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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생각의 여름 - [S/T]

빨간부엉이 2010. 3. 10. 21:40


생각의 여름 - [S/T]
2009 / 붕가붕가레코드

생각은 여름을 가질 수 없슴에도 그 여름의 주인은 생각이었나보다.
독특한 이름으로 세상에 던져진 한 청년의 솔로앨범은 그런 이름으로 불리워지길 희망하였나보다.
생각을 강조한 탓인지 몰라도 짧은 구절의 노랫말들에서 의미심장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그 말들의 표현은 간결함과 압축의 노련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생각이란 것이 흔히 그렇듯 보이지 않는 내면의 사유는 청자로 하여금 끊임없는 의식의 확장을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생각은 그 존재의 묘미를 음반을 통해 이야기한다.
노랫말들에 담긴 의미들은 성장과 각성의 힘겨움을 답고 있지만 그걸 어렵고 장황하게 풀어내지는 않는다. 단촐한 어휘와 담백한 노래들로 많은 것을 담고 있기에 이 앨범은 오롯이 훌륭하게 여겨진다.
의식은 성장과 각성을 거쳐 진보하지만 진보한 의식으로 보는 변치않는 세상의 차가움에 대한 인식과 자라난 자아에 대한 의식을 발견하는 것은 데뷔앨범에서 발견하는 뛰어남과 위대함이며 다음을 기약할 것 없이 동시대를 넘는 사유의 텍스트로써 더 이상 가감할 것 없는 완벽함을 생각하게끔 한다.
소리들은 과장되지 않다. 어쿠스틱 기타의 중첩되는 소리들과 빗소리, 거리의 소리들이 효과음으로 사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그 어느 것도 더 이상 필요치 않음을 알게된다.
소리는 눈이부신다. 여름의 강렬한 햇살이 부서지는 오후의 커다란 나무밑에서 실눈을 뜨고 바라보는 동네 풍경을 연상케 하듯 소리는 청량감 넘치며 회화적이다.
부드럽게 물결치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타 소리는 그 자체로 여름을 그린다. 물기 많은 수채화처럼 그 소리와 이미지들은 투명하다.
계절은 여름뿐이 아닐진데 생각은 여름에 묶이지 않을텐데 내 마음은 소리의 파장을 따라서 계절과 계절의 간극을 넘어 나를.. 나의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이 음반에는 그러한 힘이 있다. 그 힘을 넘어서는 또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은 이 음반을 청취하는 사람들마다의 몫이리라.
먼 훗날 이 시대의 창작음반을 회상할 때 결코 빠지지 않을 것임에 분명한 음반이 될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List

1. 십이월
2. 골목바람
3. 활엽수
4. 덧
5. 동병상련
6. 서울하늘
7. 허구
8. 그래서
9. 말
10. 긴 비가 그치고
11. 다섯 여름이 지나고




* 한곡듣기는 음반을 소개하면서 음반의 느낌을 파악하기위한 용도입니다.

음반 전체를 통해 감상하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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