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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안예은 - [O]

빨간부엉이 2018. 8. 15. 11:57

안예은 - [O]   2018 / Sony music


List

01. 이방인
02. 유
03. 호구
04. 스티커
05. 눈물눈물
06. 피루엣
07. 별, 그대, 별
08. 편지
09. Re-feet
10. 홀로봄
11. 사람들은
12. (Hidden Track)


익숙한듯, 새로운 듯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뜨거운 폭염의 날들에  나에게 당도한 열정과 누군가 내면의 이야기들은 어떤 의미인가.

안예은의 다음 이야기인 앨범 <O> (타이틀이나 앨범 정보가 없어서 판매 사이트에 올라온 타이틀을 적었는데 0인지, 알파벳 O인지는 잘 모르겠다) 는 젊은 뮤지션이 가질 내면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여과없는 날것의 생각들이 노래로 이어지면서 느껴지는 어떤 이질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녀 특유의 분위기와 꺽어지며 가성 처리하는 고음부등의 시그니처 보이스까지 온전히 그녀의 모든것으로 채워진듯한 이 이야기들은 미숙함과 함께 여전히 당찬 이미지로 가득하다.

어쩌면 다음과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그녀가 가진 이미지들은 독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벗어날 수 없다면 답습과 퇴보로 이어질 뿐이다. 최소한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아직은' 이라는 꼬리표를 달긴 하지만 독이 되고 있지는 않다 생각된다. 다만 미숙한 스토리텔링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음반의 엄청난 가격도 문제지만 에세이로도 누군가의 일기로도.. 그냥 개인적인 기록으로만 남겨두면 좋을 듯한 글들이 얄팍한 페이지와 함께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시장에 나온다는 것은 그녀 노래 제목처럼 구입하는 이들을 '호구' 로 보는 음반사의 횡포일지도 모른다. 그녀도 피해자일지 모르지만 계속 이런 식이면 진정 곤란하지 않을까.. 응한님이 음반을 사서 보내주시지 않았다면 아마 두 번째 앨범을 사진 못했을 거 같다. 지지하는 뮤지션의 앨범을 이런 이유로 놓치고 싶지는 않다.

음반의 내면으로 돌아와보면 직설적이지 않을뿐 대부분 대중음악의 영원한 화두인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직설적인 이야기들도 있으나 '눈물눈물'과 '피루엣' 같은 곡에서의 서사는 아이돌 뮤직으로나 접할 수 밖에 없는 사랑 이야기의 단도직입적인 이야기와 꽤나 거리를 두고 있다. 안예은의 음악을 좋아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나는 어쩌면 이런데 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은유의 이야기, 모호함의 정서들.. 요즘 유행하고 있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주인공 김태리를 둘러싼 세 남자중 변요한이 맡고 있는 인물의 성정으로 이야기되는 '무용無用'한 것들을 좋아하는 같은 과로서 아무래도 나는 그런쪽에 끌린다.

그렇지만 사랑타령에만 집중하지 않기에 이 앨범이 '아직은' 괜찮지 않은가 또한 생각한다. 앨범의 말미에 '홀로봄' 이나 '사람들은' 에서 내면의 스스로에게 집중한다. 어찌보면 너무 자기 안에 갇혀있고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지만 다음에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물속 노래하는 개구리로 남는다면 이건 그녀의 한계이자 시험대가 될 수도 있을것이다. 사운드는 조금 날카롭고 요즘 음반들의 경향처럼 오버 볼륨적으로 다가오는 편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밴드를 결성하고 밴드 사운드를 입힌 전반부는 주목할만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다만 건반 사운드가 (안예은과 건반은 뗄 수 없는것이겠지만) 다른 사운드를 너무 압도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지적하고 싶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론 후반부의 스트링 편곡이 가미된 곡들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며 듣게 되는 듯 하다. 이 앨범에서 단 한 곡을 고른다면 '피루엣'을 선택하고 싶다. '홀로봄'도 쏙 맘에 들었는데 그래도..ㅎ

숨겨진 12번째 곡은 플레이를 시켜놓고 한참 기다리면 '홍연' 의 라이브 버전으로 생각되는 곡이 등장한다. 참고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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