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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틱스 레코드」 - Vol2. 우리 시대의 중견 비평가

 

엮은이 : 전대한

펴낸이 : 우주언

펴낸곳 : 아카이뷰

분 량 : 167쪽

2016년 12월 28일 초판본 읽음

 

결코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시작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간 중간 결과물이 「크리틱스 레코드」 라는 이름으로 나오기 시작한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부제는 '우리 시대의 중견 비평가' 다.


끝나지 않을 이야기라고 서두에 운을 뗀건 비평에 대한 견해 때문이다. 창작물이란건 끊임 없이 인류가 존재하는 한 나올 것들이고, 그 결과물에 대해 전문적이든 감상적이든 담론은 이어질 것이고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후일담은 지속될 것이기에 이것은 끝나지 않을 어떤 이야기에 대한 기록에 다름 아닌 셈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중음악 (고급과 저급의 이분법적인 논리가 아니라 순수하게 대중이 영위하는 음악이라는 관점에서) 이 존재하고 그 음악에 대해 진지한 담론을 나누었던 시절, 그 시절의 호사로 음악 비평의 서적들이 존재하던 시절 (그것이 사회학적인 접근이었다고 평가절하될지언정) 이 사라지고 비평의 전 단계인 창작물마저 점차 사라져가는 시대에 도달해 있는 지금.  그 시절의 분위기와 양산되던 텍스트의 산물을 누려왔던 나로서는 현재가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지만 비평할만한 것이 없을 것 같은 시절에도 비평은 존재하고 있고, 대중 음악 비평가들은 거의 사멸하다시피 했지만 (자본의 논리에 의한 자연도태에 가까운) 거의에 방점을 찍어볼 때 아직 아주 완전히 사멸한 것은 아니고, 그 희귀한 인류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들의 생각과 과거의 비평의 역할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앞으로 나아갈 시대의 비평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크리틱스 레코드」 는.


중견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그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75년생 그룹이고보면 나는 중견의 나이보다도 더 먹어버렸으니 이제 무언가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것은 동어반복과 추억팔이의 구태적인 관습의 열거함뿐일 수도 있겠으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래도 아직은 음악씬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비평가들의 기록을 읽고 생각하고 내 생각에 대해 얘기할 수도 있는거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면죄부를 부여해보기도 한다.


자기 최면이 없다면 낯간지럽게 누군가의 창작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 찧을 수 없는법.
이제 네번으로 기약된 기록은 두번을 넘겼고, 그 안에 담긴 내용들 (기획자의 질문에 담긴 사상과 평론가들의 응수) 은 최소한 앞의 이야기보다는 내밀하고 솔직해 보였다. 시대를 통과한 관록의 힘일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자신들의 사상에 대해 고집할 수 있고, 그 고집에 대해 설득할 수 있는 언어의 힘을 지녔으니 단순하게 아집과 꼰대정신을 발현하고 있는 퇴물들이라고 비꼬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정돈된 언행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생각들을 읽는다는 것, 그리고 그 타인의 생각들에 내 생각이 전염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애초부터 방어막을 치고 '니들이 어디 어떤 말을 하나 들어보자' 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곤란하다. 네 명의 생각은 어떻게 보면 모두 다르다. 그 다름에 대해 인식하는 나를 돌아보는 것도 재밌다.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음악씬에 대한 애정과 창작자로 세상에 존재하지 못하지만 스스로 창작자 이후의 자신들의 존재에 대해 자각하고 있는 그들의 생각은 옳게 다가온다. 분명 다른 개성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어쨌거나 결론은 씬에 대한 사랑과 그 사랑의 언술적 행위가들에 다름 아닌 것이다.


2년쯤 후에 네 권의 모든 결과물이 완성되고나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대중음악비평이란말은 그 때쯤 죽은 언어가 되어있을 수도 있겠고, 좋아봐야 희귀언어가 될 처지에 놓을 것 처럼 보인다. 디지털과 정보의 홍수라는 것은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부활하는 아날로그는 시대의 대변적 감성이 될 수 있을지.. 지금 한 시절의 유행일 뿐일지..
조금 더 지켜봐야할 듯 하다. 비평과 비평가에 대한 기록또한 그러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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