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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신중현과 세 나그네 - [S/T]

빨간부엉이 2023. 3. 13. 09:18

신중현과 세 나그네 - [S/T] / 2011, 2023 / Pony Canyon, Sail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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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 그만 가보자
2. 한강
3. 떠나는 사나이
4. 바다
5. 즐거워
6. 광복동 거리
7. 길
8. 내


휴일을 이용해 <신중현과 세나그네>의 음반 2종을 감상해봤다. 
하나는 2011년에 SJHMVD에서 리마스터링 한 음반이고, 하나는 세일 뮤직에서 2019년에 LP로 재발매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을 2022년도 재리마스터링한 버전이라고 CD 한정판 출시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구입했다. 
아주 오래전 응한님이 신중현님이 리마스터링한 음반을 보내주셨는데, 원래 자켓도 아니고 (원래 자켓 이미지도 일본의 80년도 음반 자켓을 모방한 자켓이었지만) 촌스런 느낌이 풀풀 풍기는 커버로 제작된 것을 보내주셨던 바 한 번 듣고 잊고 살았었던 것 같다.
하여 이번 기회에 어떤 음반이 어떤 소리를 들려줄지 기대를 갖고 들어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장일단이라고 하기엔 세일뮤직의 새로운 리마스터링 음반은 소리가 너무 밍밍한 느낌이 들어서 엄청 실망스러웠다. 세나그네 음반이 주어야 할 헤비하고 역동적이고 거친 느낌의 하드록과 프로그래시브록 사운드가 모두 실종된 밋밋하고 평탄한 느낌의 사운드는 정말이지 뭐라 말하기 힘들정도로 아쉬움 가득이었다. 신중현님이 리마스터링 했다고 하는 2011년도의 촌스런 음반이 보여주는 강인한 질감의 소리들은 원래 1983년 킹레코드의 초반 소리가 어떤지 모르겠기에 비교는 안되겠지만 창작자가 의도했던 소리가 이런게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을 주었다. 

장미가 의미 있는 건 가시가 있기에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면 세일뮤직의 이번 음반은 꽃만 남겨두고 가시는 모두 잘라버린 관상용 장미, 11년도 음반은 날카로운 가시가 모두 살아있는 야생의 장미. 그렇게 정의하고 싶다.

이 음반의 많은 곡들은 이 후 나이세스 음반에서 나온 2장의 <무위자연> 음반에 녹아들어있기에 익숙했지만 그 음반과는 결이 굉장히 다른 사운드기에 11년도판 <세나그네> 음반에서의 록의 바탕 정서가 가득한 원초적 소리들은 반갑고 놀랍고, 왜 그동안 이 소리를 경청하고 살지 않았을까 반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 곡 '내'에서의 프로그레시브 사운드에서 시작하여 즐겨 사용하던 타령조로의 변환등은 가히 충격적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곁에서 없어져버린 <무위자연> 음반에서의 곡들과 다시금 비교해보며 들어보고 싶어진다. 

아무튼 이번에 나온 리마스터링 버전을 들으면서, 리마스터링 음반들이 사실 상술에 기인하고 원래 음원에서 소리를 다 깍아먹고 엉망이 된 경우의 얘기들을 자주 접해왔는데 확실히 체감하게 된 것 같았다. 요즘은 여러가지 이유로 음반도 잘 사지 않는데 간만에 산 음반에서 이런 마음이 들게 된 아쉬움을 어찌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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