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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udgie - [Budgie]

빨간부엉이 2010. 7. 7. 13:22


Budgie - [Budgie]

1971



List


1. Guts
2. Everything In My Heart
3. The Author
4. Nude Disintegrating Parachutist Woman
5. Rape Of The Locks
6. All Night Petrol
7. You And I
8. Homicidal Suicidal

"비틀즈나 존 메이올 같은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그들보다는 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데뷔 당시 budgie의 롤링스톤스지에 실렸던 인터뷰에서 가져온 말이다. 70년대 영미권 음악의 가장 최일선이자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들었던 하드락의 기반아래서 블루스와 프로그래시브의 영역을 끌고 왔으며 피를 끓게 하는 정렬적인 리프들을 만들어냈던 영국의 밴드 budgie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그렇게 인지도 있는 밴드는 아니다.

당연스럽게도 국내 라이센스로는 budgie의 정규 앨범 한 장도 발매되지 못했다. 그나마 알려지기 시작한 것도 90년대 초반 심야 음악방송을 통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budgie는 록 밴드에 있어서 최상의 조합이라는 3인조 형태로 시작을 했으며 활동하던 중간에 4인조 형태로 운영을 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론 3인조 형태로 그들의 활동 시기를 끌어왔다.

1968년도에 데뷔를 했고, 데뷔 앨범인 셀프 타이틀 앨범 [Budgie] 가 71년에 나오기 전에 [Crash Course In Brain Surgery] 와 [Nude Disintegrating Parachutist Woman]의 두 장 싱글을 발표한 상태였다. (록의 황금기라 불리는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반까지에서 Budgie와 연관이 있거나 영향을 주었슴이 분명한 슈퍼밴드들을 살펴보면 딥 퍼플이 68년에 데뷔를 했으며, 레드 제플린도 68년에 결성되었다. 프로듀서 로저 베인이 가장 닮게 하고 싶었던 블랙 사바스의 충격적인 첫 데뷔 앨범은 70년도에 발표되었다.)

버지는 초중반기의 사운드핵이라고 할 만한 Tony Bourge의 기타와, 보컬이자 베이스와 팀의 리더를 맡고 있는 Burke Shelley가 맡고 있으며, 이 후 3집 앨범까지 드럼을 담당했던 Ray Phillips가 초기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의 데뷔 앨범인 [Budgie]는 당시 명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린 로저 베인의 지휘 아래 사우스 웨일즈의 락필드 스튜디오에서 리허설 없이 라이브에 가깝게 단 4일만에 레코딩을 마쳤다고 한다.

데뷔 앨범은 이 후 발표되는 버지의 모든 앨범에서 가장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그것은 그룹의 사운드가 정립되지 못했슴을 의미함이며, 그들의 롤모델이 되었음이 분명한 딥 퍼플이나 블랙 사바스의 영향 아래서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당시 주류의 음악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하드락이었을 것이고, 버지의 데뷔앨범의 소리들 또한 블루스록의 색채를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슴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운드의 결은 아직은 엉성하고 연결도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도 많이 들어오며, 비어있는 공간이 확연하게 다가올 때도 많다.

웃기게 들리겠지만 나는 블루스록이나 하드락등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소리공간이 비는 형태를 동양적 여백의 미처럼 받아들일 때가 있다. 그래서 아마도 블루스적인 색채를 띄는 음악들을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록 음악이런 것이 이 후 점점 헤비해지고 점점 빨라지며 모든 공간을 채우는 소리들로 음악이 변해가면서 각각의 악기들이 갖는 소리들이 한데 뭉쳐 들리면서 감상보다 체험으로 변해가면서...이런 감상의 여유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게 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더해진다.

아무튼 버지의 데뷔앨범의 소리들이 주류인 블루스록의 영향 아래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면, 소리결의 방향성은 블랙 사바스의 신경질적이고 느리면서 묵직한 소리에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리더인 버크 쉘리의 가늘고 신경질적인 보컬또한 오지 오스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슴이 분명하다고 하니 말이다.

음반에선 싱글로 먼저 발표됐던 8분여에 이르는 대곡 'Nude Disintegrating Parachutist Woman'에서 멤버 각자의 역량을 확인하기 좋으며, 버크 쉘리의 베이스 라인의 변화나, 블루스에 기반을 둔 토니 버지의 기타 연주 솜씨를 감상하기 좋다.

초창기 하드록 드럼의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데뷔 앨범에서의 레이 필립스의 드럼 연주는 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을 받는 만큼 이 후 앨범들과 역량차이를 비교해보면서 들어도 좋을 듯 하다.

대부분의 록밴드들이 그러하듯 -아마도 상업적인 이유가 크겠지만- 버지또한 음반에서 어쿠스틱한 곡을 두 곡 싣고 있다. 'Everything In My Heart', 'You And I' 의 두 곡을 싣고 있지만 러닝타임은 1분 미만과 2분 미만으로 굉장히 짧은 편이다.

위에서 블랙 사바스의 영향을 언급했는데 앨범의 첫 곡 'Guts'를 들어보면 그 영향력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앨범의 마지막 곡 'Homicidal Suicidal' 은 버지의 96년 재결성 기념앨범에도 실렸던만큼 필히 관심을 두고 감상해볼 만한 곡이 아닐까 싶다.

버지의 데뷔 앨범은 전반적으로 통일감이 약간 떨어지고, 이 후 앨범들에 비해 긴박감도 훨씬 덜하고, 연주도 확실히 세련된 감도 떨어진다. 그렇지만 영국의 하드록이 걸어왔던 발자취의 한 걸음을 확인하고, 록 음악에 있어서의 블루스의 유구한 영향력이 어떤 것인지를 감상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시작이 있었기에 화려한 중간이 있을 것이며, 좋았던 나빴던간의 끝이 있을 것이다. 화려한 중간기를 감상하기 위해서라도 시작을 들어두는 것은 확실히 의미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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