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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빨간부엉이 2010. 12. 26. 07:00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작가: 장은진
출판사 : 문학동네
분량 : 294쪽
2009년 11월 11일 1판 2쇄본 읽음



작아서 큰 감동일까..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비현실적인 이의 3년 간 여행에서 건네지는 편지글들과 사람들, 그리고 깨달음들은 작은 우화들의 유성우처럼 느껴지기조차 한다.
마음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비가 내리고, 인간의 깨달음이 있고, 지금을 직시할 용기가 있고, 내일이 아름다울 거라는 믿음이 있슴을 얘기한다.

한때는 나도 편지를 열심히 썼었는데,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11년을 며칠 앞둔 새벽에 고색창연한 언어의 외피로 둘러싸인 '편지' 를 생각한다.
주인공에게서 나도 한통의 편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하게도 이 소설은 지독히도 건조하려고 애쓰는 듯 보인다. 하지만 행간 마다에 숨어있는 윤기있는 깨달음들이 방울져 터져 오르는 탓에 건조함이란 애초에 불가능했을 소설.
태어나 숨을 쉬고 감동을 받을 수 있슴이 진심으로 감사한 소설.
비록 도서관에서 빌려 읽게 됐지만 꼭 내가 번 돈으로 다시금 사서 읽고 간직하게끔 마음 먹게 만드는 소설.

작가는 깨달음에 대해 얘기하지 않지만 나는 깨달음에 대해 생각하고자 한다.
그 생각마저 방기해 버린다면 나는 편지를 받고 답장하지 않은 죄를 뒤집어쓴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시간에 대한 채무를 인식함에서 나는 빚쟁이다.

아무도 편지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게 편지해야 하는일.
살아간다는 것.
도망치지 않고 원위치로 자신의 영혼을 환원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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