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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장광설을 늘어놓아볼까 생각했지만..
내게 이제 그런 능력따윈 사라진지 오래고, 키보드는 그 모양 그대로인듯 하지만 커스텀의 세계에서 기능면에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그 부분에 대해서 나는 전혀 알아먹을 수도 없고 따라갈 수도 없기에 포기한지 오래다.

 

이 키보드는 그러니까 기능적인 펌업등의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완전 노가다성 키보드 만들기 마지막 시대의 잔존품이랄까..

 

재료들만 있고 그것을 땜질할 능력만 있으면 조립이 가능한, 단순하며 키보드 순수의 가치에 근접한 아날로그적 키보드일 수도 있겠고..

 

중요한건 이 키보드는 세상에 공개되지 않길 바랬던 누군가의 제작품이고, 시간이 흐르며 그 바램이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기 때문에 나도 과감하게 사진이나마 올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의 커스텀 키보드의 역사는 꽤 긴 편이고, 그 역사는 세계 기계식 키보드 개조&발전의 시초이며 궤를 같이하는 원류다.
무척 거창하게 들리는 말일 수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고, 무수한 쇳덩이 키보드들이 자신의 미적 가치를 뽐내고자 하는 이들의 손끝에서 다양하게 태생되는 현 시점에서 시작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함일수도 있겠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기계식 키보드를 주로 다루는 동호회 성격의 사이트였던 키보드매니아에서 시작된 또각또각님의 알루미늄 하우징과 뀨뀨님의 기판을 시작으로 했던 일명 또뀨는 광대해진 커스텀 키보드 시장의 시작이다.

 

체리 스위치 기반의 또뀨는 윈도우키를 가진 것을 최초로 공제했었고, 이 후 알프스 기반과 윈도우키가 없는 윈키리스 키보드를, 윈키 키보드를 한 번 더 공제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체리 스위치 기반의 또뀨는 한번도 풀 보강판을 가져보지 못했고, 프로토타입의 것이 지인들에게 몇 장 배포된 것을 제외하면 풀보강 또뀨는 공제품으론 존재하지 않았다.

 

 

 

 

 

 

 

오늘 소개하는 키보드의 기반은 윈키 키보드의 추가 공제시 따로 구입했던 윈키 기판이고, 보강판을 구입하지는 않았었다.
당시 생각은 보강판 없는 저렴한 아크릴로 제작되는 윈키 또뀨 세이버를 만들고자 하는 계획이었었다.
결과적으론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ㅎㅎ

 

기판을 10장을 구입하려던 것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5장만 구입하게 됐었고, (이게 얼마나 다행이었던가) 폴리카보네이트 하우징을 진행해주기로 했던 모 회원님이 너무 바쁘신 관계로 몇 년을 묵혀두다가 지금은 CJ 미디어 쪽에서 일하고 계신 회원님에게 저렴하게 무보강 3단 구성의 하우징 제작을 의뢰한 것이 모든 사건이 시작..

 

보강판을 만들어야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보강판이 없으면 기판만 가지고서는 (애초에 나사홀을 염두에 둔 기판 디자인이라면 모를까) 하우징에 고정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고, 풀보강의 또뀨는 많은 이들의 로망중 하나였기에 그러자고 했고 한번의 샘플 실패 후 두 번째에 지금의 실버 아노다이징 보강판이 나오게 되었다.

 

 

 

 

 

 

 

 

 

 

보강판이 가진 문제라면 엔터키쪽의 스테빌라이저가 걸림 문제가 있어서 스테빌라이저 플라스틱 부분을 많이 갈아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큰 문제는 없었다.
이 후 저렴하게 제작되길 바랬던 하우징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고, 지금도 아무도 하지 않은 20T 원판을 CNC가공을 하여 통짜로 하우징을 제작해 버린 것이었다.
기판 하나는 하우징 제작해 주신 분에게 드리기로 했기에 네 대 분량의 하우징과 보강판 금액을 지불해야했는데,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재료의 문제보다 nc 가공은 가공비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아스텔이라고 해도 몸값이 엄청 뛰어버렸다는 것..
덕분에 나는 파산신과 악수를 나눠야만 했다..ㅋ

 

 

 

 

 

 

 

 

 

 

키보드 디자인이란게 크게 다를게 없어서인지 몰라도 베끼기에 대한 논란이 시끄럽던 시절도 지났고, 누가 어떻게 만들던 지금은 디자인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게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말이 많던 시절인지라.. 356N의 통짜 하우징에 대한 오마주 정도로 생각해도 됐을 것을 욕 먹을까봐 공개치 말아주길 당부했던 그분..ㅎㅎ
알미늄 하우징도 아니고 아스텔인데도 모든게 조심스러웠던 거 같다.
기계식 키보드란게 어쨌거나 좁은 바닥이다보니 자칫 조심하지 않으면 한마디 말 실수도 한 가지 행동으로도 매장당하기 쉬운 곳이라.. 나도 언제나 조심스럽기도 하다.

 

암튼 그분께 드렸던 기판은 보강판과 하우징과 함께 모 회원님에게 건너간 것으로 아는데.. 이것이 또 다른분께 넘어가면서 미조립으로 장터에 나오는 헤프닝이 잠깐 있었고, 나머지 네 개는 내가 주문제작한 것이기에 인수하여 두 대는 악바리님과 이노무시키님에게 조립해 드리고, 하나는 미조립 상태로 찌니님께 드렸었는데 찌니님도 조립해서 사진을 얼마전에 올렸던 걸 본 기억이 난다.

 

 

 

 

 

 

 

 

 

 

내 것으로 남겨 두었던 키보드는 또 몇 년을 미 조립으로 묵혀두다가 이번 설 때 큰 맘 먹고 조립을 했다.
내게는 먼지 같이 작디 작은 소자들을 계속 굴리다가 잊어 먹을 수도 있을 거 같은 불안감과 재료등이 다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조립.

 

컨트롤러는 로이터 백축 키보드에서 추출하고, 꼬인줄 케이블도 거기서 가져왔다. 요즘은 꼬인줄로 나오는 키보드도 없고, 두께도 얇지만 예전것들은 두께도 두껍고 꼬인줄이 주는 고풍스런 느낌도 나쁘지 않다.

 

스위치는 지오님과 예전에 교환했던 돌치에서 추출했다는 구형청축을 써봤다. 키보드 관심 가진지 십 수년이지만 구형 청축 스위치를 직접 사용해 보는 건 처음이었다. 키보드를 클릭음이 나는 키보드를 원하는 친구에게 주려고 만드는 것이기에 여기에 쓰려고 아껴뒀던 것이라 과감히 투입.

 

 

 

 

 

 

 

 

 

 

키캡은 최근 외국서 들여온 볼텍스 pbt 이색사출 키캡을 사용했다.
승화키캡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선 현 시점에서 저렴한 승화키캡으로 관심을 가졌었는데.. 인쇄 품질이 좋지 않음이 보고 되면서 좀 저급하게 취급되는 볼텍스지만, 실험적인 컬러 키캡들을 만들어내고 있어서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이다.
컬러가 있는 키캡등을 좋아하지 않아서 좀 망설였는데 일단 볼텍스에서 굉장히 싸게 판매하기도 했고, 이색사출은 지금까지 통념으로 ABS수지 소재만 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승화인쇄등이 가능한 내구성 좋은 PBT 소재로 처음 제작했다는 것도 무척 놀랍고 맘에 드는 부분이었다.
실재로 Reid님이 넘겨주셔서 받아본 키캡은 기존에 마감이 좋지 않다고 사람들에게 지적받던 것을 이해하지 못할 만큼 맘에 드는 키캡이었다.
아마도 순백색의 키캡과 애플스러운 폰트.. 그런 것들이 겹치면서 내가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두께도 두껍고, 검정색이었으면 더 좋았을 파란각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pbt 소재의 단단함에 이색사출의 선명한 폰트. 실사용 하기에 이보다 저 좋은 키캡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마제스터치 키보드의 키캡이 높은편이어서 (국내에선 낮은 높이의 키캡을 선호하기에) 통상 마제 스타일로 불리우는 높이의 키캡 높이에, 보편적인 체리 기반의 계단식 capslock키캡이 아니라, 역시나 마제 스타일의 capslock키캡이어서 키캡 개조도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뭐 이쁘니까.. 용서해본다..^^;;

 

 

 

 

 

 

 

 

 

 

 

 

 

 

 

 

 

 

 

 

 

 

 

 

 

 

 

 

 

 

 

 

 

 

 

 

 

 

 

 

 

 

 

 

 

 

 

 

 

 

 

 

 

 

 

 

 

 

 

 

통짜 아스텔 가공을 하면서도 모서리 부분을 각을 주는 등 세심한 신경씀이 돋보인다. (원본 크롭사진)

 

 

 

 

 

 

 

 

 

 

 

 

 

 

 

 

 

 

 

찌니님이 얼마전 선물해 주셨던 공제품 '에바 케이스'

 

 

 

 

 

 

 

 

 

 

 

 

 

 

 

 

 

 

 

 

 

얌전하게 케이스 안에서 잠을 자게 된 키보드

 

 

 

 

 

 

 

 

 

이 지퍼는 언제 열리게 될까...

 

 

 

 

 

 

 

 

 

 

 

노트북의 편리함에 빠져있는 친구가 어느날 데스크탑으로 돌아오게 되면 쓰이길 바라면서 키보드는 몇 장의 사진과 함께 키보드 가방 안으로 잠들었다.

풀려나와 청축의 클릭음을 자랑하며 쓰이게 될 그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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