (시인과 촌장 정규앨범들과 4집앨범의 곡들, 두 장의 솔로앨범의 곡들도 실려있다)
목소리도 예전의 미성을 잃긴 했지만 4집 앨범에서 보여주던 거친 목소리는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하는 콘서트에서 기독교의 메시아에 대한 노래를 부르고, 그것을 라이브 앨범에 담는 것이 정당함인지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기독교 계통의 학교를 나왔고 개인적으론 한때 복음성가에 매료되었던 적도 있었기에 그런것이 크게 부담이 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종교는 대중 전체를 아우르는 코드는 아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쉬 버리지 못한다.
여전히 나는 편협한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라이브 레코딩은 우수한 편이며 연주는 매우 뛰어나다. 하덕규씨의 목소리는 긴 호흡에서 잔잔하게 떨리며 부족함을 보이지만 그 떨림과 모자람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러함들이 라이브 음반이 매력이 아니겠는가..
오랜 시간 구하고 싶던 음반이었는데 지난번 광화문 광장에 갔다가 심심해서 들른 교보문고내의 핫트랙스 매장에서 이 앨범을 발견하곤 너무 기뻤었다.

힘들게 일하고 발 뻗을 곳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폭설은 쏟아지고 1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퇴근의 시간이 세시간을 넘기면서 그 지루함과 가이없는 내 황폐한 영혼에 쏟아지는 음악의 기능은 언제나 치유다.
한장의 음반이, 한 아티스트의 길고 긴 세계가 길 위에서 세상으로 나누어진다.
내 눈을 통해 내 마음을 통해 그렇게 되기를 바래본다.

List

1.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
2. 때
3. 새날
4. 풍경
5. 좋은 나라
6. 얼음 무지개
7. 돌아가야 할때
8. 가시나무
9. 쉼
10. 뿌리
11. Time In A Bottle
12. 돌아보면
13. 가시나무 ll
14. 사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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