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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FLORA - [13th, June]

빨간부엉이 2010. 8. 7. 17:32


FLORA - [13th, June]
2010 / MEDIA ARTE

List

1. 13th, June
2. Love
3. Just Today
4. Reprise Love

그렇다.
지금의 나는 그저 가만히 집에서 나물이나 뜯어먹고 쌀이나 한포대 사서 한달을 버텨내고.. 그렇게 궁색하게라도 삶을 연명해나가야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샀다.
그러므로 밴드 [플로라] 는 내게 감사해야 한다..^^;
사실, 미디어 아르떼 (구:M2U레코드) 에서 국내 음악을 음반으로 낸 건 처음이고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앨범임에도 얄팍한 주머니 사정덕에 정규 앨범이 나오면 그 때 들어보자하는 심정으로 관망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네 곡이 담긴 앨범은 어쨌거나 최종유저의 입장에선 본전 생각나는게 사실이니까. 가령 싱글이나 EP같은 것들이 차후 정규 앨범에서 수록곡을 싣지 않는다면 싱글들도 구입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런 면에서 시와양의 싱글을 구입한 건 정규 앨범과 1곡밖에 겹치지 않고, 그 1곡도 전혀 다른 버전을 싣고 있기에 당연히 구입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응한님의 블로그에 [플로라] 밴드의 베이시스트가 직접 와서 글을 남겨준걸 보고 밴드 멤버가 직접 홍보를 뛰는 이런 정성이라면 (설령 그게 홍보가 아니라 개인적친분에 의한 방문일지라도) 관망하고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어제 음반을 주문하고 오늘 음반을 받아들었다.
하나의 음반을 듣고 느낌을 적는 일은 며칠에서 몇 주, 때론 몇 년이 걸려야 하는 일임에도 받고, 듣고, 느낌을 남기는 일을 나는 오늘 순식간에 해치운다.
그것은, 응한님의 표현을 빌자면 음반과 관련된 '점조직' 의 최일선에 서있는 우리같은 사람들의 얄팍한 소개글이라도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음악은.. 기대를 약간 많이한 탓인지 몰라도 조금은 실망스러웠던 거 같다. 파퓰러한 감성이 돋보이는 속에서 삽입되는 가벼운 느낌의 오케스트레이션 사운드들은 아트락을 공급하는 미디어 아르떼의 1호 국내 음반으로 적당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들었고, 부클릿에 적힌 밴드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을 보면서 정성이 음반으로 변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음반은 [카라]의 니콜에게 바치는 곡 'Love' 와 효순이와 미선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13th, June' 이라는 두 개의 곡을 주축으로 한다. 니콜양이 그들의 정성(?)과 애정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미소지었고, 사건이 벌어진 후 금방 금방 잊어버리고 마는 우리네 기억의 가벼움에 대해 반성하며 효순과 미선이의 죽음과 촛불을 둘러싼 그 시대의 열기를 다시금 떠올려봤다.
음반의 세 번째 곡 'Just Today' 는 [꽃가루]라는 밴드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이라고 적혀있고, 스튜디오 라이브로 원테이크 녹음을 통해 수록했다.
전체 감상 후의 느낌은 리메이크곡에서의 느낌들이 더 좋았다는 것과, 두 개의 자작곡의 느낌으로 볼 때 정규앨범으로의 블로우업은 굉장한 노력과 각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남았다. 2005년도에 데모가 나온 후 5년동안 한 밴드가 음반안에 담을만한 곡이 두어곡 밖에 없다는 아쉬움과, 그 두어곡이 담고있는 음악적 함량이 단순 청자의 입장에서 보기에 약간은 미완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밴드 [플로라] 는 지금을 털어내고 진일보하여 나같은 일개 '점조직' 청자의 생각을 바꿔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다른 곳도 아니고 미디어 아르떼를 게릴라전으로 접수(?)하여 앨범을 발매하였다면 레이블의 정체성과 위치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을 것이고, 한 레이블의 국내 1호 음반이라는 것에 대한 책임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밴드 멤버 스스로 적은 것처럼 물질화된 매체로의 감상수단인 음반이 겪는 극심한 불황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때... 음지에서 활동하는 소수 장르의 음악을 발매해주던 시완레코드가 라이센스 발매도 하지 못하고, 국내 음악에 대해 거의 등을 돌리고 있는 현상황과 500장의 음반조차 소화하기 힘든 비트볼이나. 리버맨등의 소규모 레이블의 존재 자체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의문이 되는 상황에서의 음반 발매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음악으로 답해야 함에도 나에게 있어서 [플로라] 의 첫 번째 대답은 미흡하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지금이 아쉽다고 밴드 스스로 생각하기를 희망한다. 멈추지 않고 다음 대답을 만족스럽게 나에게 건네주기를 희망한다.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싶다면 그에 걸맞는 사운드를 통한 청자들 감정의 진폭에 대한 연구또한 아프게 진행하기를 희망한다.
가난하게 음악하는 이들의 열정을 사랑하고 그렇기에 음악을 구입하여 들어주는 것이 유일한 나의 도움이지만 알맹이가 알차지 않다면 그 다음의 도움은 기대하기 힘들어지게 된다. [플로라] 의 음악이 차후 듣게 될 때 '열광' 하며 듣게 되기를 나는 바란다.
사족이지만 쓴소리는... 애정과 기대의다른 이름이다.


@한곡듣기는 음반 분위기를 파악하기위해 웹에서 감상 가능한 최저퀄리티로 변환한것이니 반드시 음반 구입하여 전체 감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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