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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가모우 저택 사건」

빨간부엉이 2010. 11. 21. 21:50



「가모우 저택 사건 1,2」
지은이 : 미야베 미유키
옮긴이 : 이기웅
출판사 : 북스피어
분량 : 약 600쪽 (1,2권 합쳐서)
2008년 6월 18일 초판 1쇄본 읽음


지금까지 읽은 미유키 여사의 작품수가 아직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추리소설 작가라는 타이틀은 미유키 여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든다.
그녀의 대표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모방범」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21세기의 위대한 걸작중 한편으로 꼽길 주저하지 않는 「화차」또한 그러하다.
그런 생각에 부채질이라도 하듯 미유키 여사는 점점 시대소설이나, 게임소설등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가모우 저택 사건」은 읽으면서 아마 처음으로 미유키 여사가 제대로 된 추리소설을 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작품이다.
물론 내부적으로 이 작품은 SF적인 시간관과 태평양 전쟁 전후 세대의 전쟁 유발 세대에 대한 관점과 비평과, 반성과 이해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추리영역에 가장 근간을 두고 있다.
'가모우 대장이 죽고, 창은 안에서 잠겨있고, 자결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결에 쓰였을 권총은 사라졌다.'
명백히 고전 밀실살인의 현장을 옮겨다 놨다. 그리고,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유키 여사답게 추리적인 부분은 한켠으로 밀어버리고 쉽사리 소설 중/후반부에 사건을 마무리지어 버린다.
좀 허망했지만 그녀답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모우 저택 사건」이라는 작품은 SF적인 발상도 뛰어나고 시대적 고증과 역사관또한 중요한 작품이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핵심 사안인 가모우 대장의 죽음에 대한 결과와 사라진 권총의 행방이 밝혀지는 그 시점에서부터의 내용전개가 아닌가 생각된다. 흔히 미유키 여사를 '사회파 추리소설작가' 라고들 얘기하는데, 그 말의 이면에 담긴 현대 사회 병리현상들에 대한 집요한 탐구와 추적.. 그리고 그 안에서 허우적대는 인간들에 대한 인간애가 그런 타이틀을 붙이게 했고, 그녀를 위대한 작가로 만든게 아닌가 싶다. 「가모우 저택 사건」의 말미에서 미유키 여사는 다시금 그녀의 내면을 유려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소년에게 새롭게 부여된 세계관과 인생관을 독자에게 건네면서, 그리고 따뜻한 감상의 조각들을 맞춰가면서 얘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마무리하는 그 안에서 보여주는 미유키 여사의 인간관.. 그것이 나에게있어 「가모우 저택 사건」을 기억에 오래 남게 할 것임을 알았다.
여타의 작품들처럼 걸작의 느낌까진 아니지만 소설 말미 덕분에 「가모우 저택 사건」은 훌륭한 작품으로 승화되었다.
추리소설 작가라는 타이틀은 어울리지 않지만 언제나 미유키 여사의 진심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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