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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방어가 제철」, 「단죄의 신들」

빨간부엉이 2022. 10. 25. 08:43

「방어가 제철」

지은이 : 안윤
펴낸곳자음과 모음
분량 : 142
2022 9 1 초판 1  읽음 

두께가 이렇게 얇은 책을 구입 도서로 선택한 건 상당히 의외의 선택이었다. 작가분에게는 미안하지만 두께로 구매를 결정하는 나 같은 얄팍하고 속물적인 인간에게 이 책은 구매 대상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하여 도서관의 힘을 빌렸다.

근간 도서 구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듯 하다. (펀딩 사이트에서 몇 권 지른건 제외하고) 그렇지만 책 소개 포스트에 올라오는 책들은 어찌도 이리 독서 욕구를 자극하는지 모르겠다. 더불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보게 되면 시간에 쫓겨 어지간하면 다 보게 되는 것도 동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에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듯하다.이제 조금 자제하고 사놓은 중고 도서들을 봐야겠다 생각해본다.

안윤 작가의 얇디얇은 소설집인 「방어가 제철」은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다. LGBT 코드를 내재한 작품이 두 편, 그리고 일반적인 서사를 지닌 작품이 한 편. 마지막 작품인 만화경같은 경우는 좀 평범한 느낌이었던 것 같다. 흐름은 따뜻하고 결말은 훈훈하지만 그래도 좀 평범. 그렇지만 빛나는 감성들이 자리하고 있는 레즈&게이 코드의 두 작품인 달밤방어가 제철은 확실히 이 도서를 선택하게 한 기쁨을 주었던 것 같다. 특히 독백의 흐름으로 일관된 달밤의 경우는 화자의 감정과 작가의 감성, 시절의 시간과 장소등에 대한 공감 같은 것들이 어우러지면서 눈물 맺히게 하는 애틋함이 분명 있다.

단편들이기에 가질 수 있는 힘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방어가 제철」은 기억될 것 같다. 장편으로 이야기를 불려 나갈 수 있다면 이 작품에서는 좀 아쉬웠지만 사람 냄새나는 ‘만화경’ 같은 소재들을 잘 살려내고 살집을 붙이고 생명을 좀 더 불어넣는다면 좋을 것 같다는 감상을 마지막으로.


「단죄의 신들」

지은이 : 박해로
펴낸곳: 네오북스
분량 : 335
2022 9 20 초판 1  읽음 
 

박해로 작가의 신작이 나왔길래 반가워서 신청을 해서 읽어봤다. 전작인 「올빼미 눈의 여자」를 서늘한 감정으로 읽었던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읽어봤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좀 아쉽지 않았나 싶다.

오컬트와 무속신앙과 인간 내면의 잠재적 공포 등을 현실화하는 작품을 내놓고 있는 작가의 작품답게 이 작품도 그러함들이 열심히 버무려져 있다.코로나라는 팬데믹 시절에 대한 적절한 끌어들임도 어쩌면 작가에겐 호재였을지도 모르겠다 싶다. 작가의 소설적 배경인 섭주라는 공간에서 부패 교도관이 엄청난 히트작인 소설 속 소설 「단죄의 신들」을 써내다가 사라진 사촌 누나의 행방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1857년이라는 과거의 시간과 교차 편집되며 전개된다. 흥미진진하긴했지만 숫자 4에 대한 강박적인 나열은 어쩐지 실소를 자아내기도 하게 하고역시 박해로 작가의 작품은 전에도 느꼈지만 영화화되어 화면에서 만나면 상당히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호러나 오컬트적인 얘기와 공포 영화 등을 좋아하지만 소설로 보는 이쪽 세계의 이야기들은 역시 영상 쪽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싶다. 알라딘 마이리뷰에 이 작품이 박해로 작가의 작품 중 최고라고 리뷰를 쓰신 분이 계셔서 나는 별로다라고 말하기 좀 무섭지만

아무튼 작품이 킬링타임용으로 전락하는가 아니면 말 그대로 작품으로 독자의 뇌리에 남는가는 어쩌면 작은 차이일수도 있겠는데 이번 작품은 좀 경계선에서 읽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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