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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TRAITOR - [ZERO THE TRAITOR]

빨간부엉이 2021. 1. 23. 09:27

TRAITOR - [ZERO THE TRAITOR] / 2020 / Realize Record

List

1. Die (Intro)
2. Unhallowed Rites
3. Uroboros
4. Decay
5. Breed And Butcher
6. Incarnate Compulsion
7. Indelible Stain Of Wrath
8. The Siege
9. Heresy For Sacrifice
10. Web In A Pit
11. Enormous Rift
12. Betrayal (2020 New ver - Bonus Track)


비가 살 큼 내리는 주말 아침에, 모처럼 한가한 날을 맞아 대청소를 하고 맛없는 시커먼 봉다리 커피 한 잔 마시고 요 며칠 심야에 감상한 음반을 생각한다. 

부산 지역의 데쓰메탈 밴드인 TRAITOR 의 음반. 하필 세 번 감상을 모두 11시 넘어서 했는데 시골집에 세 들어 사는 입장에서 주인집과 떨어진 공간이긴 하지만 늦은 밤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데, 음반을 틀면 인트로에 귀신 소리 같은 커다란 소리가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볼륨을 크게 들으시는 분이고 청취 공간이 타인에게 신경 쓰이시는 분이라면 첫 볼륨은 좀 낮게 잡으시라!~ ㅎ

그로울링 창법의 데스메탈이 거북스러우신 분이라면 듣기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이 음반의 보컬은 절제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없이 꿀렁거리는 원초적인 소리보다는 야생의 맹수가 경계의 하울링을 끊임없이 토해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과거에 이런 류의 국내 앨범들을 접하면 녹음 상태가 상당히 열악해서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았는데, 꽤 오래 이쪽 음반을 듣지 못하고 살아서 그런지 한 시대의 간극을 뛰어 넘어왔다는 느낌을 받는다. 살아 있는 금속성의 질주하는 사운드가 현시대의 좋은 레코딩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빛을 발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소리의 생명력이 심장 안에서 꿈틀대는 느낌이다. 그런 속에서 과거의 데스메탈들의 작/편곡의 단조로움도 이 음반에서는 볼 수 없는 것도 큰 강점으로 다가온다. 곡마다 변화하는 리프라던가 리듬감의 다양성이 보여주는 다채로움이 이 음반을 감상하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게 만든다. 지루할 수 없게 만드는 심적인 강제성(?) 안에서 음반 전체를 일주하고 나면 긴장했던 몸이 저절로 가라앉으면서 긴 여운의 깊은숨을 토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없이 질주하기만 하지 않음이 어쩌면 순도 100%의 데스에 대한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누군가는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완급과 절제와 나아감과 물러섬의 조화가 주는 감각의 영역이 나로서는 시대의 변화에 잘 올라선 좋은 음반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인터넷 음반 판매처에서 판매를 하지 않고 있는 음반이라 페북이나 밴드와 집적 연락을 통해서 음반 구입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응한님께 이 음반 듣고 싶다고 했더니 보내주셔서 고맙게 감상을 할 수 있었다. 어쩐지 음원만 추출하고 본인의 음반을 보내주신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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