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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서정민 - [HOME]

빨간부엉이 2020. 1. 1. 09:51

서정민 - [HOME] / 2019 / 악당이반

 

List

01. 매단, 昧旦
02. 길
03. 꽃, 그 아름다움
04. 무의식, 無意識
05. 새별오름
06. 물
07. COSMOS 25
08. 먼동이 틀 무렵 ver2
09. 昧旦푸리


먼 나락의 끝에서 우리가 갈구하는 건 따스한 추억이 깃들인 공간. 집이 될 것이다.
사바세계에서 갖가지 고난의 날을 보내는 우리에겐 근원적이자 최후의 힘이 되고 보루가 되는 곳, 그것이 집 이리라.

음악을 듣는 내내 서정민은 왜 이 음반 타이틀을 'Home' 이라고 한 건지 생각하게 된다. 곡 제목들에서도 음악에서도 집이나 가정이나 뭐 그런 것들과 연관성을 찾기가 힘들었다. 문득 곱씹어 듣다가 근본에 대한 회귀의 서정민식 정의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음악적 뿌리와 가야금 사운드의 근원에 대한 본질적 질문에 대한 그녀만의 해석과 답이 이 한 장의 음반에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보게 된다. 그녀의 첫 번째 솔로 음반에서 인장과도 같은 서정민식 농현의 섬세함과 이국적인 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시그니처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두 번째 앨범인 본작에서도 그녀의 것이 분명한 떨림이 존재하지만 사운드는 좀 더 날것에 가까워져 있다. 전작이 국악 음반임에도 보헤미안적 이국성과 서정성으로 감싸였다면 이번의 것은 훨씬 더 '여기, 우리' 에 다가서 있고 때론 미니멀하면서 때론 전위적이기도 한 사운드의 엮임은 Home이 회귀의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닐까 유추하게 만든다.

담양에서 실재의 연주를 접했던 얼마전의 기억이 생생한데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도록 좀 더 멀리.. 그러나 좀 더 내면에 침착하게 하는 정서들은 낯설면서 경이로운 순간들을 선사한다. 언제나 그렇듯 애정하는 이들의 소리는 다음을.. 그 너머를 기대하고 꿈꾸게 한다. 서정민의 25현 가야금이 데려다 줄 다음의 세상은 어디일지 희망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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