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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착점」
지은이 : 스티븐 헌터
옮긴이 : 하현길
펴낸곳 : 시공사
분량 : 670쪽
2010년 8월 29일 초판1쇄 발행본 읽음
예전에 사놓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던 「탄착점」 을 아침에 일 시작하기전마다 1~20분씩 읽어나가다보니 휴일인 오늘에서야 결국 마무리를 했습니다.
저격수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이 책을 영화화했던 국내 개봉 제목 <더블타겟>이란 영화도 너무 재밌게 봤던 터라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선 꼭 읽어보고 싶었더랬습니다.
저격수가 나오는 영화라면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영화가 실베스타 스탤론과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나오던 영화 <어쌔신>도 생각이나고, 실제 인물이었다던 소련의 바실리 자이체프의 이야기를 담은 <에너미 엣 더 게이트> 란 영화도 생각이 나네요. (집에 dvd도 있군요)
영화 <더블타겟>은 저격보다는 빠른 전개가 돋보이는 액션 영화로 생각되기도하지만.. 뭐 어쨌거나 무척 재밌었고 두어번 봤는데 다시금 또 보고 싶어지기도하네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기도해서지만..
소설 「탄착점」 으로 돌아와보면 1993년 작품이니 꽤 오래전 소설이고, 국내 번역이 2000년대 후반에서야 이루어진점을 감안하더라도 워낙 사격과 총기, 탄약에 대한 시시콜콜하고 세부적이며 전문적인 내용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어서 시대적인 것과 어쩌면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합니다.
물론 총기류나 실탄의 정확성도 소설속 보다 20년이 넘게 지난 시점이니 훨씬 정교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윈체스터, 레밍턴등의 클래식한 총기류들의 네이밍이 물결처럼 흘러넘치는 이 소설이 총기에 대해 관심이 있고, 「플래툰」등의 국내 잡지들을 몇 권 정도라도 관심있게 보신 분이라면 고전적인 느낌에서의 기쁨을 몇 배 더 선사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책의 분량이 700페이지에 가까운만큼 전문적 내용에 대해 할애하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지루해하고 덮어버릴 수도 있을테구요. 그렇지만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영화와 어떻게 다르고, 영화보다 더 좋거나 오히려 영화가 보여주는 간결한 압축부분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보실 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간혹 영화에서 소설의 장황한 부분을 날려버리고 각색한 내용이 더 좋았지않은가 하는 기분이 드는 부분들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이 방대한 서사가 주는 힘의 무게가 얼마나 좋았던가 하는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영화로써는 절대 담을 수 없는 미묘한 부분들에 대한 활자가 주는 상세함이 눈을 통해 뇌리로 파고드는 경험은 아마도 책만이... 글자만이 줄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싶은데요. 표지의 광고성 활자들이 좀 거슬리긴 하지만 책 자체가 흥미진진해서 그런것쯤은 쉽게 눈감아 줄 수 있는편입니다.
소설 「탄착점」은 영화 <더블타겟> 과는 큰 맥락은 유사하지만 세부적으로 매우 다르며 그 정교한 묘사와 자잘한 에피소드들은 영화가 전혀 따라잡을 수 없는 영역에 있기에 영화를 재밌게 보신분이라면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성격이 음침하고(?) 교활하고 혼자인걸 좋아하고 협동심따윈 일체없는 성격인탓에 닌자나 고독한 영웅캐릭터, 저격수 이야기같은것에 항상 쉽게 홀려하는 거 같습니다만..ㅎㅎ
이 책에 등장하는 퇴역 저격수 밥 리 스웨거의 매력에, 그리고 엉성하지만 착한 내면과 세상의 규율을 중시하는 바른 사나이 닉 멤피스가 보여주는 일종의 생존기에, 한동안 혼자 생각에 빠질 때면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 있게 될 거 같습니다.
바람이라면 밥 리 스웨거를 등장시키는 저자 스티븐 헌터의 소설로 두 권의 책이 더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책 「탄착점」자체가 판매고가 저조해서인지 이 후로 번역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인데 부디 번역이 되어서 밥의 냉철한 매력에 다시금 흠뻑 빠져보고 싶습니다.
부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며...
살아남아 거리로 다시 나설 수 있게 된 밥과 닉의 소설속 삶에 축복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