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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언제 보러 갔었는지 기억이 안나서 찾아보니 97년에 상영했던 것 같다.
서울 동숭시네마텍에서 배용균 감독의 요청으로 한 달간 상영했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길은 한국영상자료원 자료실에서 VOD 감상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지방민은 서럽다..ㅠ) 이전까지는 개봉 당시에 영화를 본 이가 아니면 이 영화를 볼 길이 없었는데 그래도 어디선가 보려면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에서 안도감이 좀 생긴다.

이 영화를 꼭 다시 보고 싶었는데, 그 이유인즉슨 영화를 보는 내내 70% 이상은 졸거나 잠들었던 거 같고.. 하여 뭔 영화를 봤는지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의 전작인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같은 경우 2개의 VHS로 라도 남아있기에 볼 수 있지만 필름이 아니고선 이 영화의 물리적 자료는 세상에 전무하다.

바보같이... 이 영화를 보고 싶어서 가긴 갔는데 문제는 전날 심야에 밤새서 보는 영화 <킹덤>을 본 것이다. 나중에 이 영화는 다운 받아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는데 정작 이 영화를 밤새서 보느라고 다음 날 첫 회 상영의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을 보면서 태반 잠들어 버렸던 것이다. 살면서 꼭 봐야 할 영화 1순위에 이 영화를 두게 된 것은 영화가 예술적으로 우수하거나 어떤 깊은 성찰의 깨달음을 주거나 하기 때문이 아니라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음과 그로 인한 궁금증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광주에서 군대 생활 할 때 보러 갔었는데 20년이 넘어서도 여전히 다시 한 번 이 영화의 실체를 접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의 한켠에 늘 자리 잡고 있다. 당시 입구에서 영화 포스터를 팔아서 (아마 500원에 샀던 거 같다) 구입한 것을 구겨지지 않게 애지중지 광주에 가지고 내려와서 액자로 만들어 두었었다. 한 겨울에 눈 펑펑 쏟아지던 날 시내 충장로 가게에서 액자를 찾아서 송정리로 돌아온 기억은 잊히지 않고 있다..ㅎㅎ

여전히 내 방 벽에 걸려 있는 저 포스터를 보면서 나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영화를 갈망하며 지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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