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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빨간부엉이 2019. 2. 9. 22:08

「채식주의자」


지은이 : 한강
펴낸곳 : 창비
분량 : 247쪽
2016년 11월 30일 초판 43쇄본 읽음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의 연작 소설 세 편을 담고 있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
한강이라는 작가의 책은 시골집에 처녀작인 단편 <여수의 사랑>이 있긴 하지만 사놓고선 아직 읽지 않은터라.. 문체라던가 작가의 글 성향이라던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채식주의자>를 읽게 됐다.
아무래도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워낙 떠들썩해서인지 색시가 이 책을 사자고 해서 사놓은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최근에 이 책을 잡고서 읽게 됐는데...


일단 내 의식이 상당부분 지배를 당하게 하는 강함이 있었슴을 부인치 못할 거 같다. 분량이 길지 않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읽는게 가능했던터라 첫 번째 챕터로 받아들여질 연작의 첫 이야기 <채식주의자>만을 읽었을 때 이미 글의 주제나 함의를 생각하기 이전에 책 속 인물인 아내의 꿈에 대한 묘사만으로도 며칠간은 육류를 먹어야 할 때 의식속에서 거부감이라던가 불편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을 두었다가 이후에 나머지 두 개의 챕터인 <몽고반점>, <나무 불꽃>을 단기간에 읽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 맘에 드는건 난해함과 당혹감이었다. 보통 책을 다 읽고나면 비평가들의 책에 대한 내용 분석 같은것들이 책 말미에 따라 붙기에 그거라도 읽고 이해해보려고 했으나, 허윤진이라는 평론가의 해설 챕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추상화에 그치고 있다보니 뭔가 맘속에 얹힌 듯한 체증은 쉬이 가실 듯하지 않았다.


이 책은 추상적인 이미지로 가득하다. 설명은 부족하고 의식의 흐름을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서술하는 차이만 있을  뿐 '알 수 없는 무언가'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책을 읽고 느낌을 적어야하는데 본질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한 줄도 적지 못하고 변죽만 한 페이지 적고 말았다. 한강 작가님의 늘 게슴츠레해 보이는 눈빛이 다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하고 웃고 만다. 작품에 대해 웃는게 아니라 이해력 부족한 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자조적 웃음이다.
먼 훗날 이 작품에  대한 어떤 깨달음이 나에게 주어질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아마도 그런 날은 없을 거 같다) 그래도 작품의 강렬한 이미지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서두에 얘기한 것처럼 뇌리를 지배하는 영향력은 막강하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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