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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udgie - [Squawk]

빨간부엉이 2010. 7. 9. 09:55


Budgie - [Squawk]
1972



List


1. Whisky River
2. Rocking Man
3. Rolling Home Again
4. Make Me Happy
5. Hot As A Docker's Armpit
6. Drugstore Woman
7. Bottled
8. Young Is The World
9. Stranded

상업적인 실패를 경험해야 했던 Budgie의 절치부심한 두 번째 앨범 [Squawk] 은 물새의 울음소리에서 따온 타이틀이라고 한다. 그룹 Budgie의 명칭은 원래 앵무새과의 새인 budgie에서 가져온 것이고 실제로 웹 상에서 budgie를 이미지 검색하면 그룹의 앨범 자켓 같은 것 보다는 앵무새 버지의 사진이 훨씬 많이 나옴을 알 수 있다. 발음상으로 같은 기타리스트 토니의 성도 버지인 걸 보면 그룹명을 정할 때부터 리더인 버크 쉘리의 기획이 좋았다는 생각도 든다.
첫 번째 앨범 [Budgie]에서도 커버를 그린 David Sparling 이 조두鳥頭인간을 그린 걸 보면 아티스트의 역량보다는 그룹의 기획과 이미지 메이킹을 주도했던 리더 버크 쉘리의 입김이 더 강했슴을 느끼게 해준다.
두 번째 앨범 [Squawk] 에서의 커버는 세계 3대 커버 아트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Roger Dean이장거리 정찰기인 SR-71 (Blackbird란 명칭으로 유명한) 의몸체에 물새의 머리를 합성한 그림으로 완성되었는데 당시 로저 딘의 작품 성향은 기계적인 어떤 것들 -비행기나 잠수함등- 에 물고기나 새를 합성한 작품을 즐겨한 것으로 나와있는 걸 보면 이 뛰어난 커버가 괜시리 나온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특히 얼마전에 끝난 로저 딘의 작품 전시회에서 이 앨범의 커버 원본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에는 로저 딘이 작품을 크게 그리던 때가 아니어서인지 LP판의 커버 그림 보다 크기는 했지만 그다지 대형 원화가 아니어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뭉개져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앨범들 커버 그림대신 원화에서 느껴지는 무수한 점들로 묘사된 듯한 세밀한 그림은 실로 작은 실망을 넘어서는 커다란 감동이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각설하고 전작에 이어 음반제작을 프로듀서 로저 베인이 다시 한 번 맡았으며 작품의 커버도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작품을 내놓았다.
문제는 음반의 내용물인 소리다.
첫 번째 곡 'Whisky River' 는 베스트 앨범등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잘 알려진 곡이다. 하지만 두 번째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꼽기엔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안정적인 드럼비트와 조금 가볍게 들리지만 버크 쉘리의 목소리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을 주고 있으며 블루지하면서도 끈끈함보다는 건조함이 느껴지는 토니의 기타 연주가 멋진 곡이다.
두 번째 곡 'Rocking Man' 은 블랙 사바스를 사모한(?) 로저 베인의 영향탓인지 몰라도 블랙 사바스의 기타리스트 토니 아이오미의 연주방식과 블랙 사바스식 인트로 방식을 채용했다는 평을 듣고 있지만.. 어쨌거나 레이 필립스의 파워있는 드럼 소리가 감상 포인트이며, 중반부부터 쏟아지기 시작하는 세 연주자의 질주하는 듯, 경쟁하는 듯한 구도의 화려한 연주솜씨들이 뛰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밴드 리듬의 한 축을 담당하는 버크의 베이스 리듬감과 연주를 듣는 기분이... 신난다. ^^
'Rolling Home Again' 과 'Make Me Happy' 는 어쿠스틱과 발라드 넘버인데 어쿠스틱 넘버안에서 느낄 수 있는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며 버크 쉘리의 멜로트론 연주가 간간히 함께 하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멤버들간의 하모니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며 보컬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앨범의 다섯 번째 곡 'Hot As A Docker's Armpit' 은 방송을 통해 많이 사랑받은 버지의 초기 대표곡중 한곡으로, 반복되는 묵직한 리프안에서 변칙적으로 이뤄지는 토니의 기타 파트가 지루할 듯한 곡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듯하다.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폭발할 듯 쏟아지는 토니 버지의 기타는 웅비하려는 Budgie의 기상을 보여주는 듯하며 두 번째 앨범안에서 'Young Is The World' 와 함께 필청해야 할 곡이 아닐지 싶다.
'Drugstore Woman' 은 3분대의 길지 않은 곡이지만 곡 구성과 해석력이 뛰어나며 멤버간의 유기적 연결이 확실하게 정립된 듯한 안정감이 돋보인다.
'Bottled' 는 토니의 기타 솔로를 맘껏 감상할 수 있는 2분 미만의 연주곡으로 기타 솔로를 받쳐주기 위한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터치가 믿음이 간다.
그리고, 명실상부한 두 번째 앨범의 최고곡이자 걸작으로 평가되는 3~5집으로 들어서기 전 버지의 초기 사운드를 확립한 두 곡 'Young Is The World'와 'Stranded'가 앨범의 말미를 장식하고 있다.
'Young Is The World' 는 멜로트론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끌어들였으며, 곡의 전반부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효과를 발휘한다. 8분이라는 시간 위에서 그룹 budgie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슴이 수십년 세월을 건너뛰어 청자에게 느껴지는 듯 하다. 프로그래시브 음악이 정점에 올라선 유럽의 음악씬에서 그 영향력이 budgie에게도 영향을 주었슴을 감지할 수 있는 프로그래시브한 곡의 진행과 다채로움은 전성기의 budgie앨범들로 들어서기 전 가장 뛰어난 곡으로 꼽을만 하다.
마지막으로, 'Stranded'는 스트레이트한 연주들이 시원한 느낌을 선사한다. 중간 버크 쉘리의 허밍 위에서 악기의 소리들이 코러스처럼 받쳐주는 부분이 신기하면서 재밌게 느껴진다. 앨범을 관통하면서 때론 진지하게 때론 냉소적으로, 또는 미흡함으로 다가서던 모든 것들을 잊게 하기라도 할 듯이 신나게... 그렇게 마무리를 한다.

버지의 두 번째 앨범 [Squawk]은 1집 앨범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미흡하다. 전체적으로 곡들간 완성도의 편차도 큰 편이고, 그로인한 산만한 느낌을 주는 것 또한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진일보한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었슴은 큰 성과였으며, 갈팡질팡 한 듯 하지만 음반의 말미에 와서 훌륭한 사운드를 펼쳐 놓으며 그들의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는 것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게 한다. 예술적 작품으로 받아들여지는 앨범의 커버또한 잊혀졌을 앨범에 긴 역사적 생명을 부여하고 있슴에서 앨범 커버의 아트웍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생각케 하는 부분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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