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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udgie -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

빨간부엉이 2010. 7. 13. 19:02


Budgie -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
1973


List


1. Breadfan
2. Baby Please Don't Go
3. You Know I'll Always Love You
4. You're The Biggest Thing Since Powdered Milk
5. In The Grip Of A Tyrefittr's Hand
6. Riding My Nightmare
7. Parents

신경질적이고 날카롭게 파고드는 토니 버지의 기타 리프가 멋드러진 'Breadfan' 에서 확연하게 발견되는 것은 몇 단계 진일보한 Budgie의 사운드와, 보컬 버크의 안정적이고 개성 넘치는 목소리의 향연을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버지를 대표하는 곡인만큼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곡이지만 부연 설명을 덧붙여보자면 스피드 일변도가 주는 화려함 뿐만이 아니라 템포의 조절능력과 연주의 완급을 조율하는 멤버 각자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나게 발전했는지 알 수 있으며, 그 안에서 터질 듯이 넘쳐나는 흥분의 열기는 달리 설명할 길 없는 명곡임을 새삼 확인케 한다.
첫 곡 부터 쏟아지는 신경을 자극하는 전율의 사운드 메이킹은 두 번째 곡 'Baby Please Don't Go' 에서 끈 떨어진 연처럼 정처없이 하늘을 향해 날아간다. Big Joe Williams의 원곡으로 잘 알려진 'Baby Please Don't Go' 를 버지식의 사이키델릭한 선율로 재편한 이 곡은 버크의 보컬이 이전 앨범들에 비해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슴을 쉽게 확인할 수 있을만큼의 확연한 뛰어남으로 자리한다. 특히나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듯 아쉬웠던 전작에서와 다른 뛰어난 핑거링의 베이스 라인은 버크 쉘리가 얼마나 절치부심해 왔을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토니의 기타 솜씨는 단지 뛰어나다는 것을 넘어서 기타 소리만으로 소리를 창조하는 영역에라도 들어선 듯 신들린 묵직함을 만끽케 한다.
발라드 넘버인 ' You Know I'll Always Love You' 에서 잠시 숨을 돌리게 한 이들의 사운드는 레이 필립스의 화려한 드럼 인트로로 시작하는 'You're The Biggest Thing Since Powdered Milk' 에서 다시 한번 이들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는 듯 파워풀한 사운드를 펼쳐 놓는다. 안정적이며 리드미컬해진 버크의 베이스 리듬 위에서 블루지함 대신 선택한 토니의 사이키한 연주는 8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짧게 느껴지는지를 알게 해주는 듯 하다.
'In The Grip Of A Tyrefittr's Hand' 에서 스트레이트한 연주란 이런 것임을 보여주려는 듯 비트감 넘치는 드럼 사운드 위에서 냉소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들리는 버크의 보컬이 훓고 지나간 지점 위에서 토니의 헤비한 기타 선율이 비집고 들어선다. 세 번째 앨범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곡이지만 각 멤버간의 솔로의 역량이 십분 발휘된 곡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Riding My Nightmare' 에서 전작들처럼 어쿠스틱 사운드를 살짝 펼쳐놓으며 멤버들간 화음을 자랑한 후, 세 번째 앨범의 백미이자 버지의 최고곡으로 평가받는 곡 중 하나인 'Parents' 가 등장한다. 10분이 넘는 대곡지향의 곡으로 스피드하면서 무겁고 화려한 연주로 점철한 앨범의 모든 곡들을 정리하기라도 하려는 듯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시작하는 'Parents' 는 버지의 작곡 능력이 하드락 일변의 단순함이 아닌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듯한 매우 섬세하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펼쳐 놓는다. 앨범을 관통하면서 냉소적이며 신경질적인 보이스 컬러를 유지하던 버크의 목소리도 일견 감수성 가득한 목소리로 다가서는 가운데 느낌들은 고조되고 거기 더해지는 드럼의 파워가 더해지는 순간에 다시금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토니의 가늘고 섬세하면서 나지막하게 울려퍼지는 기타 선율이 버지의 곡 진행의 완급 조절능력이 정점에 올라서고 있슴을 느끼게 해준다. 곡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가미되는 신경질적인 소리들은 악기의 소리로 마치 갈매기의 날카로운 울부짖음을 재현한 듯한 느낌을 주며 피 끓게 하는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주는 듯 하다. 잠시 버크의 부드러운 노래로 후반부를 흘려가다 토니의 기품있는 기타 연주가 고조되면서 오버 더빙되는 새의 울부짓는 듯한 소리와 바닷물의 철썩거림이 더해지면서 한 편의 극을 보는 듯 하던 'Parents' 는 막을 내린다.

사실상 네 번째 앨범과 더불어 버지의 최고 앨범으로 평가되는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 는 프로듀서 로저 베인이 입김에서 벗어나 버지 스스로 프로듀싱한 최초의 앨범이었으며, 이 후 80년대 하드락의 기반 위에 스피디한 연주를 가미했던 밴드들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 앨범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연주의 완급조절력이나 몇 단계 진보한 듯한 보컬의 실력과 베이스 연주등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에선 인지도가 적지만 드러머 레이 필립스가 레드 제플린의 존 본햄과 더불어 영국 하드락 드럼의 교과서로 불리게 만든 앨범이기도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버지의 앨범이기도 하지만 언제 들어도 심장을 쿵쾅 거리게 만드는 열정적인 연주는 누구에게나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게 만드는 앨범이기도 하다.
게이트 폴드 형태로 앞과 뒤를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시킨 로저 딘의 화려한 커버또한 이 앨범을 언제나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한다. 전작으로부터 이어지는 새의 머리를 한 형상의 인간은 로저 딘의 창작적 영역으로 알고있었는데 최근 내한 때 인터뷰에서 알게 된 것이지만 밴드에서 요청한대로 그린 것이라고 한다. 앵무새 버지와 그룹명 버지와 기타리스트 버지를 하나로 이어주는 무언가를 버크 쉘리는 강렬하게 희망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화려하게 비상하려는 괴조를 옭아매는 장면은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에서도 익숙한 장면으로 환원되기도 한다. <아바타> 가 로저 딘의 작품들을 차용했다는 말들은 괜한 말은 아닌 거 같다. 로저 딘의 화보집등을 살펴보면 수십년 세월전에 영화 <아바타> 를 위해 그려진 듯한 이미지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들을 가져보시길 바란다.
그리고, 이 후 버지의 앨범들에서 로저 딘이 만든 로고가 자주 쓰이게 되는데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가 그 로고 사용의 첫 앨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로저 딘의 커버 아트웍은 이 앨범으로 버지와는 마지막이 된다. 96년 재결성 기념앨범 [An Ecstasy of Fumbling-The Definitive Anthology] 에서 커버 페인팅을 맡기는 하지만 먼 훗날이 되어버리니.. 참 아쉬운 부분이다.
잊혀졌거나, 또는 알지 못했던 버지의 음악들이 재 조명 받기 시작한 것은 공룡밴드 메탈리카 덕분이었을 것이다. 기존 베이스 멤버인 클리프 버튼이 사망한 후에 새로 영입한 베이시스트 제이슨 뉴스테드의 가입을 자축하며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메탈리카의 두 장짜리 리메이크 앨범 [Garage Days Re-Revisited] 에서 메탈리카는 버지의 세 번째 앨범의 첫 곡인 'Breadfan' 을 파워있는 연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메이크 했는데 이 앨범에서 메탈리카는 버지의 곡을 두 곡을 리메이크 했었다.

신경질적으로 뱉어내는 버크 쉘리의 보컬이 냉소적인 이미지를 넘어서면서, 토니 버지의 블루지했던 기타 연주가 혼돈의 사이키델릭함과 파워풀한 무게감을 지니면서부터, 레이 필립스의 드럼 비트가 안정됨과 힘과 기교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 는 내겐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앨범이 되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음악이 단지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 한 장의 음반은 가끔은 살아온 세월로 인해 예리해진 이성을 뛰어넘는 힘을 지닌다.
심장이 뛰고 마음이 요동치는 음악..버지의 음악은 내겐 영원한 그런 음악으로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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