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us - [1st]
1999 / Mellow records
List
1. Lamentation & Fantasia Gamelantronique 2. For This Love 3. Doc's Tune 4. Condissonance (trio for violin, bass clarinet & 21-string Harpguitar) 5. Dua Cermin 6. Wujudkan! 7. Violin Metaphysics (music for violin & digital delay) 8. Anugerah 9. Contrasts (incl. the traditional theme "Gambang Su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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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프로그레시브 밴드?
워낙 한국이 이런쪽 음악에 불모지이긴 하지만 일본도 아니고 동남아 어느곳에서 이런 음악이 탄생되고 있었을줄이야..
거기다 비교적 음악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다. 완성도가 나쁘지 않은건 좋은데 좀 잡다한 구성으로 사운드를 끌고 가는게 살짝 아쉽다고나 할까.. 재즈록적인 면에 클래시컬한 면도 곁들이고, 보컬이 들어간 파트에서는 파퓰러한 느낌으로 일관되기도 한다.
첫 곡을 들었을 때 킹 크림슨의 영향이 짙게 드리운 후발주자를 생각했더랬는데 자국의 토속적 리듬과 멜로디가 얹혀지면서 어쩐지 산으로 간다 싶었는데 정체성을 상실하면서 좌초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컨셉 지향의 프로그 뮤직에서 하나의 완성된 경향이란건 꽤 중요한 요소다. 그런면에서 이들의 첫 번째 시도는 아쉽게도 절반 수준의 완성도에서 멈춰선 듯 하다. 90년대 들어서 70년대를 유의미하게 재해석했던 앙글라가드나 아넥도텐도 시작은 좋았으나 점차 사운드의 구심점을 상실해가면서 지금도 활동은 하지만 잊혀져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Discus의 음악은 시작부터 조금은 삐걱거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빠진 관절을 맞춰서 제대로 걸을 수 있다면 이후의 음반들에서 상당히 멋진 소리를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보게 한다.
좀 삐딱하게 들었고 들은 감상을 적은게 사실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이런 음악을 들려준다는 게 사실 놀랍고 대단하고 부럽다는게 어쩌면 솔직한 심정일 거 같다. 계보도 없고, 그저 산발적으로 흉내낸 어떤 음반들 몇 장만을 남긴 우리네 프로그레시브 음악의 역사에 빗대어 볼 때 이 음반은 몇 곱절의 훌륭함을 담고 있다. 다만 21현 기타, 플룻, 다양한 섹소폰등.. 너무 많은 것들과 의욕과 소리들을 하나에 뭉뚱그리고자 했던 시작의 과용이 아쉬울 뿐.
세상 모든 곳에 포진한 음악들을 들을 순 없다. 그렇기에 이렇게 다가온 낯선 기회가 실로 너무 반갑고 고맙기 그지없다. 이 후의 행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로그레시브 전문 레이블인 멜로우레코드에서 첫 번째 프레스를 내놓은만큼의 실력이라면 차후엔 더 훌륭하고 절제되고 응집된 완성도의 무언가를 내놨거나 내놓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꼭 그러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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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한님이 보내준 음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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