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O.S.T
1999 / spectrumdvd
List
1. Main Theme
2. Kyrie Eleyson
3. 열 일곱의 생일
4. Memento Mori
5. 17세의 비망록
6. 내 죽음을 기억하라
7. 일기 속의 기억
8. 효신의 눈
9. 교환일기
10. Kyrie Eleyson (정신여고 합창단)
11. Memento Mori (정신여고 합창단)
12. 사물함
13. 상상의 생일파티
14. Main Theme (piano solo)
| | |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옅은 현악의 소리가 얹혀지다가 점점 짙어지는 소리들은 그 자체로 암울하다.
현악의 소리만큼 감정을 전달하고 감정을 이입시키기 쉬운 소리가 또 있을까..
'Main Theme'는 그렇게 청자의 감정을 음반 안으로 잡아끈다. 손짓 하듯이 멀리서 이끌어 결국은 손목에 생채기가 날만큼 강렬하게 움켜쥔채 사람 마음의 내면에 도사린 어둠의 근원을 향해 치닫는다.
그 어둠을 본격적으로 의식 위로 끌어올리는 건 서울대 음대 성악과 학생들의 합창으로 들려지는 카톨릭 미사때 전례 음악으로 쓰이는 키리에의 영화를 위한 변주다.
'Kyrie Eleyson'은 주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영화를 위해 새롭게 작곡되었다고 한다. 음반의 말미에 정신여고 합창단의 곡으로 다시 등장하니 그 다름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부제이기도 한 'Memento Mori'는 라틴어로 네가 죽게 될 운명임을 기억하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 자체가 이미 더할 수 없이 을씨년스럽다. 이 곡 역시 서울대 성악과의 합창과 정신여고의 합창이 함께 실려있다.
영화는 공포영화의 관습에서 벗어난 독특함으로 싸여있었고, 그렇기에 컬트영화의 반열에 올라선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 영화의 소리를 담았던 사운드 트랙은 가히 조성우 음악감독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 싶다. 기존의 오리지널 스코어에 기존 곡을 섞어서 내놓던 음반들에서 탈피해서 음반 전체를 오리지널 스코어로 채웠고 -비록 'Kyrie Eleyson'이 미사의 전례음악에서 가져온 것일지라도- 단지 오리지널 스코어로 채운 것에서 떠나 여고생들이 가진 내면의 불안과 증폭하고 갈라지고 분열하는 다양한 심리 상태를 훌륭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거기에 비장감을 더하는 'Kyrie Eleyson'과 'Memento Mori'의 의미들은 음악을 듣기 이전부터 청자에게 선행하는 사운드 이미지를 미리 부여한다. 스스로 만들어낸 마음안의 불안과 내면 기저의 긁어낼 수 없는 어리석은 두려움 같은 것들을 말이다.
이 음반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해 왔던 건 공포영화 사운드 트랙이 의례 빠지기 쉬운 소리결의 익숙한 관습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피아노 연주의 완급과 불안한 듯 흔들리는 현악기들의 소리에 더해지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긴박감등은 소리 자체가 아니라 듣는 이 각자가 만들어내는 환영에 의해서 저마다의 두려움과 저마다의 아픈 기억과 저마다의 창조적 공포의 시공간을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차별화 되었고 훌륭한 사운드 트랙으로 기억되게 만들었다.
10년이 넘게 지났슴에도 여전히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특별한 위치를 부여받고 있다. 영화의 사운드 트랙또한 마찬가지일 듯 하다. 이런 뛰어난 사운드 트랙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발매 당시로부터 조금 지나면서부터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음반. 자켓의 아트웍부터 담고 있는 소리들의 뛰어남과 듣는 내내 만족스러운 기분을 주는 그런 음반은 여전히 드물고...그래서 아쉬움이다.
개인적으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사운드 트랙은 국내 영화 사운드 트랙중에서 <서편제>, <이재수의 난>, <은행나무 침대>의 사운드 트랙과 함께 최고로 꼽는 음반이기도 하다.
덧붙임 : 음반은 예전에 정리할 때 팔려 버려서 자켓 사진은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의 6Disc Ultimate Edition으로 발매된 DVD 박스셋에 담겨있는 OST의 자켓 사진을 찍었다.
@@ 한곡 듣기는 음반분위기 파악용입니다. 구입 후 전체 감상 부탁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