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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d} - Bike가 있는 영화

빨간부엉이 2009. 1. 27. 18:38



Bike가 있는 영화 - <Fled>


액션 영화를 표방한 영화를 보며 철학을 따지고 암시나 은유를 논한다면 어쩌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영화 <플래드>는 흔한 상황 설정 -수갑에 묶인 두 명의 죄수- 으로부터 시작하는 전형적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액션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주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매컬리 컬퀸이 컸을때의 모습 같은 볼드윈가의 막내 스티븐 볼드윈이 다지라는 컴퓨터 해커로 나오고 -하지만 컴퓨터 해킹 장면은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기대하지 말기를- 로렌스 피쉬번이 자신의 복직을 위해 움직이는 죄수(형사) 파이퍼로 나오며, 데스페라도의 그 엉뚱한 여자 살마 헤이엨이 더 엉뚱한 캐릭터인 코라라는 여자로 나온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액션이지만 다른 장르들도 재미에 일조를 하고 있다. 취조실의 C4 폭파장면이나 마피아를 구속시키기 위한 상황설정과 흔하게 보일 수 있는 공권력과 돈의 결탁 -사실 영화의 단골 소재 이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에 씁쓸하기도 하다- 우수하지만 돈의 노예가 된 연방 보안관과 냉소적이며 상황 판단에 명확한 객관적 입장을 가진 시골형사와의 대립등이 이 영화의 액션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액션영화에 그치지 않는 명확한 이유는 두 죄수가 나누는 가시돋친 말투들의 진실성이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과, 심장마비 낚시꾼의 구호와, 도로의 아이를 트럭에서 구해내는 장면등은 흑백화해의 따뜻한 인간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리썰웨펀>의 두 형사가 보여준 현실성 없는 인간미가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상황이해를 돕는 장면의 삽입은 결코 단순한 액션 영화에 그치지 않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고를 떠나서 날 이 영화에 사로잡히게 만든 가장 큰 요소는 Bike다.
파이퍼와 다지가 트럭을 타고 도주할 때 스즈끼의 GSX-R 750이 두 대가 지나가며, 파이퍼와 다지가 후반부에 타는 빨간색 Bike는 바로 두카티의 955스탠다드 모델의 일반시승용으로 변조한 916모델인 것이다. 이 녀석의 디자인이나 성능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96년도 월드 슈퍼바이크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경력이 있음) 총배기량 916cc에 어울리지 않는 컴팩트한 외관은 사람을 열중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이 두 대의 Bike가 스톤마운틴으로 향하는 도로 추격씬은 이 영화의 백미라 생각된다. ('아 짜릿해') 홍콩영화 <열화전차>의 도로 경주 장면보다 훨씬 더 긴박감을 주는 것은 단지 달린다는 것보다 목숨을 걸고 달린다는 명제에 있을 것이다. -참고로 <열화전차>에서 유덕화가 타고 나오는 Bike는 혼다의 NSR 500으로 마이클 두한 이라는 선수가 세계대회에서 몇차례나 우승을 했던 Bike다-
Bike얘기는 여기서 접고 영화의 결말을 위기상황에서 부활한 악당과의 케이블카 격투씬으로 종결되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볼드윈家의 형제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보시기를. 알렉이나 윌리엄보다 더 귀여운 스티븐의 눈빛이 여러분을 사로잡을테니까 말이다.


97년 6월에..


덧붙임: 12년전에 이 영화를 보고 끄적거려놓은 내용인 듯 합니다. 당시에 오토바이에 심취했던 시절이라.. 슈퍼바이크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라서 기억에 남는군요. 운동신경이 대한민국 남자들 중 최하위권의 인간이라 오토바이 제대로 타지도 못하면서 언젠가 2종 소형 면허를 따서 멋진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리라던 상상의 즐거움이 가득했던 시절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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