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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Rain] O.S.T

빨간부엉이 2010. 5. 10. 13:55


[Rain O.S.T]
2001 / 황수철


List

1. rain (main title)
2. she
3. rain (electric piano ver)
4. 다른생각
5. he
6. rain (acoustic piano ver)
7. she & he

2000년도 즈음에 소리골(sorigol)이라는 도메인 이름을 가진 '문화강국' 이라는 인터넷 레이블이 있었다.
상업적인 이유가 가장 컸겠지만 어쨌거나 메이저 레이블에서 나오지 않는, 또는 나올 수 없는 뮤지션들의 음반을 소량 제작하여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판매하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음반유통 시스템이었는데 초창기에 나오던 음반들은 거의 다 샀었지만 이후에 거취가 불문명해지면서 음반들을 사서 듣지 못했었기에 문화강국의 소멸은 언제쯤이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국악음반부터 퓨전, 뉴에이지, 아방가르드한 전위음악까지 매우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는데 내 CD장에도 많은 음반들이 사라지고 없지만 당시를 기억할 몇 장의 문화강국표 음반들은 남아있다.
지금은 많이 알려졌지만 이승렬의 음반부터 포크 뮤지션으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는 손병휘의 음반들도 있었던 거 같고, 인디레이블 초창기에 들을 만한 음반 중 하나였던 프리다칼로의 2집도 문화강국을 통해서 발매가 됐었다.

오늘 소개할 음반은 당시 문화강국에서 음반을 냈었던 '작은아침' 이라는 포크 음악을 하던 팀이 있었는데 그 밴드의 음악을 소개하는 부분에 이 음반이 올라왔었던 기억이 있다. 물론 10년전의 기억이라 정확한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여튼 웹 상에서 이 음반의 소개된 음악을 듣고 너무 좋아서 음반 발매를 강력히 요청했었고, 음반은 발매되지 않았었지만 음반의 수록곡들을 만든 황수철씨가 자비로 음반을 보내줬었다. 정규 앨범이 아니기에 음원을 수록한 복사CD였지만 '늦어서 죄송하다며 혼란스러운 여름이다'라는 메모와 함께 보내준 음반은 단편 애니메이션의 OST로 제작된 음악이고 연주는 작은아침의 팀원이 담당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컬러 복사된 자켓의 안쪽에 뮤지션으로 기타에 황수철, 키보드에 채초이라고 나와있긴 하다.

아쉽게도 음악의 주체인 애니메이션 은 보지 못했고 지금은 이 음반과 음악만이 남아있다.
기타와 피아노가 주선율을 이루는 타이틀곡을 주축으로 일렉 피아노와 어쿠스틱 피아노 버전이 메인선율을 변주하는속에, 커버로 짐작컨데 등장 인물 남녀의 주제곡이 자리하고 있는 짧은 소품같은 음반이다.
날카로운 기타의 소리가 오프닝을 장식하는 가운데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기타소리가 혼재되는 속에서 지친 여름날 사람들로 인해 파생된 마음의 조각들을 돌아보게 하는 의도적인 강한 연주가 돋보이는 메인 타이틀은 가끔 이 음반을 꺼내 들을 때 마다 영혼의 의식함이 어디까지 닿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짧지만 강렬하고 인상깊은 연주여서 참 좋아하는 음반인데..
시중에서 구입해 들을 수도 없고 문화강국이 현존하지 않아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도 없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어줍잖지만 문득 위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음반을 청취한다는 것은 물질에서 정신을 추구하는 일이다. 지금의 주류 음악시장은 물질로써의 음반이 사람들마다 영혼의 결에 어디까지 가 닿을 수 있는지 생각을 하긴 하는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인 비주류 음악시장은 소수 매니아층만이 관심을 기울인다.
과거 주류가 아닌 영화를 보기 위해선 관객층이 수입사를 채근하고 여론을 환기해야만 하니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려면 끊임없이 주류에 소비층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했었다. 비주류 음악시장의 소멸을 막고 주류 시장과의 간극을 좁히고 서로가 상생하려면 나만이 들을 것이 아니라 음반을 얘기하고 적극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소비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감정을 얘기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매우 뜬금없는 얘길 늘어놨지만 어쨌거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비록 와서 봐 줄 이가 지인들 대여섯명 뿐인 블로그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은 멈춰있지 않는다는 것.. 그것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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