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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이서수
펴낸곳 : 문학과지성사
분량 : 272쪽
2024년 4월 4일 펴낸날
책 표지라던가, 젊은 여성이 카페 창업을 하고 하는 내용이어서였을까...
<달팽이식당> 이라던가 <카모메식당> 같은 일본식 힐링 소설의 느낌을 기대했던 것 같다.
도서관에 신청을 넣고 받아서 읽어본 이 책은 생각했던 것과 너어어어어무우우우 달랐다.
여성으로서 한반도에서 살아간다는 것, 여성으로서 창업을 하고 조그만 가게의 사장으로 살아남는다는 것의 지난하고 힘겨운 시간들에 대해 가슴 저리게 서술 되는 소설이었다.
주인공 마은이 2천만원 정도 되는 자본금으로 카페를 창업하여 고시원을 나와 카페에서 먹고 자고 하는 삶을 살 때, 보이지 않는 폭력과 동네 자영업 사장들의 보이는 폭력등으로부터 상처 받고 마음에 뚝살이 배기게 하는 고통을 겪고 하는 일상들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소설 속 또 하나의 주인공 보영은 승진과는 거리가 먼 회사 생활을 하면서 신입 남자 직원은 팀장을 바라볼 수 있는데, 여성이기에 대리정도로 끝나야 하는 직장 생활의 회의감 속에서 알바만 전전하는 남자 친구와의 힘겨운 일상을 이어간다.
그러니까 이 책은 한국 남성들이 모르는 여성들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알 수 없는.. 근원 없는 두려움과 공포감으로 밤길을 걷는 여성들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다. 청춘이 힘겹고 어떻고 하는 건 어쩌면 부차적인 문제. 두려움을 심어주는 존재가 나같은 남성들이라는 것에서 뭔가 죄의식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잠재적 범죄자일 수 밖에 없는 남성들은 그래서 위축되고, 의식하든 하지 않든 두려움에 일상을 보내는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또는 보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 사회의 구조에 대한 안타까움이 진하게 배어 나온다.
그럼에도 작가는 희망적이고 따뜻한 결말을 안배한다. 여성들의 감정적 연대를 통한 마음의 위무.. 작가도 원래 뚝심있게 어려움과 두려움의 차가운 결말을 생각했었다고하는데, 역시나 팔려야 하는 책이기에 그런 결말은 출판사에서 제지를 당했을 것 같기도 하다..ㅎ
현실에서 마은과 보영같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유툽에서 성추행 당하는 종업원, 여사장들에 대한 것만 찾아봐도 차고 넘치게 많다. 보여지는 것들이 그러할진데 긴 시간 살아온 이 사회에서 암묵적인 남성 폭력의 시대가 얼마나 오래 됐겠는가. 문제는 강팍한 세상살이에 점차 사람들은 뾰족하고 날선 감정을 키워 나가고 있고, 누가 툭 건드리기만해도 폭발해 버리는 화약고를 짊어진 어둡고 무거운 마음으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상 없는 폭력이 단지 내가 아니고, 내가 아는 누군가가 아닌 것으로 안도감을 지니고 하루를 마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무거운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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