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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라일락 붉게 피던 집」

빨간부엉이 2018. 7. 22. 11:27

 

「라일락 붉게 피던 집」


지은이 : 송시우
펴낸곳 : 시공사
분량 : 342쪽
2014년 12월 4일 초판 2쇄본 읽음

 

복고 열풍이 시대를 휩쓸던 2010년대의 중반즈음 출간된 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라일락'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국적 정서와 '붉음' 이 주는 불온한 기운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어떤 이야기를 파생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불현듯 이병주님의 단편 「매화나무의 인과」 가 떠올랐는데 라일락꽃이 피던 나무는 추억의 미화에 곁들여지는 소품같은 의미 이상은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나무는 건너뛰고 '붉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아무 정보 없이 이 책을 읽는다면 모르겠지만 미스터리 소설이고 제목에 붉음이 들어간다면 이건 영락없는 살인과 그 인과관계에 대한 이야기일 것임을 짐작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거기에 80년대라는 정서가 버무려지면서 과거는 기억속에서 불현듯 호명되고, 호명되어진 기억들은 왜곡과 미화속에서 어떤 형태를 갖추고 현실에 올라서기 시작한다.
현실은 기억속에서 침잠하고 비틀려진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그 비틀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명 칼럼니스트가 자신이 살았던 다가구주택 '라일락 하우스' 에 대한 연재를 하면서 잊혀지거나 덮혀졌던 과거가 현실을 어떻게 비틀고 재구성하는지.. 또는 재구성 당하는지에 대한 슬픈 현실이 이 책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덮혀진채 그렇게 지나갔더라면 좋았을 어떤 것들. 정말 그렇게 지나가면 좋은것일까? 라는 내적 질문들.


선문답 같기만한 이 독서 후 감상들도 질문들 안에서 씁쓸하게 녹아서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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