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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지은이 : 수잔 콜린스
옮긴이 : 이원열
펴낸곳: 북폴리오
분량 : 583쪽
2020년 9월 8일 초판1쇄 발행본 읽음
「헝거게임」 시리즈 이 후에 나온 프리퀄 소설. 「헝거게임」 에서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스노우 대통령의 소년 시절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판엠이 구역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구역민들을 다스리는 폭압적 정책 중 하나로 해마다 구역에서 소년, 소녀 한 명씩을 차출하여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죽이는 게임인 헝거게임은 소설 이후 영화로 만들어져 굉장한 성공을 거뒀었는데, 개인적으로 영화도 재밌었지만 소설의 깊이감에 몇 배의 점수를 더 주고 싶은 작품이다. 특히나 소설이 갖는 화자인 캣니스의 시점에서의 독특한 문체는 책을 처음 읽을 때 엄청 신선한 느낌을 줬던 기억이 있다.
꽤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 「헝거게임」 을 뒤로 하고 근간 중고로 장만한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를 읽으면서 예전 그런 느낌을 받길 원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차피 이런 작품들은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나오는 것이기에 없어도 그만인 부연설명같은 것인지라 범인을 알고 보는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렇지만 독립적인 소설로 떼어 놓고 봤을 때 한 소년의 성장과 내면의 변화, 몰락한 가문의 영광을 일으키고자 하는 욕망, 죽음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원초적 희망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끓어 올라 읽는 내내 재미와 흥미를 유발했음은 주지할만한 사실이다.
소설은 헝거게임 자체가 아직은 시청률(?)도 부족하고 구역에 대한 단속과 경계라는 의미에서도 시사하는 의미가 적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게임 개발자와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에서 나오는 과학적으로 합성되어 만들어진 뮤턴트들이 어떻게 시작되고 하는 이야기들이 빌드업 되어간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헝거게임」 의 서사를 굳건히 하게 하는 이야기이므로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아직은 유치했던 헝거게임 시절의 조공인과, 아직은 잔혹하지 않고 풋내나는 청춘이었던 스노우의 사랑 이야기등이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태생적으로 비극적 결말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므로 (스노우 대통령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금의 헝거게임이 어떻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과거 이야기이므로)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읽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복과 체제에 대한 도발, 혁명과 억압에 대한 반항... 언어들은 그 시절의 분위기에 아릿한 향수를 덧씌운다. 미래의 이야기지만 과거의 이야기고 현재의 이야기이기에 돌고 돌아가는 이 우화의 서사는 언제나 씁쓸하기만 하다.
「헝거게임」 을 사랑했던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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