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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닌>

ソラニン / 2010

청춘들이 도달할 수 있는 마음의 영역...
청춘에서 벗어나야하는 사회인으로서의 자각이 주는 무게감, 그로부터 오는 자아와의 거리감.
경쾌한 비트의 음악위에서 진지하고 내밀한 마음의 언어들이 정신없이 충돌한다.
영화 <소라닌> 에 담긴 성찰의 영역은 짙으면서 깊다.
그 검푸른 두려움이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기도하지만 엔딩의 후련함까지 맞닥뜨리던 정서의 압박감은 오래토록 마음안에서 모래바람처럼 헝클어져 나의 정신을 흩뜨려 놓을 것임에 분명해 보인다.

요즘 들어 좋아하게 된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의 영화를 찾아보면서 그녀의 필모그래피안에 담긴 것들중 구해볼 수 있는 것들을 몇 작품 보게 되었고, 그 안에서 맞닥뜨린 <소라닌> 의 감정적 파장의 진폭은 생각보다 크게 여겨졌다.
고민과 성찰, 나아감과 멈춤과 우회의 삶. 사람들에게 누구나 닥치는 인생의 고민들을 결코 가볍지 않게 풀어나간다.
매듭은 누구나 마음안에서 묶고 푸는 법이다. 고민에 대한 해답은 누군가 대신 제시해줄 수 없는 것. 그것이 인생임을 <소라닌> 은 내게 다시금 일깨워 주는 듯 했다.
2000년의 작품 <유레카> 에서 꼬맹이로 보이던 소녀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의 후반부에서 엄청난 매력으로 다가오더니 가장 최근작 <소라닌> 에서 먹어버린 나이만큼의 그늘을 얼굴에 담고 나타났다.
여배우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추해보이기 쉬운데 그녀의 세월이 담겨진 지금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아보였다. 진심으로 세월이 담겨가는 얼굴이 이렇게 멋져 보인것도 오랜만이 아닐까 싶어졌다.
이미 충분히 유명한 배우지만 좀 더 큰 성장의 진폭을 앞으로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감이 충만했던 영화였다.

나는 언제나 내가 바라는 것이 정말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아직도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생의 반을 살아왔지만 여전히 질문하고 다음의 내일을 향해 걷는다.
인생의 반을 살도록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고 비웃을지도 모르지만, 난 나에게 내일도 계속될 질문이 남아있다는 것이 가끔은 즐거워진다.
자신을 정의내릴 수 있다면 이미 그 삶은 지루한 것으로 내려서버릴지도 모르기에.
<소라닌> 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아려오는 가슴 한켠의 통증을 오래토록 기억하고 싶어졌다.
질문과 기억과 해답의 길위에서 발걸음이 정처없을지라도 그게 삶이고 나아감이다.
<소라닌> 은 내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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