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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Budgie - [Impeckable]

빨간부엉이 2010. 8. 11. 13:08


Budgie - [Impeckable]
1978


List



1. Melt The Ice Away
2. Love For You And Me
3. All At Sea
4. Dish it Up
5. Pyramids
6. Smile Boy Smile
7. I'm A Faker Too
8. Don't Go Away
9. Don't Dilute The Water

비틀즈는 해체되고, 딥퍼플도 76년에 해체되고 (80년대에 재결성 하지만), 레드 제플린도 영광의 끝자락에 서 있던 시절.
브리티시 인베이젼이라 부르던 시절이 지나가고, 하드락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던 70년대의 끝자락에서 budgie의 정규 7집 앨범이 등장한다.
시대는 새로운 물결을 요구하고,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의식으로 관통하던 70년대의 사조에 대한 반작용으로 가볍고 흥겨운 음악을 원하게 되는 80년대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버지는 변화의 시대위에서 심하게 흔들린다. 그리고, 그 격랑의 시대를 통과해내던 어지럼증에 대한 대답처럼 모든 것이 정신없이 흔들리는 앨범을 내놓는다.
아주 예전에 읽었던 버지의 7집 앨범 [Impeckable] 에 대한 한 평론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저분함' 그 자체다.

그동안 녹음을 해오던 웨일즈의 락필드 스튜디오를 떠나서, 버지는 캐나다의 스프링필드 스튜디오에서 [Impeckable] 앨범을 녹음한다. 6집 앨범이 지나치게 고음 성향으로 녹음된 것에 대한 불안감이 오랜 레코딩 스튜디오를 바꾸게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스튜디오를 바꾸면서 레코딩 사운드는 다시 안정감을 찾았지만 시대적 난항과 내부적 어려움 속에서 버지는 버지 앨범 역사상 가장 졸작 앨범을 내놓게 되는데, 사실 한 곡 한 곡 뜯어 놓고 보면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도 같지만, 전체를 훌륭하게 조율해내던 버지의 역량은 앨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영광의 재현도 미래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없는 그저 관성적으로 끌어온 시절에 대한 연장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앨범을 내놓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리고, 버지 사운드의 핵이었던 기타리스트 토니 버지의 탈퇴를 가져오게 된다. (이 후에 토니 버지는 예전에 밴드에서 탈퇴한 드럼의 레이 필립스와 함께 새로운 밴드를 결성한다)
앨범의 곡들은 불안감과 불화를 감추기라도 하려는 듯 시종일관 경쾌함을 추구한다. 그 경쾌함이 일견 흥겨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지만 퇴보의 끝자락까지 밀려온 영광의 밴드가 내놓은 결과물이라는 것에서 업습하는 마음 한켠의 짓눌림은 어떻게도 해소가 되질 않는다. 'Pyramids' 에서 촉발된 가공의 즐거움은 'Smile Boy Smile' 에서 정점을 찍는다. 앨범이 만족스럽지 않아 우울하다면 이 두 곡을 감상하며 정체불명의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버지의 7집 앨범 [Impeckable] 에서 그나마 인정받는 곡이라면 앨범의 마지막 곡이자 앨범에서 6분을 넘는 (그러고 보니 수록곡들의 러닝 타임들도 점점 짧아지는 추세다) 곡인 'Don't Dilute The Water' 인데 버지의 후기 명곡으로 꼽히는 곡이지만 이 곡도 전반부를 한참 지나도록 명쾌한 곡 해석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정신없는 7집 앨범의 함축적인 모양새를 전반부 내내 펼쳐 보이다가 버지식 응집력과 폭발력을 후반부에 보여준다. 아쉬움과 안도의 한숨.. 그 두가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곡이 아닐지 싶다.

budgie는 앨범 자켓의 아트웍에서 재밌는 발상을 선보이는데 전면 자켓에서 앵무새를 위협하는 커다란 고양이를 배치하고, 후면 자켓에서 커다란 앵무새가 고양이를 낚아채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들의 내면과 외면 모두를 위협하던 시대상과 후배 그룹들과 변화하는 음악적 조류에 대한 버지식의 위트있는 항변처럼 보이지만 절치부심하고 있었을 리더 버크 쉘리의 고내하는 내면과 그에 대한 심리적 분출처럼 보이기도 한다.
6집 앨범까지 1년에 한 장씩 발표하던 정규 앨범은 7~8집에서 2년의 주기로 장기화 된다. 상업적 영향도 있겠지만 창조력이 정체되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 단면이 아닐까...

[Impeckable] 은 개인적으론 이 다음 앨범인 [Power Supply] 앨범과 함께 아주 예전에,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전한 홍대앞의 마이도스 매장에서 중고 음반으로 구입한 최초의 버지 앨범이기도 하다. 당시엔 버지의 이름은 들어봤었지만 곡은 한 곡도 들어보지 못한 상태였었다. 뭐.. 듣고 난 당시의 감상은.. 상상은 맡기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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