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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진안에서 내가 기억하는 맛집이라면 '오천 순두부' 이곳이 거의 유일한 거 같다.
사실 뭘 먹어본 것이라야 짜장면이 다니까..ㅎ
진안 읍내에 청강이라는 중국집에서 아버지와 삼선볶음밥에 이과두주 한 잔 하던 추억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되버렸고, 청강 주인아저씨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지금은 같은 상호로 다른 사람이 인수해서 장사를 하고 있다.
밥도 늘 더 주시고 어머니와 갈 때는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쟁반짬뽕을 먹곤 하던 맛있는 집이었는데 진안에 가서 갈만한 식당이 없다는 것은 이제 아쉬움이 된다.
버스 터미널옆에 순대국밥집도 할매가 할 때는 맛있었는데 돌아가시고 딸이 장사를 하면서 엉망이 됐다고 들었다.
그 뒤로는 가지 않는다.
어쨌거나 오천 순두부는 진안 읍내에서 꽤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일부러 가서 두부를 사다 먹기도 할 만큼 기억속의 식당인 셈이다.
첫 사진으로 문화유산답사기에 실린 내용을 복사해서 걸어놓은 사진을 올린 것은 뭔가 있어 보일 듯 하여..ㅋ
예전 신문기사 내용을 붙여 놓은 것이라 가격대는 지금과는 차이가 많이 있다.
가격대가 많이 오른듯 하다.
그래도 화심 보다 조금이나마 저렴한듯..
식사용의 저렴한 메뉴가 화심보다는 더 배치가 되어있어서 좋아보인다.
예전에 왔을 때도 도토리묵 메뉴들이 있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여튼 두부도 좋아하지만 각종 묵 종류도 엄청 좋아하는 나로서는 무척 반가운 메뉴들..
사진의 아저씨는 주인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장모, 딸, 사위 3인 시스템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위 분이신거 같다.
얼굴에 가려서 가격표가 보이지 않는데 도토리묵밥은 5천원이었다.
역시 두부집의 메인은 두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듯 두부 만큼은 전라북도에서 이곳이 최고가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화심 두부가 크기가 무척 작아졌지만 오천리의 두부는 작아졌다고는 해도 화심보다는 커서 맘에 든다.
그리고, 화심 두부가 부드럽고 포근함이 특징이라면 오천 두부는 콩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단단한 질감이 먹는 이를 든든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메인 찬으로는 상추 부추 겉절이 반찬이 나온다.
두부를 만드는 곳인만큼 비지장은 맛난 반찬거리가 된다.
옆의 김치는 화심과 오천리를 가르는 중요 분수령이라 할만큼 비교 대상이 됐는데 화심이 그날 그날의 겉절이를 내는 반면 오천리는 전통적으로 김치를 고수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나온 말이 '두부는 오천리, 겉절이는 화심' 이라는 말이 있다나 뭐라나..ㅎ
양념장이 맛있어 보인다.
화심의 장이 간장 본연의 느낌을 맛보길 권한다면 오천리는 다양한 양념을 곁들여 그네만의 풍미를 선사한다.
모든 것에 사람마다의 차이가 있겠기에 내겐 이런 양념장이 더 좋다.
내가 도토리묵밥을 시켰더니 통일한다고 같이 가신 어머니와 친구도 도토리묵밥을 시켰다..^^
하여 나는 할 수 없이 순두부백반을 시켰고 위의 두 컷은 도토리묵밥의 나온 모습과 휘저은 모습..
좀 먹어봤는데 고소하더라..ㅎ
뜨거운걸 좋아하는건 나지만 어머니와 친구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두분에겐 좋은 선택이었던 듯..
나의 사랑 순부부 찌개..^^
큰 뚝배기에 보글 보글 끓여나오는 맛은.. 정말이지 군침돈다.
조금 시골틱한 느낌이 있지만 대량의 손님을 치뤄내는 화심에 비하면 진한 그 맛이 월등 좋다.
예전에는 화심에 좀 밀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최근 두 곳을 모두 가보니 오천리 순두부집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이 날 종일 함박눈이 쏟아져서..
봄이라 쌓이거나 하진 않았고 저 때는 좀 소강상태라 눈이 화면에 별로 없다..ㅋ
관광지 근처도 아니고 고속도로들이 나면서 과거처럼 차량 통행량도 많은 것도 아닌 편도 1차선 국도변의 가게..
아버지 동갑계원의 가게였지만 지금은 사위분 주축으로 돌아가는 식당.
어려서 두부 사다먹고 하던 추억.
모두 한데 어우러져 존재하는 그곳.
맛집이라 불러도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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