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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라스 스피커 카페에 올린 글을 복사한 것입니다. (본문의 소리 녹음 부분은 이 글에서 들으실 수 없습니다)

몇 주 전에 영입해 온 칼라스 사운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스피커를 열심히 들어보고 있습니다. 야마하에서 나온 프로용 스피커로 이런 쪽의 스피커를 들여서 쓰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PA스피커니, SR스피커니..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검색을 해보니,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스피커를 병렬로 연결하여 구동하기 위해 스피커의 음압이 높고 적은 출력에도 반응하는 스피커로 이해했습니다.
이 스피커는 15인치 우퍼를 채용하고 있고, 4인치의 미드 드라이버에 주물 혼이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1인치의 슈퍼트위터로 구성된 스피커입니다. 측면에 손잡이 구멍이 있고, 사다리꼴 모양의 인클로저에 유닛들이 들어있습니다. 뒷면 단자는 캐논 단자인데 일반 바나나 단자를 연결할 수 있도록 칼라스 사장님이 만드신 변환 젠더가 달려있습니다.
약 2년 전에 매물로 나왔던 스피커였는데 가수 김상희님의 노래를 녹음한 영상을 보고 한 귀에 반해버렸었습니다. 녹음 영상의 소리는 기가 막힌데 왜 안 나가고 나를 2년이나 이 스피커는 기다려 준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서울 강북의 칼라스 매장에 직접 방문을 했습니다. 스피커가 무게는 60~70kg 정도로 매우 무겁지만 사이즈가 그렇게 큰 스피커는 아니었음에도 가정집에서 마눌신님들이 허락해 줄 비주얼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왜 안 나가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지 바로 알겠더군요. 인클로저에 상처도 많고요. 소리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이쁘지 않은 외관탓에 그동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나봅니다. 물론 생각하기 나름이죠. 온통 검은색 일색의 자태가 뿜어내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분명합니다. 처음에 갈 때는 시트지를 붙이든 도색을 하던지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이제는 본연 블랙의 자태로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되네요.
소리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자신이 구입하고 사용한 스피커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데 안 좋다고 말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고 하잖아요. ^^
저 역시 긴 기다림의 끝을 보상해 줄 만큼 만족스러운 느낌으로 요즘의 퇴근 후를 기다립니다. 아는게 없어서 소리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 좋다고 생각하지만 딱 두가지만 얘기해보자면 하나는 보컬곡을 들을 때 목소리가 굉장히 선명하게 들립니다. 혼의 영향인지 몰라도 도드라지게 앞으로 튀어나온 듯한 입체감은 악기 소리들을 뒤로 배치하게 만들면서 마치 실제 공연장에서 실연을 접하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전면의 가수와 후면의 연주단.. 거기에 더해지는 15인치라는 우퍼가 주는 박력감은 때론 하이엔드적인 느낌을 주면서 때론 무척이나 빈티지한 느낌을 줄 때가 있습니다. 두 이질적인 사운드의 충돌이 어떻게 빚어져서 소리를 형성하는지는 이 스피커를 튜닝하신 분과, 매일 듣는 저만이 알겠지만요..ㅎ
두 가지를 얘기한다고 했잖아요. 하나는요. 클래식에 대한 얘깁니다. 저는 힙합이나 요즘 트롯트 (예전 트롯은 좋아합니다), 컨츄리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잡식으로 듣습니다. 클래식은 잘 몰라요. 그냥 듣는거죠. 근데 독주 음반이나 소편성의 음반들만을 선호했습니다. 챔버 음악같은 경우는 기피를 했었죠. 제가 싫어한다고 생각을 했던겁니다. 헌데 이 스피커를 만나면서 제가 대편성의 클래식을 싫어했던게 아니고 듣기 엉망인 소리를 내는 스피커들로만 들어서 듣기 싫어했었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는 얘길 하고 싶었습니다. 음반들이 다 시골집에 있어서 많은 음반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작년에 나온 존 바비롤리경의 109CD박스셋과 야샤 하이페츠의 10CD 염가판 박스셋의 대편성 음악을 들으면서 짜릿한 전율감을 맛보고 있습니다. '아! 이게 클래식을 듣는 맛이구나. 사람들이 이래서 클래식에 빠져 사는구나' 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거죠. 제대 후에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지 25년만에 청각적 깨달음을 얻은 겁니다. 하나의 스피커를 만나면서 말이죠.
소리에 대한 얘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압은 정확히 스펙을 모르지만요. 현재 시스템에서 사용중인 6S19P 싱글 진공관 파워의 출력이 2W입니다. 단지 2W의 파워만으로도 이 커다랗고 무거운 스피커를 출중하게 구동해주고 있습니다. 바람이라면 사람들이 늘 얘기하는 300B 싱글 앰프를 통해서 얼마나 예쁜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을 느껴보고 싶다는 겁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그리 해볼 날도 오겠지요.
이 스피커를 구동해주고 있는 현재 제 앰프와 소스기에 대해 잠깐 보고 갈게요..ㅎ

턴테이블은 진선 아이리스4입니다. 카트리지가 형편에 맞지 않는 비싼 걸 샀습니다..ㅋ 카트리지의 영향인지 몰라도 LP듣는데 소리는 만족스럽습니다. 다만 현재 사용중인 포노앰프가 진공관 파워와 상성이 좋지는 않습니다. TR앰프에서 나올 수 있는 음량만큼 들으려면 꽤 큰 험을 감수해야 해서요.

CD는 지인이 주신 LG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DAC으로 연결해서 사용중입니다. CDP를 하나 사긴 사야하는데 살게 많아서 언제쯤 살지는 모르겠네요. 듣는데 크게 불만은 없는데 트랙 표시가 안되기 때문에 클래식 같은 경우는 어딜 듣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해요..ㅎㅎ
DAC은 튜브링크의 TDAC-1입니다. 좋은 DAC을 써본 적이 없어서 객관적으로 좋은지는 모르겠고, 막귀기도해서 그런가 꽤나 만족하며 사용중입니다.

파워는 오디오&음악 카페 시절의 고뇌님이 선물로 만들어 주신 6S19P 파워입니다. 출력이 2W로 작지만 소리는 참 좋습니다. Simple is Best가 뭔지를 보여주는 앰프의 외관도 딱 제 취향입니다..^^

프리는 위 카페에서의 공제품으로 오됴메냐라는 분께서 만들어 주시던 6V6초크 프리입니다. 앰프 설계는 역시나 고뇌님이 해주신 걸로 알고 있구요. 작지만 무게가 실로 엄청납니다. 파워로 나가는 출력은 3조구요. 소스 입력은 2조입니다. 입력이 2개인것이 좀 아쉽습니다. 3개는 되야 하는데..

포노 역시 위 카페에서의 공제품입니다. 포노 앰프를 구입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알게 되어서 카페 가입도 하고 포노 앰프도 구입해서 턴테이블도 구동하게 되고 그랬네요.

칼라스에서 달아 두셨던 고무발을 떼내고 하또그 스파이크와 음핑고 슈즈, 멀바우 원목 받침으로 마감했습니다.
쓸데없는 말이 많았네요.
음반들을 몇 종 녹음해 봤습니다. 폰이 구닥다리라 제 소리를 내주진 못할 거 같긴 하지만 그냥 그렇구나 정도로 들어봐 주세요.
1. 영화 <사무라이 픽션>의 OST 첫 곡 입니다. 오랜 시간 잊고 살았던 음반인데 퀘렌시아 카페에서 코간님이 녹음 영상을 올리신 걸 보고 음반 가져다가 저도 녹음해 봤습니다.

2. 염가판으로 나온 야샤 하이페츠의 박스셋 중에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1955년 녹음) 곡을 좀 녹음해 봤구요.

3.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리더인 민홍의 솔로 앨범 중에서 첫 곡을 녹음해 봤습니다. 일렉트로닉적인 느낌이 어떻게 들리는지 보려구요. 이 음반은 예전에 너무 실망스러워서 듣고 쳐박아 뒀던건데 어떤분이 리핑을 부탁하셔서 가져다 듣고선 깜짝 놀랬습니다. 이렇게 좋은 음악을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네요.

4. 진민진 아쟁창작곡집 음반에서 첫 곡 '격랑' 이란 곡의 앞 부분 일부를 녹음했습니다. 아쟁 소리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첼로 소리 같기도해서 듣기는 좋으실 거 같아요. 듣고 좋으시면 음반 구입해서 들어 주세요 ㅎㅎ

5. 많이 시끄러운 곡을 녹음해 봤습니다. 부산 출신 밴드인 TRAITOR의 작년 앨범인데요. 그로울링 창법의 데스메탈입니다. 여성 보컬이지만 여성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ㅋ
시끄러운 소리라서 거북스러울 수 있으니 청취는 알아서 판단해주세요~~

6. 이번에는 대전 출신 밴드입니다. METHKAMEL 이란 팀의 음반인데요. 메탈을 사랑하시는 지인분께서 지난 해 나온 음반 중 최고의 음반으로 꼽은 음반입니다. 저도 사놓고서 아껴 두었던 건데 이 스피커로 첫 감상을 했었고, 지인분이 왜 2020년 최고의 음반으로 꼽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을만큼 만족도 최상의 음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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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막스 리히터의 'Voices' 라는 더블 LP의 마지막 곡 Mercy 라는 곡을 녹음해봤습니다. 예전것이 아니고 요즘 나오는 LP사운드에 대해 굉장히 실망을 하고 살아왔는데요. 요즘 나오는 LP중에서 처음으로 소리가 실망스럽지 않았던 음반입니다. 이 곡은 끝까지 들어주시길 바래요~

8. 대전과 부산 출신 밴드를 소개했으니 이번에는 제주로 가보죠. 약간은 아방가르드한 사운드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구요. 아닐 수도 있는데요. 3인조 재즈 밴드인 오조트리오의 작년 말에 나온 2집 음반에서 한 곡을 마지막으로 들어보시죠.

가급적이면 좀 크고 시끄러운 음악을 녹음해보려고 애썼습니다. 조용하고 매끄러운 선율의 음악들, 잔잔하고 감성적인 사운드들은 아주 쓰레기 같은 스피커가 아니면 대부분 훌륭하게 들립니다. 많은 분들이 녹음 영상을 올려주실 때 잔잔한 음악들을 그래서 선곡하시는건가 싶기도한데요.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다뤄야 할 때 그 스피커가 가진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난다고 생각됩니다.
칼라스 사운드 리노베이션 스피커의 민낯이 어떤건지 (예쁠지 추할지)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 기쁠 거 같습니다.
맘 속에 멋진 소리의 스피커를 담아 두고 살지만 그 스피커가 거기 어딘가에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 수 있게끔 해줄 스피커를 만난 거 같습니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해도 이 무거운 스피커가 다른 주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겠기에 아주 오랜 시간 앞 자리를 지켜 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기계식 키보드 동호회 생활로 30대를 보냈습니다. 거기서 헤드폰 앰프 자작을 하시는 분들 중에 국내 유저들이 최고로 꼽는 두 분중 한 분을 알게 되어 그 분께 앰프와 헤드폰 하나씩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요. 그 분이 제게 하신 말씀 중에 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있습니다. 표현이 정확하진 않겠지만 대략 이런 의미였습니다.
'소리란건 원래 다 좋다. 다만 뭔가가 바뀌었을 때 차이 혹은 다름을 좋음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라는 말씀이었는데요.
저는 지금 하나의 스피커를 내보내고 받아들인 새 식구가 가진 다름을 진정 좋음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냉철하게 오래 이 스피커를 구동해 보면서 한 시절에 체득했던 작은 철학적 명제를 확인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소리의 스피커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칼라스 (구: 금잔디음향) 사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2년여 동안 이 스피커를 업어가지 않으신 다수의 황금귀 유저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길고 영양가 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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