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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udgie - [In For The KIll]

빨간부엉이 2010. 8. 6. 09:07


Budgie - [In For The KIll]
1974

List


1. In For The Kill
2. Crash Course In Brain Surgery
3. Wondering What Everyone Knows
4. Zoom Club
5. Hammer And Tongs
6. Running From My Soul
7. Living On Your Own

budgie의 네 번째 정규 앨범 [In For The KIll] 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곡들간의 유기적 불균형이 오히려 긴장감과 상승의 효과로 자리했던 전작들과 달리 [In For The KIll]에서의 버지의 사운드는 통일감과 안정감... 그리고 완숙미라는 획득하기 어려운 것들을 앨범 안에서 잘 추스렀다는 인상을 받게 한다. 하지만 역설되게도 세 번째 앨범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와 함께 그룹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앨범임에도 정돈됨과 안정감이 주는 것은... 묘하게도 나에겐 심심하다는 인상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하게 질주하는 곡이 부족하다는 것과 한곡 한곡마다의 변화감과 연주의 깊이등은 확실히 뛰어나지만 심장을 울리는 강한 임팩트가 어쩐지 내겐 부족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지 않았나 싶다.
사실 이런 어쩌면 부정적으로 보여질 앨범의 인상을 연역적으로 글의 서두에 배치하는 것은 아직 앨범을 감상해보지 못한 청자에겐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만.. 느낌이나 감상이나 비평이란건 언제나 개인적인 것이다. 판단은 앨범을 전체 감상한 후 청자들 각자가 내려야 할 몫이고 여긴 내 공간이니까..^^;

전작인 세 장의 앨범들과 네 번째 앨범 [In For The KIll]의 변화라면 일단 드러머의 교체가 눈에 띈다. 세 번째 앨범까지 함께 했던 레이 필립스가 하차하고, Pete Boot이라는 드러머가 들어왔으나 아쉽게도 버지와의 인연은 한 장의 앨범으로 그치게 된다. 다섯 번째 앨범부터는 다른 드러머가 영입되기 때문이다.
곡들의 느낌을 살펴보자면 헤비한 느낌의 연주로 시작하는 앨범의 동명 타이틀곡 'In For The Kill' 이 첫 곡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곡은 밴 헤일런이 무명시절에 주로 카피했다고 알려져 있다. 보컬 버크 쉘리의 목소리가 이전들과는 다르게 쌔한 느낌의 고음 위주가 아니라 탁한 음성으로 노래하고 있다는 것이 약간 색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한 곡 안에서 매우 다양한 느낌으로 전개되는 토니의 기타톤이 곡 자체를 무척이나 드라마틱한 느낌으로 끌어가는 듯 하다.
두 번째 곡 'Crash Course In Brain Surgery' 는 본작에서 유일하게 질주하는 느낌을 주는 곡으로 베이스의 리듬감이 돋보인다. 긴 시간의 곡들이 많은 블루스락/하드락의 전형성에서 탈피한 2분대의 짧은 긴박감은 그 자체로 변치않는 하드락과 버지의 위상을 느끼게 해준다. 아마도 그렇기에 이 후 메탈리카가 리메이크 앨범 [Garage Days Re-Revisited] 에서 리메이크로 선택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Wondering What Everyone Knows' 는 짧게 한 두곡 씩을 싣던 발라드 넘버지만 이전과의 차이라면 유려하고 달콤해진 멜로디라인이 어떤 곳에 소개해도 좋을 듯하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블루지하게 한음 한음 짚어가며 배경을 채워가는 토니의 기타도 인상적이고, 퍼커션 연주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피트 붓의 연주도 좋다. 이 한 곡만을 떼어서 들려준다면 어느 유명 포크록 그룹의 앨범에서 가져왔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만큼 아름다운 멜로디와 연주, 멤버간 하모니가 일품인 곡이다.
다음 곡으로 등장하는 'Zoom Club' 은 타이틀 곡 'In For The Kill' 과 함께 앨범 전체의 사운드를 보여주는 곡이 아닐지 싶다. 긴 인트로와 멤버 각자간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파트 분할의 느낌과 조화의 느낌등이 잘 보여지는 명곡이다. 특히 강함 대신 부드러운 느낌의 왜곡을 주기 위함이었을 토니의 디스토션 걸린 기타 연주가 일품인 곡이다. 거기에 피트 붓의 리듬감있는 드럼연주와 버크의 물흐르듯 유연한 베이스라인또한 빼놓을 수 없다.
'Hammer And Tongs' 는 버지의 음악이 락음악사 전반에 걸쳐서 인정을 받는 이유를 보여주는 트랙으로 평가 받는 곡인데 버지가 단순 하드락 그룹이 아니라 작곡 능력에서의 넓고 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또는 보여줄 수 있는 그룹임을 알릴 수 있는 곡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드럼의 웅장함과 긴장감으로 시작되어 쏟아내듯 다가서는 기타연주에 이어 버크 특유의 보컬음이 뒤따른다. 연약한듯 하다가 폭발하는 듯 하다가 다시금 차분해지고.. 그 완급의 위대함은 실로 칭송받아 마땅하리라..ㅎㅎ
연주의 깔끔함은 돋보이지만 버지적이지 않은 느낌이 강한 'Running From My Soul' 이 이어진 후 'Living On Your Own' 의 스트레이트하면서 깔끔한 8분으로 네 번째 앨범 [In For The KIll] 은 화려하게, 신중하게 막을 내린다.

돌이켜보면 [In For The KIll] 에 대한 심심한 인상은 지나치게 완성도 높은 앨범의 곡과 연주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점에 올라선 밴드는 반드시 쇠퇴 일로를 걷게 되는 운명을 예감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예감대로 조금씩 조금씩 버지는 정점.. 그 이후를 걷게 된다. 다만 그 이후의 행보가 단순 하강만은 아니라는 점은 다행이었고, 버지의 모든 앨범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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