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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의 시작과 끝에 대해
남자...
여자...
를 떠나서 취미 생활이란 건 참 즐겁기도 하지만 피곤하기도 하죠.
아무래도 감성적 측면이 강한 여자분들이 빠지긴 어려운 자동차, 오디오, 카메라..
이것들을 사람들은 남자들이 빠져선 안되는 세가지 취미로 꼽는편이죠.
살면서 책 읽는것에 빠져 살았었고, 영화와 음악에 빠져 살았었고, 그에 따른 파생으로 음반 수집과 영화 비평에 빠져 살았던 시절도 있었구요. 근 10여 년 간은 그것들에 덧붙여 키보드와 키감이라는 것에 빠져 살기도 했습니다.
키보드를 관심 갖게 되고 그것들에 대한 나름의 느낌 정리랄까.. 그런 것들을 하다보니 카메라가 필요하게 되더군요.
처음 큰 맘 먹고 엄청난 고심 끝에 장만한 건 펜탁스의 istDL 이라는 당시 모든 기종을 통털어 가장 저렴했던 DSLR을 구입했습니다.
키보드에 대한 것들을 어설프게나마 정리하는데 주 용도로 사용을 했고 사진에 큰 관심을 두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카메라에 관심도 크게 두지 않았었구요.
그러다가 몇 년 전 안양의 한 고시원에서 카메라를 도둑 맞고 말았습니다.
없으니 글을 올리거나 할 때 쓸 카메라가 참 아쉽더군요.
중고로 하나 사야지 생각하고 광대한 카메라 리뷰들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이 카메라 저 카메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생기게 된 거 같더군요.
다행스러운 건 수많은 기종의 카메라를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도 비싸디 비싼 렌즈들은 큰 욕심이 없더군요. 그저 원 바디 원 렌즈 구성의 단촐함으로 그 카메라가 가진 느낌들을 알아보는게 좋아서 저렴한 형편의 삶을 살면서도 무리해서 나름 다양한 카메라들을 만져봤다고 생각합니다.
핀이 잘 맞고, 선명하며 선예도가 칼 같은 사진들.
전 그런 사진이 좋았고 그런 사진을 찍고 싶었습니다. 코닥의 20세기의 유물격인 궤짝같은 그 카메라들은 제 욕구를 상당히 충족시켜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무슨 대단한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어딘가 돌아다니면서 내 맘에 드는 뭔가를 찍는 게 전부인..
말 그대로 취미입니다.
그 취미가 어느날부터인가 심드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보는 눈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화사한 색과 손이라도 베일 것 같은 선예도의 사진들에 질리기 시작하면서 핀이 나가고, 블러가 되고, 의도함보다 우연성에 기댄 사진들에 더 매력을 느끼지 시작했습니다.
포토샵을 다룰 줄 안다면 디지털 카메라들로도 그런 느낌들을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제게 너무 먼 얘기였습니다.
매뉴얼 포커스의 필름 카메라가 주는 세상.
그것은 잘 다듬어지고 훌륭한 감각으로 찍어낸 사진들에서 얻어진 환상이란 걸 사실 잘 알지만 필름으로 뭔가를 찍으면 나도 그런 사진을 찍겠거니 하는 헛된 망상..
그게 모든 취미 생활이 시작되는 처음이자 원동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만..
2. 필름 카메라에 대한 동경과 시작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건 인내심과 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합니다.
필름을 사고, 찍고, 현상하고, 스캔하고..
그 모든 과정에는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비용적인 문제와 어려서 집집마다 있는 완전자동카메라를 제외하면 필름 카메라를 써 본 적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두려움.
그런 감정들로 인해 첫 발을 떼지 못하고 계속해서 많은 책들과 리뷰등을 보며 환상만 부풀리고 있던 내게 '필름으로 사진찍기' 를 시작할 계기가 생겼습니다.
그 하나는 동호회의 컥님이 미국으로 유학가시면서 예전에 쓰시던 필름 스캐너 (Nikon CoolScan 5ED) 를 제게 주고 가셨다는 것
또 하나는 클래식 카메라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셨을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란 책에서 소개된 robot 이라는 카메라와 스위스의 alpa 카메라에 빠졌었는데 robot 은 중형 카메라가 아니면서 35mm 필름으로 정방형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겐 굉장한 관심을 끌었던 카메라였습니다.
장터에서 카메라에 관심만 갖고 정작 장만하지 못하던차에 robot 카메라처럼 24x24 포맷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설명에 덜컥 첫 필름 카메라로 구입한 것이 바로 칼 짜이즈와 콘탁스로 유명한 zeiss ikon의 taxona란 카메라였습니다.
3. 화면 형태의 다양성이 주는 매력과 taxona 를 얘기해본다
개인적으로 표준 포맷의 화면 구성에 크게 매력을 느끼진 못합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어 블로그나 동호회에 올릴 때 가로 사진은 위 아래를 잘라서 와이드하게 보이도록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죠.
넓고 길쭉하게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한편에는 정사각 포맷의 사진들이 주는 매력또한 굉장히 제겐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디지털이라면 원본을 정사각으로 크롭해서 쓰면 된다고 말하시겠지만 원래 그 포맷으로 찍은 사진과 찍은 후 일 부분을 잘라내서 보는 사진은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사진을 찍을 때 사실 잘라내서 보는 걸 염두하고 찍지 않기 때문이겠죠.
화면을 분할하고 구성함에 있어 지금 현재 카메라의 화면에 맞춰서 사진을 찍는데 후에 그런 의도함으로 찍은 사진을 맘에 드는 포맷으로 변형시킬 때 잘려나가는 부분은 사실 많이 아쉽게 여겨지니까요.
원하는 포맷으로 찍을 수 있는 카메라가 갖고 싶다는 건 핑계일까요?
6x6 포맷의 중형 카메라가 있습니다. 아마 가장 아름다운 카메라를 꼽으라면 많은 이들이 첫 손가락을 들어줄 카메라로 롤라이플렉스의 TLR을 꼽으실텐데 이 카메라가 정사각 포맷으로 사진을 찍어줍니다. 카메라도 실사용기라면 굉장히 비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형 필름은 비싸고, 현상해줄 곳도 매우 제한적이며, 스캔또한 자가 스캔이 쉽지 않아 비용이 상당히 발생하게 됩니다.
가격대비 성능비는 저처럼 저렴한 인생(?) 에겐 정말 중요한 문제죠..ㅎㅎ
현 필름을 사용하는 시스템에서 가장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네거티브 35mm필름으로 원하는 포맷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면 혹하지 않을까요?
물론 중형이 주는 느낌을 낼 수는 없더라도 말이죠.
taxona는 제겐 바로 그런 카메라였습니다.
4. taxona 살펴보기
생산시기: 1948~1959?
제조국 : 독일
제조사 : Zeiss-Ikon VEB, Dresden, Pentacon (DDR: 동독) [출처] Zeiss Ikon DDR ( Pentacon )...Taxona...1948|작성자 발퀴리
사용필름 : 35mm 필름
찍을 수 있는 컷 수 : 50컷 +
최단 촬영거리 : 1미터부터 시작하여 12미터까지 초점거리 조절하는 목측식
렌즈 : 고정식 novonar anastigmat 35mm
조리개 수치 : 최소 3.5에서 16까지 사용 가능
카메라 무게 : 가죽 케이스 제외하고 필름 제외한 무게 390g
배터리 : 배터리 사용하지 않는 완전 기계식 카메라
셔터 스피드 : B모드에 1, 1/2, 1/5, 1/10, 1/25, 1/50, 1/100, 1/300
1950년대 생산됐던 zeiss ikon의 taxona는 다른 명칭으로 나온 카메라가 있기도 하고, 37.5mm라는 애매한 화각을 가진 tessa렌즈를 장착한 초기형과 novonar anastigmat 35mm 렌즈를 장착한 후기형으로 나뉜다고.. 그리고, 필름 되감기 장치가 플라스틱인 것과 금속으로 되어있는 것등..인터넷 검색하면 나옵니다..^^;;
라이카의 M 시리즈가 나오기 전의 클래식 카메라들은 대부분 필름을 감을 때 일회용 자동카메라로 필름을 감듯이 원형 레버를 손가락으로 뱅글뱅글 돌려서 필름을 감는 형태가 대부분 인 듯 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taxona는 카메라 전면 부분의 검은색 손잡이를 밑으로 쿡 눌러주면 필름이 내부 장치에 의해 촤르륵 감기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카메라는 일본에서 나온 RF카메라인 KONICA- IIIa 를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KONICA- IIIa 카메라의 글들을 찾아보면 필름 감는 장치의 문제로 수리 맡겼다는 글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필름을 감는 방식이 와인딩 레버로 한 번에 감기든 원형 레버를 뱅글 뱅글 돌려서 감든 감기는 축을 사용자가 직접 돌리는 방식이라면 문제가 적겠지만 taxona는 그렇지 못합니다.
필름을 감을 때 힘이 많이 들어가야하고 스풀 (찍은 필름이 감기는 부분의 명칭) 이 제 짝이 아닌 경우 수직축이 되지 못하여 필름 장력으로 스풀이 허공에서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이는 필름 이송시 장애를 일으켜 이송 구멍을 찢어 버리는 문제를 초래함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 웹상에서 발견한 -카메라 판매자인 김병욱님이 알려준 - 제 짝 스풀의 이미지 #
# 필름이 스풀에 제대로 감기지 못하면서 헛돌아 다중 노출이 된 사진 #
제가 구입한 taxona는 스풀이 제 짝이 아니어서 위에 언급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이 글을 적기 위해 쓰여진 네 롤의 필름에서 절반 이상의 필름을 날려먹는 원인이 됐습니다.
아주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를 구입할 계획이 있으신 분중에 필름을 넣기 위해 뒷 뚜껑과 밑 판이 통째로 분리되는 형태의 카메라를 생각하시는분이 있다면 스풀이 제 짝인지 반드시 확인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동안 러시아 카메라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장터에서 러시아제 카메라들 판매글을 보면 스풀이 제 짝이 아니거나 분실해서 자작한 스풀을 넣어두었다는 글을 가끔 보게 됩니다. 반 세기를 넘는 세월동안 카메라에서 분리되는 부품이 없어질 경우는 쉽게 예상할 수 있지만 taxona처럼 필름 감기가 특이한 카메라의 경우는 부품 분실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서 본 후 구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
처음부터 치명적 단점을 적고 시작했네요..ㅎㅎ
하지만 계속 단점만 열거됩니다..ㅋ
- taxona는 목측식이다
taxona를 사용하시려면 '목측식' 이라는 말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사실 카메라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무슨 소린지는 다들 아시겠지만 (90년대에 필카 붐을 일으켰던 로모가 대표적 목측식 카메라죠) 눈으로 적당히 측정한 거리를 카메라에서 조절한 후 찍는 카메라가 목측식 카메라입니다. 대부분 카메라가 눈으로 뷰파인더를 보면서 촛점을 맞추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에서 핀 맞추는 방식이 틀어지지 않은 이상은 정확한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목측식 카메라는 거리 개념이 없으면 대부분 사진이 전핀 내지는 후핀이 되버립니다.
어쩌면 목측식 카메라의 장점은 어긋남에서 오는 묘한 매력을 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한번도 써보지 못한 사람에겐 굉장한 압박감이 될 듯도 합니다.
저 역시 제가 쓸 첫 번째 필름 카메라로 목측식 카메라를 선택할 거라고도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
# 거리 조절을 잘 못해 핀이 맞지 않은 사진 #
# 거리 조절을 제대로 해 핀이 잘 맞은 사진 #
-taxona는 노출계가 없다
디지털 바디를 쓰면서 아주 드문 경우 매뉴얼모드로 찍는 경우를 제외하면 A모드 (조리개 우선 모드) 아닌 경우로 사진을 찍는 경우는 제게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당연히 필름 카메라도 A모드가 있는 70~80년대의 필름 카메라들을 첫 카메라로 물망에 올려두었었죠.
노출계가 카메라에 없다는 것은 뇌출계 (머릿속에 노출값을 기억해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 에 의지하거나 외장형 노출계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막상 노출계 없는 카메라를 써보니 디지털 카메라로 대강 봐둔 값에서 셔터 스피드를 고정해두고 찍고자 하는 대상의 밝기나 어두운 정도를 감안해 조리개를 조이거나 개방하는 것으로 대부분 노출 언더나 오버의 사진은 피할 수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만난 친구가 도대체 그런 카메라로 어떻게 사진을 찍냐고 물어봤었는데, 제 대답은 "닥치면 다 해" 였습니다..ㅎㅎ
-taxona의 뷰파인더는 너무 작다
정사각 프레임으로 화면을 구성해주는 뷰파인더는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들이 대부분 그렇듯 무척 작은 편입니다. 안경을 쓰지 않는 분이라면 뷰파인더의 구석 구석을 한눈에 보면서 화면 구성과 화면에 담길 것을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지만 저처럼 안경을 쓰는 사람은 taxona의 뷰파인더 전체를 볼 수가 없습니다. 가운데 일부만 보인다는거죠.
굳이 보려면 눈알을 뒤룩 뒤룩 굴려서 이쪽 끝을 보고 또 굴려서 반대쪽 끝을 보는 건 가능하지만 안경쓰고 한눈에 전체를 보는 건 불가능합니다.
화면을 분할하고 구성하여 개념있게 찍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난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대충찍는..
-taxona의 최대 셔터속도는 300분의 1이다
대부분 디지털 카메라들이 4,000분의 1초의 셔터 스피드를 가지고 있고 한 낮에 밝은 단렌즈를 쓰면 노출 오버되는 "Hi~~" 인사를 카메라로 부터 받게 됩니다. 요즘은 8,000분의 1초도 나오기 시작했지만 한 낮에 태양광을 직접 카메라 안으로 흡수하기에는 그것도 부족할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써온 카메라들은 지금은 사라진 16,000분의 1초를 구가했던 2천년대 초반의 카메라들과 그 이전에 8,000분의 1초를 구가했던 필름 바디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카메라들 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노출 걱정따윈 해본적이 없다는 말이죠.
그런 카메라만 쓰던 제가 300분의 1초가 최대 셔터 스피드인 카메라를 쓸 수 있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사진이 보는 눈이 바뀌었다는 것은 아웃포커싱이 주가 되는 개방형 사진을 선호함에서 심도 깊은 사진또한 맘에서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으로 변모한 시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조리개 잔뜩 조이고 찍으면 300분의 1초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셔터 스피드가 좋은 사진을 만들어줄 순 없죠. 숫자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는 거 같습니다.
-taxona의 스캔은 보통 자가스캔의 2~3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평판형 스캐너를 써보질 못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제가 써 본 필름 스캐너의 경우는 24x36포맷으로 이미지를 나눠 스캔합니다. 보통 현상소에서 6컷씩 필름을 잘라주는데 여기에 당연히 몇 컷의 이미지가 더 자리잡겠죠. 이것을 집에서 스캔할 경우 몇 컷의 이미지를 버리게 됩니다. 잘라서 붙일 수도 있지만 스캐너는 디지털 장치고 중앙부에 자리잡는 이미지에 따라 스캔 결과물이 달라지기 때문에 앞에서 잘린 이미지와 뒤에서 잘라낸 이미지를 붙여도 이질감 때문에 사용하기 난감해집니다. 물론 포샵으로 두 개의 사진의 질감을 같게 만들면 되겠지만.. 못하는걸요..ㅋ
처음에 스캔할 때 할 수 없이 중간 중간 이미지들을 버려야만 했는데, 나중에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가령 1,3,5,7의 이미지만 온전히 건질 수 있다면 한 줄의 필름을 스캔 후 꺼내서 첫 이미지를 가위로 잘라내고 다시 스캔합니다. 그러면 아까 버려야 했던 2,4,6의 이미지가 순서상 1,3,5의 이미지가 되기 때문에 대부분 사진을 건질 수는 있습니다만..
그냥 한 줄 하는 것도 미칠 듯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 줄의 필름을 스캔하기위해 두 번의 과정을 거치는 것은 너무 힘들더군요.
인터넷 현상&인화 업체중 한 곳에서 24X24포맷 필름의 스캔을 지원하는 곳이 있더군요. 일반 스캔이 2,000원 인 것에 추가 2,000원의 금액을 더 받기는 하지만 시간적인 문제나 정신적 건강을 생각해서 taxona로 찍은 사진 만큼은 앞으론 업체 스캔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정상적인 화면 포맷이 아니어서 중간에 걸치는 이미지들을 살리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을 때 사진들
- 두장의 다른 사진에 걸쳐서 스캔된 것들을 크롭해서 붙여본 사진들
- 위의 사진은 좀 티가 덜 나지만 아래 사진은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
어쨌거나 그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이 카메라를 써봤고 앞으로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정방형 포맷의 매력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과, 스풀이 제 짝이 아닌 것을 알면서 다시 팔 수 없다는 것과, 클래식한 매력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게 만들기 때문인 듯 합니다.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으며 노출계가 없는 오래된 완전 기계식 수동 카메라들의 사용법은 대부분 거의 같은 듯 합니다.
카메라가 갖는 기본적 원리에 가장 충실하죠. 빛을 많이 또는 적게 받아들여 시간을 끊어 필름에 착상시키는 사진의 가장 기본 개념을 생각하신다면 누구라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를 정해두고 광량에 따라 조리개를 개방해 빛을 많이 넣거나, 조리개를 조여 빛을 적게 넣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원하는 사진을 필름에 담아줄 것입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저처럼 taxona라는 카메라에 대한 사용법을 알고자 하는 이가 이 글을 보게 될 날을 위하여 그다지 의미 없지만 사진들을 통해 나름 매뉴얼을 남겨둡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주의사항을 적어두자면 독일에 계신 판매자분도 말씀해주셨고, zeiss ikon의 클래식 카메라들에 대해 찾아보던 중 같은 주의사항을 본 적이 있어서 적어둡니다.
이 주의사항의 의미는 라이카로 대변되는 50년대의 바르낙 시리즈와 그 카메라를 카피했던 러시아의 조르키나 페드 카메라들의 주의사항과 개념이 반대기에 꼭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바르낙 계열의 카메라들은 필름 장착 후 사진을 찍을 때 '반드시' 와인딩 후 (필름을 한차례 감은 후) 셔터 스피드를 변경할 것을 주의사항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셔터 스피드 변경할 일이 없으면 그냥 찍으면 되겠죠. 이 주의사항을 지키지 않을 시 카메라가 고장날 수 있다고 합니다.
zeiss ikon의 카메라들의 주의사항은 이와 반대입니다. 여기선 '반드시' 라는 주의사항은 아니고 권고사항 정도지만 먼저 셔터스피드를 변경 후 와인딩 하라고 되어있습니다.
러시아제 카메라들처럼 쉽게 고장나지는 않는 튼튼한 카메라라고 하지만 주의사항은 준수해주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겠죠.
5. 글을 마치며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원하는 질감과 느낌을 표현해 줄 수 없으리라는 걸 잘 알면서도 문득 생각만 하고 살았기에 발 담궈 보고 싶었습니다.
세상 모든 것이 마음 에서 고정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부유하는 추상의 것들인지라 지금 마음을 채우고 있는 이것들도 길거나 짧은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무언가에 자리를 내어주고 훌훌 떠나갈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지금 내 마음안에 있는 즐거움을 금전 문제나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포기해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쇠털처럼 많은 인생의 날들이지만 지금은 언제나 한 순간 뿐이니까요.
재미도 없고 길기만 한 글 혹시나 다 읽어주신 분께 감사함을 전하며.
독일에서 카메라를 가져와 판매해주신 멀리 독일에 계실 김병욱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스캐너 투척해주시고 멀리 미국으로 늦은 나이에 새로운 시작을 위해 훌쩍 떠나신 컥님께 가장 큰 감사함을 전합니다.
덧붙임 :
1.카메라 설명을 위한 사진은 Nikon D1x와 Nikkor 50mm f1.8 / Nikkor mf macro 55mm f2.8 을 사용했습니다.
2. taxona로 찍은 사진들은 Nikon CoolScan 5ED로 스캔하였으며, 필름은 Kodak ColorPlus 200필름을 사용했으며, 사진 찍은 시기는 모두 2011년 5월 말경입니다.
3. 사진들의 상단에 붙인 캡션은 사진 가지고 제가 헛소리 하느라 써둔 것이므로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4. 흑백 사진들은 스캔 후 흑백 변환했습니다.
# TAXONA 로 찍은 사진들 모음 #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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