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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생각의 여름 - [다시 숲 속으로]

빨간부엉이 2016. 9. 25. 17:51

 

 

 

생각의 여름 3집 - [다시 숲 속으로]

2016 / 붕가붕가레코드

 

 

 

 

 

List

01. 두 나무  
02. 봄으로 달려나가는 다니야르  
03. 새  
04. 양궁  
05. 대전  
06. 안녕  
07. 침묵에서  
08. 습기  
09. 비둘기호  
10. 포구를 떠날 때 

 

그래24의 포인트를 긁어모아 간만에 음반 한 장 구입


사야할 음반이 천장만큼 쌓여있는 거 같은데.. 그 중에 생각하고 생각해 선택한 것은 생각의 여름 3번째 음반이다.


일찍이 난 그의 첫 번째 음반을 듣고 천재임을 직감했었다. 두 번째 앨범에서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험정신으로 쉼표를 찍었고, 드디어 세 번째 이야기로 그가 돌아왔다.

 

간간히 유투브나 페이스북에서 3집의 음악들을 접해볼 수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게 잠깐씩 접한 그의 음악은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앨범에서 제대로 감상하고 판단하기 위해 내 느낌들을 유보해두고 있었다.

 

그렇게 접한 음반에서 나는 무엇을 들었을까..
실망감의 재확인? 아니면 전체를 관통하며 흐르는 천재성의 발현을 보며 느끼는 전율감?
뭐 굳이 하나를 선택하자면 아쉽게도 전자에 한표를 던지게 된다.

 

생각의 여름이 가진 힘이라면 역설의 언어, 메타포의 이야기, 고전적인 정서의 소리들.. 그런것들이라고 생각되는데 세 번째 앨범에서 난 그것들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서사와 시대를 읽는 힘은 사라지고 개인적 사변의 언어만이 남아서 둥둥 떠다니고 있고, 사유의 힘을 사운드로 치환한 정서의 폭은 다양한 악기들을 차용하면서 변질되었다. 이야기를 감상의 정서로 포장해주던 미학의 멜로디와 리듬감은 협연을 통해서 간신히 보상받고 있다.

갑작스럽게 그는 어디로 사라져 버린것일까.. 시대는 그가 이렇게 개인의 의식의 흐름을 나열하도록 내버려둘만큼 완온해진것일까..
알 수가 없다.


그는 다시 돌아올까.. 이것으로 내 기억에서 천재성의 음악은 끝이 나버린 것일까..

 

굳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덧붙이자면 이 음반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CR태큐의 기타톤이 주는 환상적인 느낌만큼은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대전' 이 보여주는 모든 도움을 배제한 그의 오롯이 혼자서는 강건함이 다음의 기대를 갖게 만드는 희망이며, '안녕'에서 보여준 첫 번째 앨범의 재현인가 싶을 만큼의 맘에 쏙 드는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장수현의 바이올린이 보여주는 애절함은 이 앨범이 남겨준 훌륭한.. 또는 유일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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