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IT UP!」

 

「JAZZ IT UP!」

 

지은이 : 남무성

펴낸곳 : 서해문집

분량 : 512쪽

2018년 2월 10일 초판 발행본 읽음

 

재즈에 입문하게 된건 57년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 앨범으로부터다. 당연하게도 하드밥은 내게 재즈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후의 수많은 변종 장르속에서 재즈의 순수령이랄까.. 그런것이 하드밥의 세계에 있다라고 나는 믿는다. 특히나 50~60년대 루디 반 갤더의 레코딩으로 만들어진 블루노트 레이블의 음반들은 그런 믿음에 신격화를 더했다.

재즈를 떠나서 지금의 음악 장르라는 건 도저히 따라가기 어려운 말들로 넘쳐난다. 어쩌면 말장난일지도 모를 정도로.. 최근 프로듀스48에서 아이들에게 내밀어진 곡들의 장르 이름에서 내가 외계에 와 있는것은 아닌가 싶은 당황스러움을 맛봤었는데 옛날 음악에만 사로잡혀 있는 이제 어쩔 수 없는 아재인가 싶은 자괴감마저 들었던 거 같다. 재즈또한 상당히 많은 이름들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학습 덕분인지 그 이름들에 대한 조금의 이해는 있는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전에 전주 도서관에서 읽었던 「Paint it Rock,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가 록의 연대기를 만화와 재치있는 개그 코드로 펼쳐주었다면 남무성 작가의 「JAZZ IT UP!」은 재즈의 광활한 백년사를 500페이지의 만화속에서 그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5년전 남작가의 최초 단행본인 이 책이 리뉴얼되어 2018년에 세상에 등장했고, 오늘에서야 난 그 책을 접하게 되었다. 물론 제대 후 탄생된 재즈잡지 [몽크 뭉크] (후에 MMJAZZ) 를 통해서 그의 글들을 접해보지 않은건 아니지만 말이다.

재즈의 역사를 어디서부터라고 누가 정의할 수 있을까.. 프로그래시브의 시작을 어디서부터라고 정의하기 애매한 것 처럼 (king crimson의 69년작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을 시초로 보기도 하지만 Beatles의 67년작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시초로 보기도한다) 재즈의 시도를 어디서부터라고 정의하고 시작하는건 참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 「JAZZ IT UP!」에서는 아예 그러한 논의로부터 비켜서기 위해서 루이 암스트롱부터 라고 약속을 하고 시작한다. 그리하여 책은 80년대 이후의 이야기와 90년 초의 에피소드들로 마무리한다. 근 백년의 이야기속에서 많은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책 속에서 등장한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주변의 친구처럼.. 그렇게 등장했다 소멸하기를 반복한다. 음악은 신이 주신 축복이라고 누군가 그러던데 그 축복은 그것을 업으로 삼는 이에게는 어쩌면 저주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가끔 할때가 있다. 재즈가 업이자 생의 전부였던 뮤지션들에게 어쩌면 음악은 잔혹한 형벌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약물과 주류에 의존해야했고,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성적인 폭력등.. 재즈의 역사는 20세기 인류가 지녔던 다양한 문제들의 변주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JAZZ IT UP!」 은 아무래도 적은 분량에 많은 뮤지션과 음반들이 거론되다보니 잘 알려진 인물들 위주인건 사실이다. 하지만 개론서로, 입문서로 충분히 자리매김할 수 있는 훌륭한 저서임에 틀림없다. 어렵게 생각되면 한없이 어려운 법... 일단은 유명한 음반들을 감상하면서 시작해보면 좋을 듯 하다. 그 시작의 길잡이가 충분히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