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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한대수 ‎- [하늘 위로 구름 따라]

빨간부엉이 2021. 5. 16. 10:46

한대수 ‎- [하늘 위로 구름 따라] / 2021 / Audioguy


List

1. Pain Pain Pain
2. Mexican Wife
3. 바람과 나
4. 푸른하늘
5. Money Honey
6. 실수
7. 행복의 나라로 (2020)
8. 하루 아침 (2020)
9. 물 좀 주소 (2020-최고은)
10. 마스크를 쓰세요


극도로 궁핍한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음반 산지가 꽤 된 거 같다. 그럼에도 신보를 소개한다는 건 카드 빚을 안고 이 음반을 샀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ㅋ
2월에 예약판매를 했던 거 같은데, Yes24에서 단독 예약판매를 했고 신청 들어온 수량만큼만 판을 찍을 거라는 말에 속은 듯하다. ㅎㅎ
한대수 님의 마지막 음반이라는 말과 (아직은 음악 활동을 더 하실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예판 수량만큼만 판을 찍는다는 말에 할 수 없이 음반을 사게 됐다. 음반은 예정 발매일인 4월을 한 달여 넘겨 5월 중순에 발매가 됐다. 그리고,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속은 거지..ㅋ)

사실 돈을 떠나서 요즘 나오는 LP를 사기 겁나는 건 예전 70~90년대의 전성기 시절의 LP 사운드에 비해서 너무 열악한 수준의 사운드에 실망을 금치 못하는 사태가 거의 대부분 벌어지기 때문이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LP를 살 수밖에 없었던 건 CD가 안 나올지도 모르기도 했고, 좋아하는 한대수 님의 마지막 음반이라는데 기념으로라도 사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일 듯하다.
그런 면에서 사운드를 얘기해 보자면 상당히 출중한 사운드라고 말하고 싶다. LP 전체 기저에 깔리는 잡음은 어쩔 수 없는 거 같지만 (요즘 나오는 LP들의 가장 문제점 중 하나는 베이스로 잡음이 상당히 깔려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은 요즘 70년대 중고 일본 LP들을 많이 듣는 편인데 그 시대의 판들이 CD를 듣고 있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의 정숙함을 보이는데서 -사운드의 출중함은 말할 것도 없다- 아무래도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음악은 오디오가이의 최정훈 엔지니어의 솜씨로 빚어낸 사운드가 상당히 중립적이면서 근래 판에서 보기 힘든 수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옛날 판에 비해서 볼륨이 좀 적은 것은 오디오 볼륨을 평소 듣던 것에서 조금 올리는 수준에서 보완이 가능한데, 볼륨을 조금 올려서 듣는다면 이 음반이 LP 전성기 수준의 사운드에 상당히 (100%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근접하고 있어서 기분 좋은 감상이 가능하다.

음반 전체의 분위기는 의외로 쓸쓸함과 우수 어린 정서가 가득한 거 같다. 마지막 곡 '마스크를 쓰세요'가 좀 이질적으로 장난스러움을 주고 있지만 음반을 두 차례 감상하면서 느끼는 건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이른 감정을 먼저 걱정하는 내 마음이었던 거 같다. 한 시대의 새로움을 창조했던 뮤지션의 마지막 음반, 그의 나이 듦, 언젠가 작별할 시간들에 대한 생각들이 겹치면서 몇 년 뒤에 이 음반을 들으면 어쩐지 눈물을 흘리면서 듣고 있겠구나 하는 마음의 조각들이 그렇게 우울과 쓸쓸함의 정서를 모락모락 고양시키고 있다는 기분.
B면은 대부분 1, 3집의 명곡들을 재해석해서 싣고 있기에 과거의 음악과 비교해서 듣는 즐거움이 있을 테고, A면의 새로운 곡들은 오래간만에 맞이하는 뮤지션 한대수의 목소리와 그의 오랜 음악적 동반자들이 함께 하는 정서를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던 거 같다. 특히 'Mexican Wife '가 주는 재즈풍의 마이너한 정서에서 오는 내 마음의 감정적 자극이 메말라가는 정서의 우물에 조금이나마 새로운 수맥을 끌어당겨주지 않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Yes24의 이 음반 100자 평에 누군가 남긴 댓글을 아침에 봤는데 (판이 정말로 예약 판매로 더 이상 판매를 하지 않는가? 싶어서 확인차 들어가 봤다가) 이게 마지막 음반이 아니라는 것에 손모가지를 건다라는..ㅎ
나 역시 그러할 거라고 생각을 한다. 아니, 바램일 것이다. 뮤지션으로서 그는 아직은 하고 싶은 얘기가 더 생겨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때 다시금 '이 음반이 내 마지막 음반이다' 라고 뻔뻔하게 얘기하면서 등장해 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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