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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Onishi Yukari & Shinseaki - [恋の味]

빨간부엉이 2010. 5. 17. 10:32


Onishi Yukari & Shinseaki - [恋の味]
2007 / Beatball


List

1. 비오는 날의 잘못 (雨の日のあやまち)
2. 키이한토 (キィハントー)
3. 사랑은 발군 (恋はバツグン)
4. 신세계의 테마 (新世界のテーマ)
5. 신 미치의 선창 (新ミッチー音頭)
6. 킹스톤 배드걸 (ザ・キングストーン・バッドガール)
7. 사랑의 맛 (恋の味 )
8. 끓는 마음 (滾り(たぎり))
9. 사랑의 고-카트 (恋のゴーカート)
10. 난키 바운드 (유카리의 여름휴가) (ナンキバウンド(ユカリの夏休み))
11. Z최종편 (Z最終便)
12. 북국행 기차로 (北国行きで)
Bonus Tracks
13. 속 신 미치의 선창 (続・新ミッチー音頭)
14. 구 비오는 날의 잘못 (旧・雨の日のあやまち)

오니시 유카리의 음악은 정서의 음악이다.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이거나 듣고 난 후의 감정의 파문들은 예기치 않음과, 불연속성의 특성을 가진채 감정의 결을 사정없이 흔들어 놓는다.
그것은 전후 세대인 나로서는 절대 경험해 볼 수 없는 어떤 시간대를 고스란히 체험케한다는 느낌을 받게하는 이상한 형태의 기시감으로 가득한 소리들로 대변되기도 한다.
부둣가에서 요란하게 떠나가는 사람들과 사람들의 외침, 비오는 거리의 선창가에서 들려오는 구슬픈 노랫가락, 질퍽한 거리와 음습함으로 이어진 유곽의 분내를 연상케도하며, 2차 세계대전 중이거나 그 전의 어느 허름하면서 활기찼을 일본 시장 골목, 목로주점의 노란색 나트륨등 밑의 정종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연상케 한다.
그 외 상념을 스쳐가는 모든 정서의 이미지들은 따지고보면 영화나 문학등이 우리에게 심어준 근 100여년 전의 근대화에 휩쓸린 일본이라는 나라의 거리 모습일 수도 있고, 야쿠자 영화나 로망포르노등의 B급 일본 영화등을 통해 피동적으로 학습된 일본 문화의 암울한 정서적 이미지.. 그것의 환기일 수도 있지만 음반의 소리들을 통해 그것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안에서 끄집어내고, 현재와 과거를 생각안에서 버무려 혼재케 하며, 그로인해 스스로 어디에 있는 것인지 질문케 한다는 점에서 이 음반은 들을 때 마다 굉장한 파급력을 내게 선사한다.

음악이 좋고 싫음을 떠나서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이런 박진감 넘치는 소리의 향연은 그 자체로 굉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나는 그 느낌안에서 음반이 담고 있는 내용과는 별개로 위에 언급한 이미지들이 음반을 감상하는동안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떠다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음반의 해설지에서 사토 유키에(곱창전골의 리더)는 오니시 유카리의 음악을 60~70년대 일본가요의 리바이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오사카 지방에서 오니시 유카리의 음악은 굉장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적혀있다. 심지어는 지하철 전체가 오니시 유카리의 이미지로 채색되어 도시를 달리고 있다니.. 인기를 짐작할만 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런 인기의 뒤에는 사람들의 향수에 대한 자극이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화려하면서 극적이고 박진감넘치는 배경 사운드와 유카리의 극적인 목소리가 화려했던 일본 전성기의 풍요로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침체기와 매너리즘에 빠진 일본이라는 사회에서 과거의 영화를 향수케 하는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본 문화가 개방된지 사실 얼마 되지도 않았고, 독도문제나 일본 역사교과서의 왜곡 문제나 신사참배문제등 일본이라는 나라를 바라볼 때 한국사람들에게 일본은 아직은 여러면에서 불편하고 어색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일본 음반을 소개한다는 것은 항상 부담감 (한국사람이라는 정체성때문일까..) 이 따른다.
특히나 이런 일본색이 짙은 음반은 더욱 조심스럽다.
그런 조심스러움을 가지게 된건 역시나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한국어로 더빙된 애니메이션은 봐도 일본 원어로 된 애니메이션은 못 보겠다는 사람들도 여럿 보았고, 일본영화를 왜 보냐고 하는 사람들도 실제로 본 적이 있으며, 일본말이 나오는 노래를 들으면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봐왔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실 노인분들도 아니고 내 또래거나 더 젊은 층의 사람들이었는데 의외로 일본어가 실제로 등장하는 문화적인 어떤 체험들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살면서 느껴왔기 때문에 일본발 음반을 얘기한다는 것은 날 항상 소심케 만드는 이유같기도 하다.

뭐 이렇든 저렇든.. 어쨌거나 저쨌거나..
비트볼에서 발매한 이 음반은 2001년 자주제작하여 발매한 첫 번째 음반이라고 한다. 62년생의 가수이자 32세까지 일반 회사에서 일하다 노래의 꿈을 버릴 수 없어서 뛰어들었다는 오니시 유카리의 첫 번째 앨범은 가수의 꿈으로 뛰어든 시작인만큼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상해줄 만큼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 음반의 노래들을 참 좋아한다. 그렇기에 이 이후의 음반들도 감상할 기회를 갖기를 희망해마지 않는바이다.

@한곡듣기는 음반분위기 파악용입니다. 구입하여 전체감상하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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