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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박강수 4 - [노래가 된 이야기]

빨간부엉이 2010. 8. 13. 16:53


박강수 4 - [노래가 된 이야기]
2009 / POM


List


1. 봄이 온단다
2. 그리운 바람이 나를 불러
3. 비상
4. 사랑하지만
5. 우리 두 사람
6. 사랑하게 해줘요
7. 회상
8. 다시 힘을 내어라
9. 마다가스카르 사람들
10. 그대 나를
11. 우린 너무나 달라
12. 가을은 참 예쁘다
13. 그대가
14. 엄마, 나를 지켜준 이름
15. 겨울나무
16. 거짓말 (special track)

네 번째 앨범 이전에 박강수는 「나의 노래는 그대에게 가는 길입니다」 라는 한 권의 포토에세이를 발표한다.
카메라를 갓 들게 된 초보 사진사의 사진을 배경으로 바오밥 나무로 유명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를 여행한 감상을 적은 그 책은 네 번째 앨범의 영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여행은 박강수의 삶을 바꿔놓았다.
홍대 등지의 소극장에서 한 번 공연하기위해 200~300만원씩을 지불해야하고, 공연을 하기 위해 음반 한장이라도 더 팔고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노래를 위해 돈벌이 기계로 떨어져 내려가며 살아야 하는 삶의 모순을 과감히 깨칠 결심을,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후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신촌에 가면 있는 공연장 "소통홀" 은 여행 후 돌아오자마자 장만한 집을 팔아서 마련한 공연장이라고 한다. 언제 어느때라도 노래하고 싶을 때 돈에 구애받지 않고, 노래를 하고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그렇게 박강수는 가지게 됐다.
10월이 되면 가수 생활 9년만에 낸,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처음 음반을 낸 자신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무대로 공연을 준비한다고 했다.
독립군 가수의 부대원을 자청한 이상 10월 이전에 그녀의 음반을 소개해야겠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었다.
먼 훗날 차분하게 음반 얘길 하고 싶었는데... Budgie음반을 정리한 후 바로 또 박강수의 음반을 소개하려니 모든 게 엉망으로 마무리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박강수의 팬클럽 사이트인 "강수사랑" 의 일원은 아니지만 한 가수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의 작은 의무를 실천에 옮긴 것으로 봐주시길..

EBS 의 여행 프로그램인 [세계테마기행] 의 마다가스카르편에서 박강수는 두 번째로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오게 되고 그것이 나와 박강수라는 가수의 음악과의 첫 만남이었다. 굉장히 소탈하게 생긴 가수의 모습과 정갈한 느낌의 노래들을 방송 간간히 접하면서, 바오밥 나무의 신기함에 끌리면서 시작된 그녀 음악과의 만남은 참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256메가 밖에 되지 않는 얻은 mp3플레이어에 그녀의 앨범들을 담아 놓고 당시 출근에만 1시간 반이 걸리던 아르바이트 장소로 가는 버스안에서 몇 달을 질리지도 않고 그녀의 노래만 들었다. 일하면서도 들었고, 퇴근하면서도 들었다. 질리지 않았다. 정말이다.
태어나서 한 음반을 가장 오래 들었던 건 정태춘의 불법음반 [아! 대한민국] (당시엔 테이프로 밖에 존재하지 않았었다) 이었지만 그 다음으로 질리지도 않고 들은 음반은 박강수의 음반들이 처음이었다. 세뇌라도 당한것일까... 올 7월에 있었던 그녀의 콘서트에서 그녀가 부르는 모든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반복학습의 중요성이 무섭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2집 앨범이 모든 곡이 버릴 것 없이 뛰어나다고 했는데.. 4집 앨범 또한 마찬가지다. 2집이 가수로서의 의식이 반영된 힘이 들어간 뛰어남이었다면, 4집은 여행을 통해 얻은 작은 깨달음 뒤에 따르는 내려놓음이나 여유같은 것이 보이는 각성의 뛰어남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사를 곱씹어 마음의 진한 고독을 깨치고 나아갈 힘을 주는 '겨울나무' 의 힘과, 바이올린 첼로의 현악 사운드가 무게감을 지탱해주는 뛰어난 곡들이 포진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이 예쁘디 예쁜 곡 '가을은 참 예쁘다' 에서의 잔잔한 감성의 파문이 '마다가스카르 사람들' 의 바람이 되어 바람의 노래에 힘을 실어준다.
겨울산을 종주하던 중 칼날같은 산바람에 힘겹게 올라가던 산행에서 떠오른 악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 '다시 힘을 내어라' 는 뒤늦게 앨범에 합류했지만 힘있는 가창과 기운을 복돋우는 가삿말이 지친 삶의 일상에 큰 힘을 실어준다.
아무래도 어두운 성격 탓인지 몰라도 심각하거나 비장한 음악에 마음이 더 끌리는 편인데 그런 마음의 끌림에 한없이 잘 부응하는 곡 '엄마, 나를 지켜준 이름' 에서 누구나 마음 깊은 곳에 감춰둔 가족에 대한 애증을 끄집어내는 첼로의 비장한 선율이 마음을 후벼팔 때.. 눈시울이 붉어지고.. 신기하게도 마음은 차분하게 정화되는듯 하다.
스페셜 트렉에서 세미 트로트곡의 신나는 곡으로 앨범은 마무리된다.

꿈을 쫒아 한걸음 한걸음 진보하는 사람.
삶의 무게에 묶여있기보다 희망을 위해 나아감을 선택하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부러움과 시기의 이중감정을 동반한다.
누구나 마음에 담고 있지만 깨뜨리고 나아갈 용기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박강수는 노래한다.
그 노래를 들으며 가수와 팬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좀 더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중된 감정이 흐려지며 하나로 합치될 때 선명하게 보이는 감정의 출구.. 그 끝에서 행복을 맞닥뜨리길 희망한다.


@한곡듣기는 음반 분위기 파악용입니다. 음반 구입후 전체 감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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