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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랑데부」, 「수족관」

빨간부엉이 2024. 5. 21. 09:29


지은이 : 김선우
펴낸곳 : 흐름출판
분량 : 223쪽
2024년 2월23일 초판1쇄 발행본 읽음

책이 출간된 것은 대형 서점몰에 떠서 봤었는데, 구체적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건 아니다.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일때문에 운전을 많이 하고 다니는 편인데 그때 라디오 국악방송을 늘 틀어놓는 편이고 거기서 11시에 한석준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이 책의 작가가 등장해서 얘기를 하는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도서관에 잠시 들렀을 때 책이 보여서 선택.

신혼 여행을 많이 가고, 휴양지로 많이 선택된다는 모리셔스 섬. 거기에 멸종된 도도새라는 새가 있었다고 한다. 포식자가 없으면서 나는 기능이 도태되고 포르투칼인들이 섬에 들어와서 잡아 먹기 시작하면서 멸종됐다고 한다. 도도는 포르투칼어로 '바보' 라는 뜻이라고 한다.

작가 김선우는 멸종된 도도새를 그리는 화가다. 사실 도도새일뿐 사람의 감정을 대체하는 무언가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들 맘 속에 있는 감정의 영역을 화폭에 끌어내 주는 작가의 섬세함이 마치 만화의 한 장면 같은 그림에서 사람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게 아닐까 싶다. 
책 안에는 작가의 작품들이 다수 실려있다. 책 내용은 그만두더라도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책일 수도 있겠다. 특이하게 실 제본하고 책등은 마감을 하지 않은게 그림 작품을 실로 꿰어서 소장하고 있게끔 하는 기분이 들게 하려고 한 건지 싶기도하다. 
뭐 어쨌거나 책 「랑데부」는 작가의 에세이고, 글에 포인트를 둬야 하는 책인게 맞다. 그런면에서 이 책의 내용들은 조금 뻔하고, 감정들은 아름다운 문장과 멋진 인용글들로 포장되어 있다. 흔한 에세이의 전형을 따른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솔직한 작가의 감정들이 글 행간에 묻어남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작품과 함께 작가의 지난 그림 여정을 돌아보고 둘러보는... 그 선에서 이 책은 유의미한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 책 안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그림

 

 


지은이 : 유래혁
펴낸곳 : Postershop
분량 : 372쪽
2023년 12월29일일 초판1쇄 발행본 읽음

먼저 도서관에서 이 책을 선택한 건 표지의 그림이 너무 예뻐서였던 게 사실이다. 두 청춘남녀가 자전가를 타고 언덕길을 내려오는 장면의 그림, 배경으로 시골길이 분명한 버스 정류장과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뭉게구름까지. 장면속으로 자연스럽게 마음이 스며들게 하는 그런 그림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책을 펼쳐보니 작가는 분명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데 소설 속 배경이나 등장인물이나 모두 일본이었다. 그 낯설고 신선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초반에 몰입하기 쉽지 않았던 건 한국 작가의 작품임에도 너무나 일본 청춘소설의 전형성을 따라간다는 느낌이 주는 이질감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한국 사람이 쓴 일본 배경의 소설이 너무 일본 소설 같아서 주는 이상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읽다보니 그런 이질감은 이야기속에 스며들어서 조용히 사라졌던 것 같다.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당기는 작가의 힘이 이 책에는 분명 존재한다. 그것이 청춘소설의 풋풋함이 아니고 그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을 때 보여지는 세상 살이의 힘겨움과 인간 내면의 고통과 생을 이어가고 영위하기 위한 무수한 선택지의 문제들이 눈앞에, 의식 안에 펼쳐지면서 맞이하는 당혹감. 그것이었던 것 같다.

남겨진 이가 맞닥뜨릴 앞으로의 시간. 그 시간을 조용히 응원해 본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힘겨웠을 생의 끝을 스스로, 또는 세상의 시스템과 구조에 의해 떠밀려진 사람들의 마지막을 위해 가슴 시린 느낌 한 자락을 간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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