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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r & Input Device

Apple M0110 + Aikon

빨간부엉이 2010. 6. 30. 09:46


Apple M0110 + Aikon 1st

## 1



이 키보드가 내가 생각했던 궁극의 키보드인걸까?
마지막 키보드라고 생각하고 지난 해 장만한 애플사의 M0110
애플의 초창기 일체형 매킨토시에 들어갔던 키보드로, 많은 이들이 궁극의 키보드로 생각하는 일본 토프레사의 해피해킹 키보드의 선행격인 키보드인 셈이다.
어쩌면 해피해킹 키보드의 디자인을 할 때 이 키보드를 참고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디자인적인 면에서 현존하는 가장 미니멀한 키보드인 해피해킹을 따라잡을 순 없다.
매우 두꺼운 높이와 넓은 넓이의 하우징등은 따라갈 수 없지만 1984년부터 plus 기종까지 함께했고, 87년의 SE에서 ADB포트가 나왔으니약 3년여간 (plus에서는 텐키 일체형인 M0110A가 나왔으니 M0110의 역사는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다) 나왔던 이 키보드와, 현재 30만원 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는 해피해킹의 가격을 생각하면 M0110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해피해킹의 러버돔에서 오는 답답하고 느린 반응보단 빠른 타이핑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M0110은 애플의 최초 일체형 맥으로 알려진 128k와 512k에 따라 나왔던 키보드로 알고있다. 이 후 등장한 plus에서는 M0110에 텐키 부분이 붙어있는 전형적인 애플 초창기 키보드의 형태를 따른 M0110A 키보드가 장착되어 나왔었고, M0110A의 배열은 이 후 llgs, 스탠다드1, 스탠다드2까지 이어지는 배열 디자인을 띄고 있다.
M0110과 M0110A의 차이는 텐키 부분이 붙은 것도 있지만 M0110이 일자형 Enter키를 채용한 것과 달리 M0110A는 역ㄴ자형의 Enter키를 채용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키보드의 실 사용에 있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이라면 M0110과 M0110A가 전화선잭인 RJ-11단자를 채용하고 있고, 이 후 등장하는 올드맥들에선 잘 알려진 ADB (Apple Desktop Bus) 포트를 채용하여 키보드와 맥을 연결하고 있다는 점을 큰 차이점으로 들 수 있다.
현재도 일체형 올드맥 유저들은 존재하고 있고, 실사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컬러클래식이나 SE/30등의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워드용등으로 쓰임을 갖는 일체형 올드맥에서 현재의 타이핑 속도를 구형맥인 128k와 512k등에선 따라잡지 못해 타이핑 후 화면에 글자가 나오는 것을 봐야하기 때문에 답답해서 쓰기 힘들다고 20여년 전부터 맥을 사용해온 키보드 동호회의 시골영감님의 증언을 덧붙여본다.
M0110에 텐키 부분이 없는데 방향키등은 어떻게 구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지녔었는데 시골영감님이 이베이에서 구입하신 M0110의 텐키패드를 보고 궁금증이 풀렸다. 분리형으로 만들어진 M0110의 키보드 시스템은 아마도 이 후 원가절감을 위해 한덩어리로 붙여서 제작이 된 것일 것이다.
다만 그 텐키패드를 보기 전까지 그전의 올드맥 시스템 사진들에서 그 텐키패드를 보지 못했던 것은 의아함이 남는 부분이다.

## 2




키보드를 좀 더 살펴보자면 키캡의 인쇄는 구형 키보드들이 대부분 그렇듯 승화인쇄를 따르고 있다. 이 후에도 여전히 아쉬움이지만 애플 분리형 키보드의 원조격인 M0110부터도 스페이스바는 원가절감 차원인지 다른 재질의 (아마도 일반 키캡은 PBT일 것이고, 스페이스바는 ABS일 것이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색이 변색됐지만 일반 키캡의 색상이 애플스럽지 않은 진한 회색인탓에 큰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키캡의 높이는 스위치 슬라이더의 높이가 높은 탓에 당연스레 키캡의 높이도 높고, 두께는 일반 키캡이 보통의 두께인반면 Shift키등의 다른 길이를 가지는 키캡의 두께는 무척 두꺼운 편이다. 장축 키캡을 위한 스테빌라이저는 스페이스바에만 적용이 되어있고, Shift키등에는 적용이 되어있지 않다.
다만 CapsLock키와 스페이스바에는 스위치 슬라이더를 감싼 스프링을 넣어서 키 압력에 차별화를 가하고 있으며, CapsLock키는 애플의 구형 키보드들의 전형적인 채용인 토클스위치를 채용하고 있다.
키탑의 인쇄 폰트는 애플이 이 후 계속 사용하게 되는 독일 프로그사의 universe폰트가 아직 등장하지 않아서 그냥 일반적이고 깔끔한 폰트를 채용하고 있다.

## 3





키보드의 내부는 보강판과 기판으로 구성되어있고, 30여년 세월의 비껴갈만큼 보강판은 마치 새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애플의 모든 키보드 보강판이 그렇듯이..
각종 소자들과 컨트롤러는 키보드의 좌우 양쪽에 포진하고 있는데 컨트롤러는 네델란드 필립스사의 마크가 보이지만 PC에서의 실사용을 위해서 작업하기 위해 제거해서 보니 바닥면에 인텔의 로고가 보였다.
기계식 키보드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스위치는 일본 미쯔미사의 스위치라고 통상 알려져있는데 정확한 정보는 아니라고 한다. 애플이 쭉 고집해왔던 알프스사의 초창기 스위치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걸 보면 궁금함이 더해진다.
스위치 슬라이더는 무척 높고 가늘어서 키캡을 뽑아내거나 할 때 부러질 위험이 있어보인다. 스위치 작동은 리니어방식이며 키감은 그렇게 훌륭한 편은 아닌 듯 하다.
다만 키보드의 높이가 워낙 높아서인지 공간이 무척 많이 남는 편이고 당연하게도 텅텅 거리는 통울림은 어떤 키보드보다 큰 편이다.
리니어 액션이지만 타이핑을 강하게 할 때 바닥을 치는 소리와 통울림이 주는 느낌이 매우 고풍스런 기분을 선사한다.
나 자신이 스스로 무척 오래된 물건을 사용하고 있다는 기분을 저절로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 영화등에서 보던 그런 오래된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듯한 소리가 전해주는 느낌이 무척 맘에든다.

## 4

@@ RJ-11 포트가 있던 자리에 USB B-type 커넥터를 붙였다 @@


@@ 위는 Limkb 밑은 Aikon @@


현재의 PC에서 이런 올드 키보드를 쓰기 위한 방법은 멤브레인 키보드의 컨트롤러를 가져와서 전체 와이어링을 하는 방법이 있지만 풀 사이즈 키보드가 아니기 때문에 키 사용에 한계를 가진다. 방향키며 편집키를 쓸 수 없다는 말이다. 현재까지 나와있는 키매핑 프로그램들의 한계는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키값을 자기가 원하는 키값으로 대체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펑션키를 할당하여 방향키등을 사용하려면 오토핫키를 통해 간단하게라도 프로그램을 띄우고 키매핑 소스를 작성하여 사용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오토핫키는 무궁무진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고하지만 초보자가 사용하기엔 너무 어려운 방법인 듯 하다.
ADB포트를 쓰는 키보드라면 I-Mate를 사용하여 PC나 맥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M0110은 그마저도 안된다. 아마도 동호회에서 공구했던 Limkb나 Aikon이 없었다면 나도 오토핫키를 사용하기위해 굳어버린 머리 돌리느라 바빴을 거 같다.
Limkb는 Aikon의 전신으로 좀 더 크기가 크고, 두께도 두꺼운 편이다. Aikon은 첫 번째 공구이후 얼마전에 두 번째 공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Limkb나 Aikon이나 하는 일은 같다. 직접 자르고 붙여서 자작한 키보드나 현재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없는 키보드를 사용하고 싶을 때 기존 키보드의 매트릭스를 활용하여 간편하게 매핑하는 과정을 거쳐 실사용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만능 컨트롤러인셈이다. 거기에 펑션키를 할당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스위치에 두 가지의 키값을 적용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M0110에 처음엔 Limkb를 가지고 작업했으나 문제가 좀 있어서 Aikon으로 재작업을 했다. 일년전에 키네시스 어드밴티지에 붙여서 Limkb를 처음 써봤을 때 매핑 프로그램 사용하는 것과 달라서 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맸는데 낑낑대다가 우연히 사용법을 터득하여 매핑할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의 문제인지 몰라도 Aikon이 접속이 잘 되지 않는 문제를 안고있다. 그냥 뽑아서 포트에 연결하거나하면 Hidboot라는 장치로 뜨면서 키보드로는 사용하지 못한다. 본체에 키보드를 연결하고 전원을 다시 켜다보면 한번쯤 Aikon으로 작동을 한다.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간신히 Aikon으로 올라와서 M0110으로 글을 작성하는 중이다.
어차피 차후에 제대로 된 PC를 구성하게 될 때 메인으로 쓰려고 장만해뒀던 키보드인지라 당장은 쓸게 아니지만 나중엔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5


@@ 위와 같이 Fn키를 눌러서 방향키등을 사용할 수 있다. 해피해킹과 유사하지만 윈도우키의 할당이나 배열등을 자기가 원하는대로 편하게 바꿔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키보드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꼭 써보고 싶어지는 키보드인 해피해킹키보드는 극단의 미니멀한 사이즈와 방향키, 편집키등을 Fn키와 함께 눌러서 작동시켜야 하는 불편함등으로 인해서 쉽게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 키보드다.
나역시 키보드에 빠져 살았던 사람으로 해피해킹에 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해피해킹을 알았을 때 공구등을 통해서 구입할 수 있던 가격이 30만원이었는데 한때 중고가가 11만원까지도 떨어졌지만 10만원이 되면 사야지 하던 생각과 달리 이 후 환율 상승등의 여파로 가격은 더 내려오지 않고 중고가도 많이 뛰었고, 신품 가격은 처음 해피해킹의 가격을 알았던 때보다 훨씬 더 비싸져버렸다. 하지만 해피해킹을 장만하지 않았던 개인적인 이유는 어쨌거나 키감이었다. 토프레사의 정전용량방식인 리얼포스나 해피해킹을 최고의 키감과 최고의 키보드로 꼽는 이들도 많지만 어쨌거나 작동방식은 러버돔인 셈이고 그 답답한 키감을 20~30만원씩의 돈을 지불하고서 쓰고 싶지는 않았었다. 그러다가 발견한 M0110은 내겐 아주 이상적인 키보드였다.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니고 상태나 판매자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5만원 이내에서 구입이 가능한 듯 하다) Limkb등이 나오기 전까지나 와이어링을 할 줄 몰랐던 때는 어차피 꿈도 못 꿀 키보드였지만 말이다. M0110은 사이즈면에서 세이버와 그 가로폭을 같이 할만큼 큰 키보드긴 하지만 80년대의, 키보드란 물건의 초창기 형태의 물건을 약간의 수고를 통해 지금의 PC에서 쓸 수 있다는 매력과 독특한 통울림의 느낌등에서 해피해킹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만족감을 주는 듯 하다.
M0110을 이베이에서 구입해 오기 전에 이베이에서구입해온 IBM의 M2가 멤브시트의 문제로 세로 한 열이 작동을 안 해 뜯었다가 방치한 것을 일년이 넘어서야 다시 살려보려고 했다가 결국 포기해버리고 폐기한 상황에서, 뭔가 다른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M0110을 작업하면서 문제도 많았고, 고생도 많았다. 어쨌거나 그 지난한 과정을 넘어서 M0110을 실제로 타이핑하고 있다는 기분은 무척 즐거운 기분이 아닐 수 없다.
즐거운 기분이 드는 것.. 다시 키보드에 빠져들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동반하는 즐거움이다.

## 6


M0110을 이베이에서 대신 구입해주시고, 일체형 올드맥의 키보드 변화에 대한 조언을 주신 시골영감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M0110 작업시 귀찮은 질문과 부탁에, 아끼지 않고 도움을 주신 외눈박이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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